2011.9.1
주가, 유가정보 : http://www.naver.com
그림 : 매일경제
1. [매일경제]한은, 금융안정 개입 길 열려
한국은행법 개정안이 극적으로 지난달 31일 임시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한은법 개정안에 대한 찬반논의를 벌인 뒤 238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47표, 반대 55표, 기권 36표로 한은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당초 한나라당이 한은법 개정안 8월 임시국회 처리 불가와 9월 정기국회 상정을 고집해 상정조차 불확실했지만 민주당이 한은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으면 예산결산위원회를 보이콧하겠다고 압박해 어렵사리 이날 표결 처리가 가능해졌다. 당초 한은이 원했던 단독조사권이 빠져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한은 입장에서 한은법 개정안 통과로 자산건전성 강화 분야에서 상당한 책임과 입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한은 설립 목적에 물가안정 이외에 '금융안정 유의 포함'이라는 자구를 포함시킨 것.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금융 안정 기능을 중앙은행에서 맡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료조사권이나 지급준비제도 등 여러 가지 길을 열어준 것이 큰 변화다. 단독조사권은 포기했지만 공동검사의 기한을 정했다는 점에서 성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회사 공동조사권도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한은이 금융회사 공동검사를 원하면 금융감독원이 공동조사에 착수해야 하는 의무기간을 한 달로 시행령에 명시하기로 했다.
[박봉권 기자 / 이근우 기자]
2. [매일경제]강남부자 적립식펀드 눈돌려
100억원대 자산가 김영춘 씨(가명ㆍ56)는 증시 대폭락 이후인 지난달 중순 적립식펀드 3개에 가입했다. 이 중 두 개 펀드에는 3000만원씩, 한 개 펀드에는 4000만원을 넣어 월 불입액이 무려 1억원에 달한다. 김씨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 10억여 원을 이런 식으로 1년 동안 투자할 계획이다.
월급쟁이의 전유물로 여겨진 적립식펀드가 부자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서민이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적립식펀드에 투자한다면 부자는 분할 매수를 통한 위험 분산에 주된 목적이 있다.
지난달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적립식펀드 판매는 매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4월에 52조6000억원이었던 적립식펀드 판매 잔액은 7월 말 현재 54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주목할 것은 7월 판매 잔액이 6월에 비해 2810억원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좌 수는 6만5000개 감소했다는 점이다. 이는 계좌당 적립식 투자 금액이 늘어났음을 시사한다. 적립식펀드 투자는 8월 들어서도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펀드 판매가 가장 많은 국민은행의 경우 8월 30일 기준 적립식펀드 잔액은 10조6665억좌로 전달에 비해 2.1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적립식 투자 금액이 늘어난 데는 서울 강남권 부자들의 신규 수요 증가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노원명 기자]
3. [매일경제]한국에선 명품이 일상…소득 5% 지출
한국 국민에게 명품은 더 이상 특별한 대상이 아니고, 한국 명품시장은 향후 5년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연간 명품 제품을 100만원 이상 구매하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명품시장' 보고서를 만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중 45%가 '명품을 갖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 결과인 21%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조사 대상 중 연간 1000만원 이상 명품 소비를 하는 '명품홀릭'도 200명이 포함돼 있다.
명품의 일상화로 한국 명품시장은 2006년 이후 매년 최소 12%씩 성장해 지난해 45억달러 규모에 이르렀다.
올해도 지난 4월까지 백화점 명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 가계소득에서 명품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로 일본의 4%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유명 브랜드 사이에서는 매출 증감세가 차이를 보인다고 밝혔다.
루이비통을 판매하는 LVMH와 페라가모는 꾸준히 잘 팔리는 반면 구찌그룹이나 디올은 매출이 감소세라는 것이다.
명품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타인과의 차별화'를 꼽았다. 조사 대상 중 26%, 명품홀릭 가운데 39%는 '일반 사람들과 비교해 나 자신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명품 브랜드를 점점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특히 명품홀릭들은 의류ㆍ가방 등 피혁제품, 슈즈, 시계, 보석 등 전 부문 명품에 대해 강한 소비 성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시계와 피혁제품에 대한 소비는 증가하는 반면 의류와 슈즈는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맥킨지는 평가했다.
김애미 맥킨지 파트너는 "한국 명품 지출 증가는 소비자들이 수년간 명품 소비로 우수한 품질에 대해 인식한 데서 비롯됐다"며 "현재 한국 모습은 개발도상국에서 보이는 '과시적 소비'와는 다른 '유니크를 추구하는' 소비 행태"라고 설명한다.
개성적 명품 소비에 대한 소망은 새 명품 브랜드 출시를 부추기고 있다. '미우미우'나 '알렉산더맥퀸' 등은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새로 들어온 사례다.
하지만 한국 명품 소비자들이 점점 가격에 민감해지고 있는 점은 명품 브랜드들이 직면하게 될 도전 과제라고 맥킨지는 말한다.
한국 소비자들은 미국, 유럽, 일본에 비해 아직 정가에 명품을 살 의사가 상대적으로 많지만 동시에 할인된 가격에 구매하고 싶어하는 선호도 나타나고 있다. 명품 구매 전에 온라인으로 가격을 조사하는 소비자가 40%에 이르고, 신세계 첼시 프리미엄 아울렛 매출이 2007년 이후 매년 37%씩 증가하고 있는 것을 사례로 꼽았다.
신재은 맥킨지 마케팅전략 전문가는 "현재는 강력한 온라인 명품업체가 없지만 백화점이 온라인 명품시장에 전격적으로 투자한다면 국내 명품업계 쇼핑 판도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선진국과 달리 명품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맥킨지가 명품업체 간부 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96%는 한국 명품시장 급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66%가 최소 3~5년은 지속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현재 한국 명품시장이 최정점이라고 답한 사람은 4%에 불과했다.
[채종원 기자]
4. [매일경제]`짜장면` 표준어 됐다
'짜장면' '개발새발' '허접쓰레기' 등도 이젠 교양 있는 사람이 쓰는 현대 서울말이 됐다.
국립국어원은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하지만 표준어 대접을 받지 못한 39개 단어를 표준어로 인정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지난해 2월 국어심의회 회의 결정에 따라 어문규범분과 전문소위원회가 구성돼 세 차례 논의한 결과다.
새로운 표준어는 인터넷 '표준국어대사전(stdweb2.korean.go.kr)'에 반영됐다. 국어원 측은 "규범과 실제 사용 간 차이에서 야기된 언어생활의 불편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표준어로 인정받은 단어 유형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짜장면' 등 표준어와 표기상 혼동이 있던 단어 3개가 종전 단어와 함께 새롭게 표준어가 됐다. '택견(태껸)' '품새(품세)'도 '짜장면(자장면)'과 함께 표준어로 인정받게 됐다.
표준어 '간질이다'와 같은 뜻으로 새로 표준어로 인정받은 '간지럽히다'는 현재 표준어와 같은 뜻을 가진 복수표준어로 인정한 사례다. '복숭아뼈(복사뼈)' '맨날(만날)' '세간살이(세간)' '등물(목물)' '토란대(고운대)' '남사스럽다(남우세스럽다)' 등 모두 11개 단어다. 현재 표준어와는 뜻이 달라 별도 표준어로 인정한 단어는 '개발새발' '내음' '눈꼬리' '먹거리' 등 모두 25개다. 이번 조치로 그동안 실제로 많이 쓰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표준어 대접을 받지 못했던 단어 상당수가 표준어로 부활하게 됐다.
[박대민 기자]
5. [매일경제]李대통령 - 대기업 총수 간담회 공생발전 발언록
◆ 李대통령 - 대기업 총수 간담회 ◆
이명박 대통령은 위기 극복에 대기업들이 기여한 바가 크다며 격려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동반성장과 공생발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기업을 사랑하고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협력을 하되 시혜적 협력이 아니라 서로 윈윈하고 함께 발전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법이나 규정ㆍ제도를 갖고 하는 것보다 자발적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면 국가도 기업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교육 비리, 권력형 비리, 토착형 비리는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엄격하게 다뤄 일류국가로 가는 데 뒷받침하려고 한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나라 안팎의 여건을 보면 취약계층과 중소기업이 더 힘겨워할 것이다.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무엇보다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젊은이에게 희망을 주겠다. 거래 구조를 선진화하고 협력기업의 체질이 강해지도록 노력하겠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경제 불안에 대해 기업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과 사회의 관계에 있어 서로 공생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도록 노력하겠다.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현대자동차그룹은 친환경차를 비롯해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
앞으로는 2ㆍ3차 협력업체 육성과 체계적 지원을 강화할 것이다.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저소득층을 위한 장학 사업을 하는 한편,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업의 설립과 지원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구본무 LG 회장=투자ㆍ고용은 물론 동반성장을 위해 협력회사 연구개발(R&D) 지원, 주요 장비나 부품의 국산화 등 5대 과제를 선정해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협력사들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내실 있게 지원하고자 한다.
▶최태원 SK 회장=공생발전에 대해 주로 사회적 기업을 통해 실천해 보고자 한다. 영리 발전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 해결, 사회적 가치 증진에 목표를 둔 사회적 기업 모델이야말로 복지 토대를 강조하는 공생발전을 실행하는 데 중요한 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기업 생태계를 위해 향후 3년간 민간 공동 기술 투자 500억원, 벤처 창업 지원과 펀드 조성에 500억원 등 총 2600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할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지방 사업장에서 현지 학생들을 우선 채용하고 여성 인력 특별채용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고용 효과를 높이겠다. 또 신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적극 동참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현재현 동양 회장=신성장 산업의 하나로 시멘트 공장이 있는 강원도 삼척 지역에 신재생에너지를 연료로 한 친환경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발전과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덕수 STX 회장=초기부터 상생, 동반성장,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특히 기업 공생을 우리 회사 영업이익률을 기준으로 해 협력사보다 더 높은 경우엔 영업이익이 협력업체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구자홍 LS 회장=LS 파트너십을 모토로 내걸었다. LS 파트너십은 시장과 전체를 파트너십 관점에서 바라보고 열린 마음으로 함께 협력하자는 의미다. 건강한 기업 사회 생태계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현대경제연구원이 있기 때문에 2006년부터 상생협력지수를 파악했다.
협력업체를 다니면서 여론조사도 해 그것을 기업 평가와 임원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두산은 지난해 대폭 일자리를 늘렸고 올해도 창사 이래 최대 인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특히 고졸자 채용 정책에 발맞춰 대폭 신규 채용할 예정이며, 마이스터고와 전문계고 7곳에서 맞춤형 교육을 하고 우리 회사와 협력사에 채용하고자 한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유통업은 물가 안정과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사업적 특성을 갖고 있다. 유통 단계 축소, 자체 브랜드 상품 개발, 마진 축소를 통해 물가를 잡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소비자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진명 기자]
6. [매일경제]MB "대기업이 성장동력 만들라"…재계 "올 12만명 신규채용"
◆ 李대통령 - 대기업 총수 간담회 ◆
재계를 향한 이명박 대통령의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출범 초기와 비교할 때 성장을 위한 기업의 투자,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용 확대, 양극화 해소를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요구 사항도 많아졌고 수준도 강해졌다. 공정사회, 공생발전 등 현 정부 국정 운영 철학에 비춰볼 때 향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과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을 촉구하는 행보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중소기업 업종에 대기업 진출 자제 △건전한 기부문화 정착 △중소기업 납품단가 인하 자제 △거래 중소기업 경영 지원 △정규직 고용 확대 △비정규직 근로자 안정 지원 등이 예상된다.
◆ 중도실용 → 공정사회 → 공생발전
이명박 정부는 '친기업'과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하며 출범했지만 집권 1년차인 2008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재계를 압박했다. 그동안 중도실용→공정사회→공생발전으로 화두를 바꾸면서 대기업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해 왔다.
이 대통령은 2007년 대선 열흘 만에 당선인 신분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찾아 20대 기업 총수와 만나 "차기 정부에서는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부'를 만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취임 직후인 2008년 4월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합동회의에서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규제 철폐를 약속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조짐이 드리우면서 기업을 향한 이 대통령의 요구 사항이 늘기 시작했다. 그해 9월 제2차 민관합동회의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들에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어려울 때 공격적으로 경영하는 기업이 위기 이후에 더 크게 성장한다'는 논리였다.
이듬해 7월 제3차 민관합동회의 때는 일자리 창출에 무게를 실었다. 근로자 고용 안정을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고 일자리 확대를 요구했다.
2009년 8ㆍ15 경축사에서 '친서민 중도실용'을 화두로 던졌다. 친서민 카드를 꺼내면서 중산층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 LG 등 주요 그룹은 2009년 12월 제도권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에 돈을 빌려주는 미소금융재단을 잇달아 설립했다.
이어 지난해 8ㆍ15 경축사에서는 '공정사회'를 화두로 던지면서 바로 다음달 동반성장위원회를 구성해 재계를 압박했다. 이익의 대부분을 대기업이 독차지한다고 보고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강조한 것이다. 공정사회 원칙으로는 기회 균등과 공정 경쟁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삼성 현대차 등이 잇달아 협력업체 상생 방안을 발표해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특히 지난해 9월 13일 대기업 대표와 한 조찬간담회에서는 납품업체에 대한 단가 인하 압력 등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면서 기업 총수가 직접 챙기라고 했다.
◆ 기업 투자ㆍ고용, 기대치 못 미쳐
올해 들어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수출ㆍ투자ㆍ고용 확대를 위한 30대 그룹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언급하면서 투자와 고용을 늘릴 것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대기업의 계열사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를 지적했다.
정부가 일감 몰아주기 과세 방침을 밝히고 정치권에서 대기업 계열사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사업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자 삼성은 지난달 MRO 계열사인 아이마켓코리아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SK도 MRO 계열사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했고, 한화는 아예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정부의 '동반성장' 국정 기조에 발맞춘다는 차원에서다.
이어 지난달 31일 열린 공생발전을 위한 대기업 간담회에서는 지난 8ㆍ15 경축사에서 제시한 공생발전에 대해 설명하고 대기업 총수의 기부 문화, 건강한 기업 생태계 형성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이 세계 금융위기와 재정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치하하면서도 대기업이 양적ㆍ질적 팽창에 맞춰 성장동력을 만들고 사회공동체 구성원으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강조했다. 또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클 수 있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기업에 대한 주문을 늘리고 있는 것은 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현 정부 기대에 여전히 못 미친다는 인식 때문이다.
대선 당시 경제대통령을 표방했지만 임기를 1년6개월 남긴 현재까지도 현 정부 출범 당시 목표했던 성장과 일자리 수준에 현저히 못 미친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이 대통령이 일견 조급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기업인 출신 대통령으로서 기대했던 기업의 지원이 부족한 데 대해 실망감 내지는 서운함도 묻어 있다.
[이진명 기자 / 고재만 기자]
7. [매일경제]30대그룹 올해 투자·고용 계획 들여다보니
◆ 李대통령 - 대기업 총수 간담회 ◆
올해 30대 그룹의 신규 채용과 투자 계획은 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수준이다. 특히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사 지원 금액은 전년 대비 52%가량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경제인엽합회가 지난달 31일 '공생발전을 위한 대기업 간담회'에서 밝힌 올해 30대 그룹의 신규 채용 규모는 사상 최대인 12만4000명에 달해 지난해보다 12.8%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고졸 신규 채용은 3만5000명에 달한다. 전경련 관계자는 "올 상반기 채용 실적이 6만8000명이며 고졸 채용은 1만8000명 수준으로 이미 목표치의 50~55%를 채운 셈이라 연간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투자 금액도 크게 증가했다. 올해 30대 그룹의 투자계획 금액은 114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4.3%가량 늘었다. 상반기 투자 실적은 50조7000억원으로 연간 계획 대비 44% 수준이다.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사 지원도 크게 증가해 30대 그룹의 2011년 협력사 지원이 전년 대비 52.7% 증가한 1조4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분야별로는 구매ㆍ판매 분야에 대한 지원이 38.4%로 제일 많았고 R&D(29.4%), 생산성 향상(16.6%), 보증ㆍ대출(10.0%), 인력 양성(5.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다. 30대 그룹이 야심차게 밝힌 고용, 투자, 동반성장 계획에도 불구하고 이미 비상경영 상황에 돌입한 만큼 지난 상반기 때와 같은 실적이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윤세준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세계 경제 침체를 앞두고서 기업들이 자율적인 판단을 통해 투자 규모를 조정해야지 정부가 거의 반강제적으로 기업에 고용이나 투자 부담을 안기는 현재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업의 자체적인 판단으로 최적 규모의 투자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30대 그룹의 올해 투자ㆍ고용 계획이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었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전무는 "지금 대기업들의 자금력으로는 위기 상황에서 공격 경영을 하는 것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대기업들이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투자를 늘리는 것인 만큼 정부도 감세나 투자세액 공제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8. [매일경제]소득 8만弗 노르웨이 시민들 名品 `소 닭 보듯`
◆ 대한민국 은퇴보고서 / 호모 헌드레드 ⑥ ◆
#1. 1인당 소득 8만4443달러로 세계 2위 부자 나라인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손꼽히는 고급 백화점 글라스 마가시네트. 디스플레이는 한국의 여느 고급 백화점과 다르지 않지만 자세히 보면 큰 차이점이 있다. 샤넬, 구찌, 루이비통 등 명품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브랜드가 어디에도 없다. 한인 회장을 지낸 김상숙 사가투어 사장은 "오랫동안 살았어도 명품 의류나 핸드백을 든 사람을 만나기 힘들었다"며 "은퇴 후 연금 생활을 염두에 두고 소비를 하기 때문에 사치품이나 술ㆍ담배를 금기시하는 의식구조가 확실히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2. 호주 내 대형 보험사에서 시니어 컨설턴트를 지낸 토머스 트레버 씨(65)를 만난 곳은 시드니 변두리의 아담한 단층 주택에서였다. 66㎡ 남짓한 좁은 실내와 한 뼘 남짓한 작은 텃밭이 집의 전부였다. 고액 연봉자 출신의 집으로 보긴 어려웠다. 은퇴 후 센트럴파크 인근 고급 아파트에서 이곳으로 이사했다는 트레버 씨는 "고급 아파트는 관리비만 매월 수천 달러에 달한다"며 "은퇴를 했으면 소비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 노후 대비해 검소한 생활…한국선 은퇴설계 아직 걸음마
은퇴를 했는데 빚만 잔뜩 있다면? 100세까지 살아야 하는데 80세에 모아둔 은퇴자금이 다 떨어졌다면?
단순한 가정이 아니다. 이미 '노인 극빈층'은 우리 사회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KB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의 70%가 부채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와 50대가 각각 평균 4943만원, 462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다른 연령대에 비해 부채 규모가 월등히 높았다.
원인은 바로 은퇴를 전후한 과도한 지출이다. 헤픈 씀씀이는 은퇴 전에는 노후자산 마련을 어렵게 하고, 은퇴 후에는 자산 고갈을 앞당겨 노인극빈층을 만드는 주범이다.
빌 갤러퍼 호주 재무부 은퇴담당 국장은 "부채를 안고 은퇴할 경우 노후에 현재 지출비용에다 과거 비용, 그리고 이자부담까지 3중고로 고통받게 된다"며 "빚내서 사는 사회가 되지 않도록 생활비와 거주비, 교육비 등을 국가ㆍ사회적 차원에서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도한 지출을 개인 차원에서 관리하기보단 지출 구조 자체를 바꿔 저비용 사회를 구축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은퇴 전 지출을 늘리는 원흉은 바로 지나친 양육비 부담과 거품 소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출생 후 대학졸업까지 자녀 1명에게 드는 양육비 부담은 2억6204만원에 달한다. 유학까지 고려할 경우 비용은 5억~6억원 선까지 오른다.
선진국은 다르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거주하는 라스 호그룬트 씨(48)는 "자녀가 세 명이나 있지만 아무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1~3세 영유아를 보육시설에 보내지 않고 부모가 돌보면 매월 3000크로나(약 51만원)를, 또 18세까지 정부에서 매월 1050크로나(약 18만원)를 자녀수당으로 받기 때문이다. 공교육은 대학까지 무료다.
다른 유럽계 국가들도 다르지 않다. 프랑스는 기본 교육비는 대학까지 무료다. 동시에 6~18세 가정에 대해 매월 300유로(약 47만원)를 자녀수당으로 지원한다. 호주는 '차일드케어 리베이트'를 시행하고 있다. 양육을 직접 할 수 없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양육비의 50%를 분기별로 환급하는 제도다.
값비싼 전자제품과 고급 승용차, 귀금속에 몰리는 '거품 소비'도 노후자금을 고갈시키는 원흉으로 지목된다. 멕시코가 단적인 예다. 페트리샤 허르타도 사회보장청 연구위원은 "빈곤층이 여전히 많은데도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서 빚을 내 소비하는 착시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퇴직이나 은퇴를 생각하지 못하는 빈곤층의 소비열은 가볍게 보고 넘길 수준이 아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은퇴 후 씀씀이를 지금보다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은퇴컨설팅 전문 기업인 호주 IPAC의 빌 길로이 수석 컨설턴트는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은퇴자금으로 은퇴 이전 생활을 누리려 해서는 안 된다"며 "거주지와 생활비용 등 모든 면에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보금자리 축소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은퇴에 맞춰 불필요한 큰 집을 팔고 소형주택이나 콘도, 타운하우스로 옮기는 은퇴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학진학이나 취업 등으로 성장한 자녀들이 떠난 빈집에 거주한다는 의미로 '빈집지기(empty-nester)'라고 불리는 이들은 거주하던 주택을 팔아 추가 은퇴자금을 현금으로 확보하고 재산세나 은행 대출이자 부담을 줄이는 추세다.
◆ "결혼식 가면 돈 10만원 우습게 나가니…"경조사비만 줄여도 생활에 숨통
"오늘 10만원, 내일도 20만원…."
봄, 가을 소위 '결혼철'이 되면 주머니에서 돈 나가는 일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요즘 들어 호텔이나 컨벤션센터 등을 이용하는 호화 결혼식이 늘어나면서 밥값도 안 되는 축의금을 내기는 어지간한 강심장으로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곳저곳 거금을 척척 풀어놓다 보면 정작 생활비마저 쪼들리는 일도 많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관혼상제로 인한 허례허식은 과도한 비용 지출을 부추기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한 해 1인당 평균 경조사비 지출은 46만7000원. 나라 전체로는 7조6000억원에 달했다. 특히 경조사비는 특성상 마음의 빚이 돼 다른 이의 경조사를 외면할 수 없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아름다워야 할 상부상조 정신이 어느새 무거운 준조세가 돼버린 것. 특히 봄ㆍ가을 결혼철이 되면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달 월급의 절반 가까이가 경조사비로 빠져나가는 일도 있다.
이 때문에 관가에서는 고위 공직자들이 퇴직 후 1~2년간 잠적하는 이유 중에는 쏟아지는 청첩과 부고를 감당하지 못해서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나돌 정도다.
지난 6월 여성가족부 설문조사에 따르면 관혼상제 중 혼례(56.1%)가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분야로 꼽혔다. 특히 관혼상제 비용이 부담된다는 응답은 결혼과 장례가 각각 59.6%, 66.9%에 달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체면문화와 허례허식은 겉치레에 불과하지만 개인의 신분 유지와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외면 지표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국민의식 변화와 함께 사회지도층부터 솔선수범하는 혁신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이젠 돈 덜드는 취미 계발을…등산ㆍ자원봉사 등으로 삶을 활력있게은퇴초 비용 아껴 후일 간병자금으로
'세계 일주, 호화 크루즈, 골프 여행….'
사람들이 꿈꾸는 은퇴 후 장밋빛 생활이다. 문제는 단 하나. 돈이 많이 든다는 것뿐이다.
100세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노년기의 개념 자체가 변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인들은 '은퇴=휴식'이라는 공식에 길들여져 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획일적인 인생관은 평균수명 60세 시대의 인생 구조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최장 40년에 달하는 노년기 자체가 활동기-회상기-간병기로 분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은퇴 후 대략 60~75세까지를 의미하는 활동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사회통념상 노년으로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젊은 세대 못지않은 건강과 의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저명한 미국 심리학자인 버니스 뉴가튼 시카고대 교수는 이 연령대를 젊음과 늙음의 중간이라는 의미에서 '영 올드(Young Old)'라고 이름붙였다. 활동기의 가장 큰 특징은 그동안 일하느라 미뤄왔던 국내외 여행이나 골프, 사교모임 등으로 활발한 시간을 보낸다는 점이다. 이 기간에는 은퇴 이전보다 오히려 지출이 늘어나는 경향마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은퇴 초기 무계획적인 비용 지출은 80대 이후 간병기에 필요한 자금을 고갈시킨다.
대안은 간단하다. 지출을 줄이면서 즐겁게 지내는 것. 과연 가능할까? 호주 멜버른에서 만난 마크 퍼니스 씨(63)가 그랬다. IT 관련업체에서 일하다 은퇴한 그는 연금을 제외하고 특별한 자산은 없었지만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있었다. 그의 취미는 바로 윈드서핑. 그는 "서핑보드 하나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별로 돈이 들지 않는다"며 "동호회 활동과 함께 주3회 정도는 서핑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호주 정부와 기업은 은퇴자들이 은퇴 후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미리 돕는다. 대표적인 회사가 바로 호주 최대의 은퇴컨설팅기업인 세지코다. 세지코는 기업과 계약을 맺어 회사 입장에선 인력 공백으로 인한 충격을 줄이고, 은퇴자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은퇴자 교육이라고 하면 재취업ㆍ창업 교육이나 심리상담 등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세지코는 은퇴자에게 취미생활을 찾아주는 데 공을 들인다.
앨리슨 무어 세지코 대표는 "동호회를 구성하고 레저 전문가들을 배치해 각종 스포츠와 등산 등에서 자기계발을 돕는다"며 "저비용 은퇴생활을 위해 각자의 취미계발을 도와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퇴자들은 동호회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취미생활을 계발하고 수업료와 교재비, 장비 구입 비용 등은 회사에서 부담한다.
무어 대표는 "한 1~2년 골프여행을 하다 보면 돈이 많이 들면서도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깨달을 수 있다"며 "생활공간 근처에서 적은 비용으로 취미생활도 즐기고, 인적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공동기획 : 매일경제ㆍMetLife
[기획취재팀 = 서양원 팀장(동남아) / 이창훈(북유럽) 기자 / 임상균(일본) 기자 / 김인수(미국) 기자 / 송성훈(중유럽) 기자 / 전정홍(호주ㆍ뉴질랜드) 기자 / 김유태(남미) 기자]
9. [매일경제]산업생산 증가율 감소…하반기 경기둔화 시작?
7월 제조업 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했다. 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이 6월보다 0.4% 줄어 석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5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증가 폭이 작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3.8%에 머물러 7월부터 이미 제조업 경기에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와 반도체 선전에도 광공업 생산이 줄어든 것은 영상음향통신, 전기장비, 운송장비 등이 부진했던 탓이다.
이에 따라 7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82.1%로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재고는 전월 대비 3%, 전년 동월 대비 10.1% 늘었다.
광공업뿐 아니라 서비스업, 건설업, 공공행정 등 4개 부문을 합한 '전(全) 산업 생산'도 전월 대비 2.4% 감소해 8월 글로벌 재정위기 이전인 7월부터 이미 경기가 하향 국면으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전 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감소한 것은 광공업 생산과 마찬가지로 석 달 만이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월보다 0.3포인트 오른 100.9,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0.3%포인트 상승하는 등 두 지표가 3개월 연속 동반 상승한 것이 그나마 위안이지만 8월부터는 하락 반전이 예상된다.
이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글로벌 재정위기로 우리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수출과 내수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완만한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낙관론을 펼쳤다.
박 장관은 "7월 전 산업 생산이 3개월 만에 감소한 것은 계절적ㆍ일시적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며 "정부 예산지출 일정에 좌우되는 공공행정이 큰 영향을 미쳤고 건설투자와 광공업 생산 감소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집행 축소와 집중호우, 공장 이전, 여름휴가 등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신헌철 기자]
10. [매일경제]국세 카드수수료 없애기로…내년부터 시행
신용카드로 세금을 납부할 때 부담하던 수수료가 내년부터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세를 신용카드로 납부할 경우 납부세액의 1.2%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납세자가 부담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달 31일 오후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세제개편 방향에 대한 당정협의를 열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논의한 세제개편안에 국세 카드납부 수수료 면제 방안이 포함됐다"며 "사실상 가산세 역할을 했던 카드납부 수수료를 폐지하기로 함에 따라 납세자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조 기획재정위원장도 이 같은 내용의 '국세기본법 일부개정안'을 이날 발의했다. 현재 일부 지방세의 경우 신용카드로 납부하더라도 납세자의 수수료 부담이 없지만 국세는 수수료를 납세자가 부담하고 있다. 정부는 2008년부터 신용카드로 각종 국세와 관세 등을 낼 수 있도록 했지만 카드 납부세액의 1.2%를 납부대행수수료 명목으로 납세자에게 부담시켜 왔다.
김성조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세 신용카드 납부 실적에 따르면 2008년부터 올해 6월까지 국세 납부 카드수수료 추정치는 211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날 당정협의에서는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행태에 대해 영업이익에 증여세를 물리는 방안과 중소기업이 일정 고용 규모를 유지하는 조건에서 가업상속세 공제를 높이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또 소득세ㆍ법인세 추가감세와 임시투자세액공제 폐지,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확대, 신용카드 사용처별 차등 공제방안 등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당정협의에서 논의한 내용을 토대로 이달 7일 세제개편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전병득 기자 / 장재혁 기자]
11. [매일경제]10억 넘는 해외금융계좌 신고액 분석하니
지난해 해외 금융계좌에 10억원이 넘는 예ㆍ적금과 주식 등을 보유해 국세청에 해외 자산 규모를 신고한 개인들의 해외 금융자산 총액이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준을 적용해 법인까지 포함하면 총 11조원 넘는 금융자산이 해외 계좌에 예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은 지난달 31일 처음 실시한 해외 금융계좌 신고 내용을 분석한 결과 총 525건(개인 211건), 11조4819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신고한 개인 1인당 해외 금융자산은 46억원(평균 계좌 보유 수 3.6개)이었고, 법인 평균 신고액은 335억원(14.2개)이었다. 개인 중 가장 큰 금액은 기업인이 신고한 601억원으로 보유 계좌 수는 35개에 달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신고자 중에는 총수를 비롯한 기업인, 변호사ㆍ의사 등 전문직, 연예ㆍ스포츠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외 계좌를 신고한 부자들은 용산을 비롯해 강남지역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총수가 많은 한남동과 연예인들이 사는 이촌동을 관할하는 용산세무서는 개인 기준으로 1773억원(23건)이 신고돼 건수와 금액 모두 1위였다. 뒤이어 서초(985억원), 삼성(864억원), 반포(845억원), 역삼(809억원), 강남(613억원) 순이었다. 개인당 신고금액은 서초세무서가 123억원으로 용산세무서(77억원)를 제치고 가장 많았다.
해외 계좌가 있는 국가로는 개인의 경우 사업이나 유학 등 이유로 미국이 4973억원(403개)으로 가장 많았다. 싱가포르(1509억원), 일본(795억원), 홍콩(653억원), 캐나다(402억원)가 뒤를 이었다.
일각에서는 해외 계좌 신고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세청은 10억원 넘는 해외 계좌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2000여 명에게 신고를 독려했지만 신고율은 10.1%에 그쳤다.
[김병호 기자]
12. [매일경제]日 외톨이 겨냥 사업 뜬다
'집 안에만 틀어박힌 외톨이들을 공략하라.' 오타쿠족(한 가지 분야에만 깊은 관심을 갖는 전문가), 니트족(NEETㆍ학교나 직장에 가지 않는 무직 젊은이) 등으로 대표되는 일본 소비자들이 결국 외출도 하지 않고 집에만 틀어박혀 절약형 소비를 하는 신조류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미 2~3년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스고모리(すごもりㆍ둥지)'족이다. 올해부터는 단순한 유통 신조류일 뿐만 아니라 기업 실적에도 뚜렷이 반영되기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달 31일 일본 증시에 상장된 3월 결산 상장사 1755개를 대상으로 올해(2011년 4월~2012년 3월) 예상 실적을 조사한 결과, 사상 최고 이익(경상이익 기준)을 기대하고 있는 기업은 전체 중 9%인 150개사로 조사됐다.
이 중 실적 향상이 가장 뚜렷한 분야는 에너지 절약과 둥지족을 겨냥한 산업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장기 불황으로 소비 여력이 축소된 데다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노출을 염려해 아예 외출을 자제하는 소비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사회 현상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온라인으로 CD 게임 DVD 등을 대여해 주는 렌탈전문점인 게오(GEO)는 올해 경상이익을 사상 최대 규모인 153억엔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6% 증가한 규모다. 게오는 중고 CDㆍDVD 등을 매입하기도 하며 중고 의류ㆍ잡화 등도 중개해 집 밖에 나가기 싫어하는 일본 소비자층을 제대로 공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쿄를 포함해 간토 지방에서 식품매장을 운영하는 야오코는 올해 경상이익이 102억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방사능 물질 걱정 때문에 외식을 자제하고 주로 집에서 식사를 할 수밖에 없는 일본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채소ㆍ육류 등 단순히 식재료만 파는 게 아니라 조리가 완성된 음식이나 집에서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냉동식품 등을 개발해 새로운 소비자층을 개발했다.
카카쿠닷컴은 일본의 대표 가격비교 사이트 운영 업체다. 식품, 생활잡화, 가구뿐만 아니라 전자제품, 자동차, 부동산, 금융에 이르기까지 생활 전반의 소비제품 가격을 비교해 주는 역할을 한다.
백화점이나 양판점 등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가격과 품질을 비교해 제품을 결정하는 전통적 소비행태 변화를 제대로 공략했다. 쇼핑을 위해 시간과 체력을 허비하느니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으로 상품을 선택하겠다는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다.
소비자와 기업을 연결해 주면서 받는 중개수수료와 광고 수입으로 올해 경상이익 95억엔을 올릴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외출보다는 집 안에 틀어박혀 조용히 책을 읽는 인구 또한 증가하고 있다. 주머니가 얇으니 새 책 대신 헌책을 선택한다. 온ㆍ오프라인 도서판매업체인 부크오프(Bookㆍoff)는 올해 중고서적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사상 최대치인 35억엔 경상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초절전형 전구, 에어컨 등을 생산ㆍ판매하는 야마다전기도 5년 만에 사상 최고 이익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지쓰제네랄도 주력 제품인 절전형 에어컨 매출이 확대되면서 올해 이익이 3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대로 이 같은 외톨이형 인구가 증가하면서 피해를 보는 쪽은 화장품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밖에 나가지 않으니 여성이 굳이 화장을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에 따르면 올해 일본 화장품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4.4% 감소한 2조846억엔으로 추산된다.
[도쿄 = 임상균 특파원]
13. [매일경제]8월 美FOMC 회의록 들여다보니…양적완화 첨예하게 격론
9월 20~21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이사회에 전 세계의 관심이 다시 한번 쏠리게 됐다.
지난 8월에 열렸던 연준의 금리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경기 부양책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9월 회의 때 다시 재논의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연준이 공개한 '8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인사들은 2013년 중반까지 사실상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것을 밝히는 결정을 놓고 벤 버냉키 의장(사진) 취임 이래 가장 격렬하게 논쟁을 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인사들은 연준이 실업률, 인플레이션율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 수치를 초저금리 유지 성명과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초과지급준비금 이자를 0.25% 낮추거나 단기 채권을 장기 채권으로 바꾸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현재 매입한 국채 등 자산을 또 다른 특정 기간까지 계속 보유하는 등의 수단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인사는 연준이 나서 정부 국채를 추가로 매입하는 소위 3차 양적완화(QE3)를 주장하기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일부 연준 위원들이 어떠한 형태의 경기 부양책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합의에 실패했다.
반대했던 연준 인사들은 "연준의 어떤 정책 수단도 경제 회복을 빨리할 수 있는 좋은 정책 수단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의사록은 밝혔다. 이들 위원은 투표권을 가진 10명 중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은 총재,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총재, 나야라나 코처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총재 등 3명이었다.
그 결과 버냉키 의장을 포함한 연준 인사들은 9월 20~21일로 예정된 FOMC에서 또 한 번 경기 부양책을 놓고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8월 FOMC 회의가 이같이 치열한 논쟁을 벌이는 바람에 버냉키 의장은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와이오밍주 잭슨홀 미팅에서 경기 부양책에 관한 아무런 코멘트를 하지 못한 채 "연준은 경기 부양에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갖고 있다"면서 "9월에 이 대안을 검토할 것"이라고만 밝힌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그러나 현재로선 9월 FOMC 회의에서 구체적인 결론을 도출해낼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추가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지만 부양책에 반대하는 매파 반발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위원들은 "고유가나 동일본 강진 등 일시적 요인은 물러갔지만 여전히 경제의 앞날은 불투명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대부분 참가자들은 "최근 소비가 위축된 것은 뜻밖이었다"고 놀라움을 표시하고 소비심리 악화, 부채 상환 부담 등으로 가계소비가 여전히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위원들은 더블딥 가능성을 배제했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14. [매일경제]"지금은 大위축기" 마틴 울프 주장
"지금은 경기 후퇴가 아닌 경기 대위축." 세계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스(FT) 경제칼럼니스트(사진)는 "현재 세계 경제는 경기 후퇴가 아닌 대위축(Great Contraction)"그에 접어들었다"며 "부실한 펀더멘털에 정책 실패로 경기 대위축이 야기할 디플레이션이 코앞에 닥쳤다"고 전망했다.
울프는 지난달 31일 FT 칼럼에서 "다들 이중침체를 우려하고 있지만 첫 번째 침체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그것이 얼마나 깊을지, 또 얼마나 갈지 모르는 경기 대위축기라 이중침체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대위축'은 카르멘 레인하트 피터슨연구소 수석 연구원과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가 1930년대 대공황을 '제1의 대위축'이라고 지칭하고 이번 경제위기가 그에 버금가는 위기라는 의미로 '제2의 대위축'이라고 정의한 것을 인용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현재의 경제위기는 불황이나 이중침체보다 더 악화된 상황이다.
암울한 세계 경제 전망을 확신시키듯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된 8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44.5로 2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7월 소비지출이 0.8% 증가해 경기 회복에 실낱같은 기대감을 준 지 하루 만이다. 유로존 17개국 경기체감지수도 6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김주영 기자]
15. [매일경제]美·러 북극해 유전개발 첫 합작
미국이 러시아와 손잡고 러시아 북극해에서 대규모 원유ㆍ가스 개발에 나선다.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미국 엑손모빌은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로즈네프트와 함께 투자 규모 최대 5000억달러의 북극해와 흑해 광구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양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러시아 흑해 연안 휴양도시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공동 개발 계약식을 했다.
이번 계약에 따르면 양사는 2015년부터 32억달러를 투자해 러시아 북극해와 연결되는 카라해 광구 세 곳과 흑해 광구 한 곳에서 탐사와 시추에 나선다. 카라해의 동(東) 프리노보제멜스키 광구는 면적 12만6000㎢, 수심 50~200m의 대륙붕 광구로 358억배럴의 원유와 1030억㎥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유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40년 동안 쓸 수 있는 물량으로 초대형 광구로 분류된다. 흑해의 투압세 광구는 면적 1만1200㎢, 수심 1000~2000m의 심해광구로 매장량이 22억~72억배럴로 추정된다.
북극해 광구는 두꺼운 얼음과 싸워야 하고, 흑해 광구는 깊은 수심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에 큰 어려움이 따르는 지역이다. 로즈네프트가 엑손모빌을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도 극지방과 심해 시추에 대한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엑손모빌은 이번 사업에 33.3% 지분으로 참여한다.
로즈네프트는 반대 급부로 엑손모빌이 미국 멕시코만과 텍사스만에서 운영하고 있는 6개 광구에 지분을 참여하기로 했다. 이는 러시아 기업이 미국에서 원유 생산에 참여하는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양사 계약이 단순한 공동 사업 수준을 넘어 전략적 제휴로 판단되는 배경이다. 푸틴 총리는 계약식에서 "양사의 이번 계약은 진정한 전략적 파트너십"이라며 "직간접 투자를 모두 합하면 투자 금액이 최대 5000억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당초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로즈네프트와 먼저 협상을 진행하다 막판에 미국으로 넘어간 것이어서 주목된다.
BP는 지난 1월 먼저 로즈네프트와 주식교환 계약을 맺었으나 러시아 합작사와 견해 차이로 최종 계약에 실패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언론은 이번 계약이 미국과 러시아 기업 간 체결된 계약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평가했다.
양국이 에너지 분야에서 상당 기간 밀월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글리프 쿠프찬 유라시아그룹 이사는 "3년 전만 해도 러시아 에너지 사업에서 미국은 철저히 배제됐다"며 "두 나라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을 성공적으로 체결한 이후 에너지 쪽으로 협력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혁훈 기자]
16. [매일경제]동산담보 대출 나온다…내년 6월부터
내년 6월부터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재고자산이나 기계, 장비와 같은 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농어민들은 농수산물을 담보로도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릴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1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공동으로 동산담보대출 활성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내년 6월 11일 '동산 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제도 준비와 상품 개발 을 위해서다.
동산담보대출은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가 금융회사에 동산을 담보로 제공하면, 담보 가치를 평가해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현재는 동산담보와 유사한 형태로 이뤄지는 대출이 있긴 하지만 공장저당권에 끼어 있든가 보조담보 형식으로만 이뤄지고 있다. 이 시장 규모는 지난해 680억원 정도다. 하지만 법원 등기시스템이 갖춰진 동산담보대출상품이 등장하게 되면 당장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금융계에서는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중 동산담보대출 비중은 0.01%에 불과하지만, 중소기업 자산 중 재고자산이나 기계 장치 등의 동산 비중은 59% 수준이다.
미국처럼 상품이 활성화돼 전체 기업대출의 20%가 동산담보대출로 이뤄질 경우 한국의 동산담보대출 규모도 장기적으로는 10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김진수 금감원 기업금융개선국장은 "동산담보대출이 활성화하면 부동산담보가 부족하거나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들도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자금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성훈 기자 / 전정홍 기자]
17. [매일경제]위상 높아진 韓銀, 물가外 금융안정기능도 수행
1년9개월간 끌어온 한국은행법 개정으로 한국은행의 역할과 책무가 대폭 확대되고 위상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물가관리 외에 금융안정 기능을 수행하는 한편 공동조사권도 강화돼 금융권 장악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직과 인력도 대폭 확대된다.
당초 한은이 강력하게 원했던 단독조사권은 빠졌지만 개정 한은법에는 △금융안정 책무 명시 △금융사 공동조사권 강화 △자료제출 요구권 확대 △금융채 지급준비금 부과 △긴급유동성 지원제도 개선 등 한은 권한이 몇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다양한 내용이 포함됐다.
우선 한은법 설립목적에 물가 안정 외에 '금융 안정' 기능이 들어갔다. 그동안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위원회ㆍ금융감독원 등 금융정책 당국이 금융시장 정책기능을 독점했지만 이제 한은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게 된 셈이다. 그만큼 거시건전성 정책 설계ㆍ수행 과정에서 한은이 수행 주체로서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한은은 매년 2회 이상 거시 금융안정 상황에 대한 평가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은이 금융안정 기능을 추가적으로 수행하는 데 대해 금융당국이 반발하는 것을 의식한 듯 김중수 총재는 "어떤 조직의 역할을 다른 조직이 가져간다는 식의 비유는 적절치 않다"며 "글로벌 경제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중앙은행이 과거에 비해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룸이 생겼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의 금융회사 공동조사권도 강화된다. 지금도 한은이 공동조사권을 갖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 금융감독원이 공동조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조사권을 발동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는 한은이 공동조사권을 요구하면 1개월 내에 조사에 응하도록 대통령령에 명시했다. 의도적으로 금감원이 시간을 끌며 공동조사를 유야무야 하는 것 자체가 어렵게 됐다.
김 총재는 "단독조사권을 실제로 실행할 수 있을지를 현실적으로 따져보면 단독조사권보다 공동조사권이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일 것이라고 본다"고 기대했다.
정보 접근성도 커진다. 지금까지 한은의 자료제출 대상은 시중은행으로 국한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한은이 감독기능을 갖고 있지 않은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회사에 대해서도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개정안 통과로 그동안 지급준비금 부과 대상이 아니었던 금융채도 지준 부과 대상에 포함된다.
한은은 금융회사 경쟁력에 악영향을 주지 않도록 평소에는 지급준비금을 부과하지 않다가 금융채 급증 등 위기 조짐이 보일 때만 지준을 부과할 방침이다.
또 금융위기 등 비상상황에서 긴급유동성을 쉽게 지원할 수 있도록 기준이 완화돼 한은이 금융위기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시중은행에 긴급여신을 제공할 수 있는 조건을 '통화와 은행업의 안정이 직접 위협받는 중대 긴급사태'에서'자금조달ㆍ운용의 불균형 등으로 유동성 악화'로 크게 완화했다.
한은은 한은법 개정에 맞춰 조직과 인력 운용을 개편할 방침이다.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조직개편방안을 마련하고 개정 한은법 시행 시기를 감안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할 계획이다.
이병래 금융위 대변인은 이에 대해 "금융안정의 최종 책임은 금융위를 비롯한 정부에 있다"며 "금융안정에 대해 한은과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금융위 내부 기류는 공식 입장과는 조금 다르다.
한은에 금융안정 기능이 포함되는 일은 이미 법 개정에 따라 되돌릴 수 없는 대신에 한은도 금융안정에 대해 확실히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즉 그동안 단독조사권 요구 등 한은이 '권리'만 누리려 하고 '의무'는 이행하지 않는 데 대해 불만이 강했던 금융위 입장에선 차제에 금융안정에 대한 한은의 공동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금감원은 다소 허탈해하면서도 별다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박봉권 기자 / 최승진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18. [매일경제]1일부터 은행 가계대출 재개 한다지만…
지난달 17일부터 중단됐던 가계대출이 1일부터 재개된다고 하지만 은행마다 대출 규제의 강도가 천차만별이다. 또 은행별로 대출 여력에 따라 대출 조건이 크게 달라지고 있어 고객은 대출 조건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농협과 일부 시중은행은 월별 가계대출 증가율을 0.6% 이내로 억제하라는 금융당국 지시에 따라 지난달에 가계대출을 사실상 전면 중단한 바 있다.
우리은행 본점은 대출심사를 강화했을 뿐이라지만 일선 지점에서는 "9월 들어서도 대출이 어려울 것"이라며 고객을 돌려보내는 모습이다. 반면 농협 일선 지점들은 가계대출 재개 시점인 1일보다 이틀 앞서 가계대출을 정상화했다.
가계대출이 풀린다고 해도 은행별로 일선 지점에서 제시하는 대출 조건은 상당히 다르다. 농협 신당동지점 창구 직원은 "1억원 이하 대출은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안내한 반면, 신한은행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지점 창구 직원은 "8월 8일부터 1억원 이하 소액대출도 DTI가 적용된다"며 농협보다 한층 강해진 대출 조건을 설명했다.
이처럼 대출 조건이 은행마다 다르다고 하지만 대출심사 강화는 모든 은행에서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특히 본부와의 사전 협의는 농협을 제외하고는 필수 절차가 됐다.
하나은행은 모든 가계대출에 대해 본부 승인을 필수로 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본점 승인 없이 가계대출은 불가능하다. 우리은행도 신용대출은 3000만원 이상, 주택담보대출은 1억원 이상일 경우 본부와 사전에 협의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 금액 이하 대출도 지점장 전결로 이뤄지는 사례는 드물다. 반면 농협은 지난달에 본부 심사를 거치도록 했던 대출심사를 지점장 전결로 환원할 계획이다. 농협 관계자는 "8월 말로 접어들면서 대출 상환이 많이 됐기 때문에 굳이 대출을 제한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인수 기자 / 전정홍 기자 / 최승진 기자]
19. [매일경제]독립하는 SK플랫폼 "5년후 매출 5조 된다"
"5000억원을 투자해 5년 후 기업가치가 5조원인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다."
SK텔레콤이 100% 자회사 'SK플랫폼' 분사를 확정하고 오는 10월 출범한다. 5년 후 5조원 가치를 지닌 글로벌 플랫폼 회사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SK텔레콤은 지난달 31일 오전 SK텔레콤 서울 보라매 사옥에서 주주 5240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임시주주총회에서 'SK플랫폼 주식회사'(가칭) 분할에 대한 안건을 상정해 찬성 81%로 통과했다고 밝혔다.
서진우 현 SK텔레콤 사장이 초대 SK플랫폼 사장을 맡는다. SK플랫폼을 이끌게 된 서 사장이 SK텔레콤 사내이사를 사임함에 따라 공석이 된 사내이사 자리에는 김준호 SK텔레콤 GMS CIC 사장이 이날 주총에서 선임됐다. SK텔레콤 사내이사진은 최재원 부회장, 하성민 총괄사장, 김준호 GMS CIC 사장으로 새롭게 구성됐다.
하성민 SK텔레콤 총괄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10년간 네이트, T맵, 멜론, T스토어 등 신규 서비스를 발굴했지만 대규모 장치산업인 이동통신 사업의 그늘에 가려 플랫폼 사업에 대한 시장 평가가 부족했다"며 "더 늦기 전에 분리해 의사결정과 투자 프로세스를 갖춘 회사로 경영 성과를 거두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SK플랫폼을 5년 후 기업가치 5조원의 회사로 키운다"며 "이를 위해 5000억원을 현금으로 투자하기로 했고 100% SK텔레콤이 투자한 자회사이기 때문에 SK텔레콤 주식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SK플랫폼은 'T맵'을 비롯한 위치기반 서비스, 응용 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장터인 'T스토어', 유무선 커머스인 '11번가', N스크린 서비스 '호핀', 모바일광고 'T애드' 그리고 IPTV 등의 뉴미디어 사업을 하게 된다.
지난해 SK텔레콤의 플랫폼 사업 매출은 8307억원(전체 매출의 6.7%), 영업이익은 133억원 수준이었다. SK텔레콤 측은 SK플랫폼 출범과 동시에 차기연도(2012년) 매출이 약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플랫폼은 5년 후 5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최근 정보통신기기 전문 유통 브랜드 '이매진'을 선보이고 스마트 유통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이매진'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뿐만 아니라 스마트TV, 노트북PC, 포토프린터, 카메라 등 디지털기기와 스마트 교육, 헬스케어, 금융과 같은 SK텔레콤의 각종 서비스를 판매한다. 장기적으로 KT와 LG유플러스 제품과 서비스도 파는 종합 ICT 플랫폼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서진우 초대 SK플랫폼 사장은 "스마트 유통사업은 중요한 축"이라며 "앞으로 T스토어, 커머스, 뉴미디어와 함께 SK플랫폼의 4대 사업이 될 것"이라고 비전을 설명한 바 있다. 또 "국산 ICT 상품과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세계화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면서 "SK플랫폼이 그 부문에서 큰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SK텔레콤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추진과 관련해 주주의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하성민 총괄사장은 "하이닉스 인수는 플랫폼 분할과 함께 사업 다각화를 통한 성장을 위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모바일과 반도체는 뗄 수 없는 관계"라며 "하이닉스는 비메모리 분야가 약한데 시장이나 고객을 잘 아는 SK텔레콤 같은 기업이 잘할 수 있다. 여기에 SK텔레콤의 기업 문화를 적용하면 하이닉스가 지금보다 더 성장ㆍ발전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권 기자 / 황시영 기자]
20. [매일경제]쉐보레 브랜드 성공적…아카몬 사장 "판매 27% 늘어"
"쉐보레 브랜드 도입 6개월 만에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27% 늘었습니다."
마이크 아카몬 한국GM 사장이 지난달 31일 인천 부평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쉐보레 브랜드 도입 6개월간의 성과 평가와 향후 브랜드 운영 전략을 발표했다.
아카몬 사장은 쉐보레 도입 성과를 숫자로 제시했다. 한국GM은 쉐보레 도입 첫 달인 지난 3월 전년 동기보다 60.7% 늘어난 1만2265대를 판매했다. 이후 판매는 매월 20% 이상씩 늘었다. 3월부터 7월까지 판매 증가율은 27%에 달한다.
쉐보레 브랜드 도입 초기에는 부정적인 반응도 많았다. 온 국민이 다 아는 '대우'라는 브랜드를 버리고 과연 쉐보레가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였다.
아카몬 사장은 "6개월간 노력한 결과 최근 실시한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98% 응답자가 쉐보레 브랜드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며 "이는 과거 대우자동차 브랜드 인지도와 비슷한 수치"라고 강조했다. 설문 응답자 중 55%는 '쉐보레 차량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같은 한국GM의 판매 증가세는 꾸준한 신차 출시 덕분이다. 한국GM은 지난 3월 올란도를 시작으로 카마로와 아베오 캡티바 크루즈해치백 올란도LPGi 등 다양한 신차를 내놓았다. 또 신규 딜러를 선정하는 등 전국적인 영업과 애프터서비스 네트워크를 재정비한 것도 한몫했다.
한국GM은 하반기에도 신차 출시를 통해 쉐보레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국GM은 10월께 토스카 후속 작품인 중형차 말리부와 연비를 개선한 준대형 알페온 eAssit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말리부는 미국에 앞서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론칭하고 판매에 들어간다.
아카몬 사장은 "중형차는 한국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차급으로 말리부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이를 통해 국내에서 두 자릿수 시장점유율을 확고하게 가져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1월 3일 출범 100주년을 맞는 쉐보레 브랜드는 GM의 4개 핵심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전 세계 130개국 이상에서 차량 425만대를 판매했다.
[이승훈 기자]
21. [매일경제]가전업계 원자재값 폭등에 이중고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국내 가전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과 글로벌 수요 부진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20~30%에 달하는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심한 원가 부담을 겪은 가전업체들은 하반기에도 상당한 원자재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전업체의 1년 농사를 좌우하는 9~11월 성수기에 별다른 판매 실적을 거두지 못할 것으로 보여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을 견뎌낼 체력이 부족하다는 게 문제다.
지난달 3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가전제품의 주요 원자재로 꼽히는 철판, 구리, 수지의 국제 가격은 올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가전제품 재료비에서 12~17% 비중을 차지하는 구리의 경우 올해 2분기에 t당 9170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나 올랐다. 올해 1분기에 정점을 찍은 구리 가격은 2분기에 다소 진정세를 보였지만 3분기 들어 9330달러로 다시 상승세를 보여 가전업계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가전제품 재료비에서 10~15%를 차지하는 철판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국내에서 구매하는 철판(냉연 1t 기준) 시세가 올해 1분기 98만원, 2분기 105만원, 3분기 118만원으로 계속 오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주요 원자재로 꼽히는 수지(레진)의 3분기 가격은 2분기보다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작년 말과 비교하면 16% 오른 수준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올해 4분기와 내년 중에도 지속적인 원자재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며 "원가 부담이 커진 만큼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해야 하지만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가격을 섣불리 올리지 못해 고민"이라고 말했다.
일부 가전업체는 원가상승 압박을 견디지 못해 제품 가격 인상을 추진 중이다. 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는 10월부터 가전제품 가격을 3~5% 인상할 방침이다.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는 조치다. LG전자도 3분기 중 일부 신제품의 가격 인상을 통해 가전부문의 이익률 제고에 나섰다.
반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가전시장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면서 제품 가격 인상을 가급적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전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한때 5~6%를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이었지만 원자재 가격 인상과 해외 수요 부진이 겹치면서 1~2%를 맴돌 정도로 악화된 상태다. 세탁기 냉장고 등 LG전자 가전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올해 2분기 1.8%에 불과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기업분석2팀장은 "가전 원자재의 조달처를 더욱 다변화하고 대체 소재를 개발해 원자재 부담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커지자 폐기 처분하는 제품에서 고철 합성수지 유리 등의 자원을 재활용하려는 노력도 활발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전자제품 재활용량이 6만t을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보다 10%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LG전자도 폐가전 재활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일렉은 작업 공정 개선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고 있으며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대체 원자재 이용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황인혁 기자]
22. [매일경제]포스코, 세계 곳곳서 자원확보전
포스코가 철강 원료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전력투구에 나섰다.
포스코는 니켈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고 호주 철광석 광산 지분을 4배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20% 수준인 철강 원료 자급률을 3년 안에 2.5배인 50%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수출이고 일상생활이고 없다"며 자원 확보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분 50%를 소유한 니켈제련 자회사 SNNC의 연간 니켈 생산능력을 3만t에서 5만4000t으로 늘리기로 했다. SNNC는 9월 전남 광양에 용지조성 공사를 시작해 2014년 2기 제련 설비를 완공할 예정이다.
SNNC는 2006년 5월 포스코와 니켈제련 사업 파트너인 SMSP 합작으로 광양에 설립한 국내 첫 니켈제련 회사다. 뉴칼레도니아 광산개발 회사인 NMC에서 30년 동안 니켈 광석을 공급받는다. 포스코는 SNNC의 생산 확대로 2014년께 니켈 자급률을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포스코가 국내 설비 투자를 통해 니켈 생산능력을 늘린 것은 스테인리스(STS) 사업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포스코 관계자는 "STS사업은 전체 회사 매출에서 15%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며 "안정적인 니켈 확보로 STS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포스코는 전 세계 곳곳에서 쇳물을 만드는 핵심 원료인 철광석과 석탄 확보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서호주 필바라 지역에 위치한 로이힐광산 개발을 추진 중인 로이힐홀딩 주식 3.75%를 갖고 있는데, 이를 연내에 15%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분 확보를 통해 포스코는 2014년부터 이곳에서 연간 1000만t 이상 철광석을 공급받게 된다.
석탄의 경우 포스코는 지난해 5월 모잠비크 석탄 광산 개발회사인 르부보에 지분 7.8%를 인수했다. 같은 해 7월에는 미국 뉴센추리 프로젝트 지분 20%와 호주 서튼 포레스트 석탄 광산 지분 70%를 인수하는 등 석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일호 기자]
23. [매일경제]삼성 美휴대폰 점유율 1위
미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전화 단말기 점유율이 1, 2위를 차지했다.
미국 디지털제품 시장조사업체인 컴스코어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석 달간 휴대폰 이용자 3만명(13세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5.5%가 삼성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2위는 LG로 20.9%를 차지했고, 모토롤라는 14.1%, 애플은 9.5%를 각각 차지했다.
이는 지난 4월 발표보다 삼성은 1%포인트, 애플은 1.2%포인트 점유율이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LG는 점유율 변동이 없었으며 모토롤라는 1.5%포인트 줄었다.
미국 내 전체 휴대전화 이용자 가운데 스마트폰 이용자는 8220만명으로 석 달 사이 10%포인트 늘었다.
스마트폰 이용자 가운데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이용자가 41.8%로 가장 많았고, 애플은 27%를 차지했다.
[서찬동 기자]
24. [매일경제]베이징현대차 9년…300만대 누적 생산
현대차 중국 현지법인 베이징현대차가 중국 진출 9년 만에 300만대 생산을 달성했다. 중국에 진출한 자동차업체 가운데 최단 기간에 이룬 성과다.
베이징현대차는 지난달 31일 300만대 생산 기념식을 갖고 300만대 출하 차종인 YF쏘나타를 중심으로 생산ㆍ판매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노재만 베이징현대차 사장은 "300만대라는 숫자는 자동차기업의 성숙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이라며 "300만대 생산으로 베이징현대차가 브랜드 경영을 통한 제2 도약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베이징현대차가 최단 기간 300만대 생산을 이룬 것은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차종을 개발하고 '품질경영'을 지속한 때문이다.
중국 내 자동차업체 중 300만대를 생산한 곳은 이치폭스바겐(20년), 상하이폭스바겐(22년), 상하이GM(13년) 등이다.[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25. [매일경제]다음'기업용 로드뷰'유료화 추진
구글이 '구글 맵스'를 상업용으로 이용하는 기업에 유료화를 통보한 가운데, 다음도 '로드뷰' 서비스 유료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지도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해온 국내 기업들은 큰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지난달 31일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국내 기업 100여 곳에 무료 지도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지도 서비스 유료화 전환을 이유로 프로그램 서비스 종료를 의미하는 셧다운을 통보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지도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했던 국내 기업들은 일정 검색 양(쿼리, Query)을 초과하게 되면 해당 지도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된다. 구글은 지난 4월 유료화 정책을 한 차례 발표한 바 있다. 법인이 상업용으로 구글 맵스를 사용할 경우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유료화 선전포고 이후 5개월이 지난 지금 구글은 제재를 구체화하면서 업계를 옥죄고 있다.
10월 1일부터 기업들이 구글 맵스 서비스를 상업용 용도로 과다 이용할 경우 강제 셧다운을 실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도 국내 대표 지도 서비스인 '로드뷰' 유료화를 검토 중이다. 다음 관계자는 "지금까지 지도 서비스인 로드뷰를 무료로 제공해 왔지만 앞으로 일정 기준을 마련해 유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 로드뷰는 △웹에서 하루 기준 10만 페이지뷰(PV) 미만 사용 시 △지도 인쇄물 배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비상업적 목적 △기타 회사가 이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경우 등을 모두 충족하면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향후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다음과 유료 계약을 따로 맺어야 한다. 구글에 이어 다음도 지도 서비스를 유료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업계에서는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김대기 기자]
26. [매일경제]약값인하 빌미준 제약사 문어발 확장
일부 제약사가 신약 개발은 뒷전인 채 그룹사 뺨칠 정도로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대대적인 약가 인하에 나선 것도 제약사들의 이 같은 '본업 소홀'이 빌미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보건복지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0대 제약사는 8월 현재 모두 97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기업당 평균 10개꼴이다.
제약은 100년이 넘는 업력을 가진 산업이어서 오랜 기간 자본 축적이 이뤄진 데다 80년대 이후 꾸준히 신규 사업 진출에 나서면서 계열사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복지부는 제약사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할 수는 있지만 부동산 임대업ㆍ시설관리ㆍ용역업 등 본업과 무관한 사업까지 무분별하게 확장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의약품 사업으로 번 자금을 신약 개발에 사용하지 않고 계열사 확장에 사용했다"며 "이런 점을 보면 내년 초로 예정된 약가 인하 충격을 제약사들이 완충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지주회사 대웅이 대웅제약 등 29개 계열사를 보유해 가장 많았으며, 동아제약(19곳) 녹십자(14곳) 종근당(12곳) 중외제약(11곳) 보령제약(9곳) 한미홀딩스(6곳) 등이 뒤를 이었다.
대웅은 부동산 임대와 용역업으로 △산웅개발(청소용역) △대웅개발(본사 관리 업무) △IDS&TRUST(사내 전산관리) △산웅엔지니어링(공장설비 유지ㆍ보수) 등 4개사, 의료기기 제조 관련 사업으로 △대웅상사(의료기기 등 유통) △바이오알파(인공뼈 생산) 등 2개사를 두고 있다. 또한 대웅생명과학(음료회사), 엠디웰아이엔씨(환자 식사) 등 식품 관련 사업도 벌이고 있다.
이외에도 제주무비랜드(박물관 사업), 이지메디투어(의료관광 에이전시), 이지메디컴(병원 전자상거래 시스템 개발 업체), 베스트시스템(전산 유지ㆍ보수 등), HR그룹(리더십 교육ㆍ코칭 등), 리더십프런티어(연구ㆍ교육시설)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해 있다. 이런 가운데 주력 기업인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 6722억원 가운데 연구개발에 460억원을 사용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6.9%에 그쳤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신규 사업을 사내 조직으로 유지할 수 있겠지만 아웃소싱 개념으로 분사했기 때문에 계열사가 많은 것"이라면서 "별도 회사로 분리해 자생력을 키워 독자 생존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제약은 수석농산(부동산 매매ㆍ임대업), 수석산업개발(산업단지개발 시행 등), 한국신동공업(기계 제조 등), 용마로지스(물류), 수석무역(주류 수입ㆍ판매), 디에이인포메이션(전산용역), 싸이브릿지(소프트웨어 개발) 등이 제약업과 관계없는 계열사 인으로 파악됐다.
동아제약 측은 "한때 계열사가 27개에 달했지만 지금은 많이 줄였다"면서 "강문석 수석무역 부회장이 관여하는 디지털오션 계열 3개사를 빼면 실제 계열사는 15개사"라고 설명했다.
보령제약 역시 보령(부동산 임대ㆍ건강보조식품), 보령메디앙스(화장품 등), BR네트콤(전산관리), 키즈컴(광고대행ㆍ출판) 등 제약업과 무관한 사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중외제약(중외산업-자동차용품 제조업체), 명문제약(명문투자개발-골프장 운영), 광동제약(애플증권), 일동제약(유니기획-광고제작사) 등도 제약업과 상관없는 계열사가 있다. 제일약품은 다른 법인 출자법인으로 한국오츠카제약(지분율 22.5%), 제일기린약품(10%)이 있지만 계열사는 하나도 없어 눈길을 끌었다.
한미약품은 지주사 한미홀딩스 아래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법인 3개사와 에르무르스(음식점), 한미정밀화학(의약품 원료)을 보유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부동산ㆍ금융 분야 계열사는 제약사 업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또한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 진출에 성공한 사례가 없는데도 무작정 진출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최종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판매와 비용 절감을 위해 계열사를 둬야 하는 사례도 있다"고 평가했다.
[박기효 기자]
27. [매일경제]물에도 끄떡없는 휴대폰 나올까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태블릿PC 등 휴대용 전자기기가 눈부시게 진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물에는 취약하다. 비에 젖거나 물에 빠지면 전자소자 회로가 합선되면서 오작동을 일으킨다. 물 몇 방울 때문에 수리나 교체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용기중 포스텍(포항공대) 화학공학과 교수팀이 이에 대한 해법을 찾았다.
용 교수팀은 물에 젖어도 합선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전자소자를 개발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나노물질을 연잎 돌기처럼 전자소자 표면에 코팅한 것이 비결이다. 내부 부품 스스로 물을 방어하는 기능을 갖도록 한 것이다.
연잎에 물이 떨어지면 흡수되지 않고 물방울째 밀어내는 것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데, 이를 '연잎 효과(Lotus Effect)'라고 한다. 연꽃잎을 잘 살펴보면 빗방울이 잎을 적시지 않고 물방울째로 미끄러져 떨어진다. 표면에 있던 오염물은 물방울과 함께 씻겨나가기 때문에 연잎은 늘 깨끗한 상태를 유지한다. 연잎 표면에 있는 아주 미세한 돌기와 돌기에 씌워진 기름 성분 덕분이다. 맨눈으로 보면 매끄러워 보이지만 사실 연꽃잎 표면은 3~10마이크로미터(㎛ㆍ1㎛는 100만분의 1m) 크기 수많은 돌기(융기)로 덮여 있으며 이 돌기들은 나노미터(㎚ㆍ1㎚는 10억분의 1m) 크기 발수성 코팅제로 싸여 있다. 이러한 독특한 나노구조가 물방울을 흘러내리게 만든다. 물방울은 돌기 위에 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용 교수는 "연잎 효과를 다루는 연구팀이 많지만 우리는 저온에서도 간단하게 나노물질로 돌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며 "원천기술을 개발한 만큼 실험에 사용한 전자소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상용화에 성공하면 물이 들어가도 고장이 나지 않는 스마트폰이 나올 수도 있다. 지금까지 전자기기 방수는 대체로 외형을 방수재질로 제작해 기기 속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는 수준이었다. 아무래도 물을 완전히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산화아연 등 금속산화물로 나노선(Nanowire)을 만들어 전자소자를 덮고 연잎 돌기에 씌워진 기름 성분처럼 표면을 특수하게 처리했다. 물을 소자 위에 떨어뜨려 보니 돌기 역할을 하는 나노선이 물방울을 밀어내 소자가 젖지 않고 회로에서도 전류가 누설되지 않아 정상적으로 소자가 작동했다는 게 용 교수팀 설명이다. 실험에는 차세대 메모리소자로 각광받는 저항 메모리소자(R램)가 사용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소재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 최근호에 소개됐다.
[심시보 기자 / 포항 = 우성덕 기자]
28. [매일경제]"모낭줄기세포가 피부암 치료 열쇠"
"모낭줄기세포에 피부암과 탈모를 부작용 없이 치료할 수 있는 열쇠가 있어요."
피부줄기세포의 세계적 권위자인 일레인 훅스 미국 록펠러대학 교수(사진ㆍ2011 국제줄기세포학회장)는 지난달 31일 연세대의료원에서 열린 '줄기세포 서울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훅스 교수는 모낭줄기세포 연구 성과에 대해 강연하면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암치료에 한 발짝 다가섰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날 "모낭줄기세포는 머리카락 같은 체모를 만들고 또 상처가 났을 때는 피지선과 피부 등을 만들어낸다"며 "모낭에는 휴지기에 있는 줄기세포와 활성화된 줄기세포 등 두 가지 형태가 존재하는데 피부에 상처가 나면 활성화된 줄기세포가 많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훅스 교수는 최근 모낭줄기세포가 상처를 치료할 때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규명했다. 특히 모낭줄기세포들이 활성화된 상태는 피부암의 줄기세포와 매우 비슷한 형태를 보인다. 모낭줄기세포 작동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피부암을 치료하는 데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피부암 줄기세포는 활성화된 모낭줄기세포와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유전자를 발현한다. 따라서 다른 유전자 위주로 공격하면 암줄기세포를 죽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암을 제대로 치료하려면 정상 조직 줄기세포는 다치지 않고 암 줄기세포만 골라 죽여야 한다. 따라서 피부암 줄기세포를 성공적으로 없앨 수 있다면 다른 암세포 치료에도 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모낭줄기세포는 탈모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다.
훅스 교수는 수년 전 모낭줄기세포를 쥐에게 이식해 털이 자랄 수 있음을 보여줘 과학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모낭줄기세포를 이식했을 때 털이 자랄 수도 있지만 피부암으로 분화될 수도 있다는 게 문제였다.
훅스 교수가 모낭줄기세포 활성화 메커니즘을 밝히고 피부암세포 치료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부작용 없는 탈모 치료 확률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심시보 기자]
29. [매일경제]보건의료미래위 "지속가능한 건보제도 만들어야"
보건복지부 자문기구인 보건의료미래위원회가 한국 의료 체계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10개 정책 제안과 28개 세부 과제를 담은 최종 보고서를 채택하고 5개월간의 활동을 종료했다.
김한중 보건의료미래위원회 위원장(연세대 총장)은 지난달 31일 제7차 전체회의를 마치고 '2020 한국 의료의 비전과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한국의 보건의료 체계는 상당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주변 환경과 정책 여건의 급격한 변화를 맞아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고령화로 인한 막대한 의료 비용 증가, 국민 식생활과 생활습관 변화에 따른 질병 구조 변화, 의료기술 발전과 함께 국민의 의료 욕구 증가 등은 지속적인 의료 서비스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지속가능한 의료 체계 △의료 공급의 질 제고와 소비자 중심의 정책 지향 △적정 부담ㆍ적정 급여ㆍ적정 보상 △의료 이용의 적정화와 서비스 경쟁의 공정성 확립 등을 4대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위원회는 28개 세부 과제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사업ㆍ임대 등 고액 종합소득이 있는 직장 가입자에게 건강보험료 추가 부과 △피부양자 인정 요건에 종합소득을 반영해 무임승차 방지 △재산ㆍ자동차에 대한 건강보험료 비중 축소 △포괄수가제 확대(7개 질병군 종합 및 상급 종합병원에까지 당연 적용) 등을 내놓았다.
[박기효 기자]
30. [매일경제]추석물가 2주새 3.9% 또 올라
"추석이 다가오면 물가가 원래 조금씩 오르기는 해요. 하지만 2주일 만에 4%가 더 오른 것은 심각한 것 아닌가요?"
지난달 31일 서울 양재동 농협 하나로클럽. 2주 만에 다시 찾은 매장은 그때나 지금이나 분위기가 똑같았다. 장을 보러 매장을 찾은 주부마다 "추석이 점점 다가올수록 물가가 더 극성스러워지는 것 같다"는 불만을 터트렸다.
추석 차례상에 올릴 과일과 채소 등 제수용품이 올여름 내내 계속된 비와 태풍으로 피해를 입는 바람에 걷잡을 수 없는 가격 상승세를 보인다는 얘기였다.
추석이 평소보다 열흘 정도 일러 사과 감 등 일부 과일 출하 시기가 맞지 않는 점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었다.
기자는 이날 과일, 나물 등 추석 차례상에 자주 오르는 24개 품목을 조사하면서 17만4420원을 썼다. 불과 2주 전(8월 17일)의 16만7930원에서 3.9%나 오른 셈이다. 지난해 비슷한 기간 15만6670원과 비교하면 11.3%나 상승했다.
2주 전보다 가격이 오른 품목은 사과 달걀 등 8종이었다. 가격이 내려간 품목은 한우 국거리와 호박 등 2종에 불과했다.
가장 먼저 과일 코너에 들렀다. 사과(15㎏ㆍ상) 가격이 1만2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50%나 가격이 올랐다. 배(15㎏ㆍ상품) 역시 1만98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11% 오른 상황.
다음엔 나물 등 채소를 파는 코너로 발길을 옮겼다. 대파(1㎏)가 1480원에서 1800원으로, 시금치(1단)가 2500원에서 268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그나마 고사리ㆍ숙주ㆍ도라지 등 차례상에 많이 쓰이는 나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인다는 점이 위안거리였다.
세 번째로 간 곳은 달걀과 육류 코너. 달걀(30개 한 판) 가격이 그새 6940원에서 7320원으로 올랐다. 산적 요리 등에 많이 쓰이는 한우 우둔살(400gㆍ1등급) 역시 1만1920원에서 1만3520원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이원일 농협유통 팀장은 "추석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것 중 하나가 달걀인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생선 코너에서도 '추석 물가'를 걱정하는 분위기는 그대로였다. 추석 차례상 대표 생선인 조기(200gㆍ1마리) 가격은 4200원으로 2주 전과 같았지만 오징어 등이 불안한 조짐을 보인다는 게 농협 하나로클럽 수산팀 관계자의 얘기였다.
매장에서 만난 주부들은 하나같이 "지금의 물가 압력이 끝이 아닌 것 같다"고 걱정하고 있었다. 실제로 과일 달걀 등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품목들은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농협 하나로클럽 청과팀 관계자는 "추석 차례상에 올리는 사과는 붉은색을 띠어야 하는데 부사가 나오지 않아 홍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며 "수요가 한쪽으로 쏠리니 공급 맞추기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감은 일러야 9월 초에 나오기 때문에 매장에 내놓지도 못한다"고 덧붙였다.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제수용품은 아니지만 배추 감자 등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사실도 추석 물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고랭지 배추 1㎏ 소매가격은 1180원을 기록해 2주 전(1020원)보다 16%나 올랐다.
감자(수미ㆍ20㎏) 역시 3만1800원에서 3만3000원, 붉은 고추(상품 10㎏)는 4만6400원에서 6만3400원으로 상승했다.
[손동우 기자]
31. [매일경제]소비자원 7월 분석…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더 싸네
국내 편의점 중에서는 세븐일레븐의 생필품 가격이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한국소비자원이 훼미리마트, GS25, 세븐일레븐 등 국내 편의점 3사의 생필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세븐일레븐이 최저가 상품 11개로 훼미리마트(3개), GS25(1개)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고가 상품은 GS25가 13개로 최다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비교 사이트 'T-Price'를 통해 가격이 제공된 편의점 3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총 25개 생필품 중 업체별로 가격이 다른 14개 제품을 비교한 것이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소주가 업체 간 가격 차이가 31.8%로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처음처럼(360㎖)' 가격은 1100원인 데 비해 훼미리마트와 GS25에서는 1450원에 판매하고 있다.
라면도 업체별로 20% 전후의 가격차를 보였다. '신라면(5개)'의 세븐일레븐 판매가는 3000원이지만 나머지 두 곳 편의점에서는 3650원이다.
세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동서현미녹차(100g)'의 가격은 1200원의 차이를 보였다. 최저가인 세븐일레븐이 6500원인 데 비해 GS25는 7700원이다. 우유 역시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제품이 모두 최저가였다. '남양 맛있는 우유 1ℓ' '매일ELS우유 1ℓ' '서울우유 1ℓ'의 가격이 세븐일레븐에서는 2200원이다.
즉석밥(맛있는 오뚜기밥)과 햄류(롯데슬라이스햄 100g)는 훼미리마트가 각각 1300원과 3300원으로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또 오뚜기 고소한 골드마요네즈(500g)는 훼미리마트와 GS25가 4000원에 판매하는 반면 세븐일레븐이 4400원으로 가장 최고가를 기록했다.
[채종원 기자]
32. [매일경제]"CP로 자본시장 교란" 금융당국 철퇴
◆ LIG그룹 대주주 검찰고발 ◆
금융당국이 건설사 CP(기업어음) 발행과 관련된 자본시장법 위반행위에 강도 높은 제재를 한 것은 앞으로 자본시장 질서 교란행위에 대해 철퇴를 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제재에 따라 LIG건설 CP 사태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금융당국이 대주주 검찰 고발을 포함한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금융당국 수장들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다.
김석동 금융위원장,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ELW, FX마진 거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자본시장 교란행위로 개인투자자 피해가 커지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다.
지난달 31일 증권선물위원회는 LIG건설 CP 사태의 핵심 쟁점이었던 회사의 부실 상태를 대주주가 알고서도 CP를 발행했는지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렸다. 증선위는 대주주가 관련 사실을 은폐하는 등 ’위계’로 CP를 발행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에 해당한다. 다만 증선위는 문제가 되는 CP 발행은 회생절차 신청 직전인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10일 기간 중 발행한 242억4000만원어치에 한정했다.
매일경제신문은 LIG그룹 측의 이런 CP 발행상 문제점을 지난 3월 25일자로 최초 보도했다.
LIG건설은 3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열흘 전까지도 40억원이 넘는 CP를 발행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은 "반기업정서에 편승한 보도의 폭력이요, 고의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적반하장 격으로 몰아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금융당국은 자본시장법상 위반 혐의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LIG그룹 측은 직접적인 지분 관계가 없는 대주주까지 검찰 고발한 것은 무리한 조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LIG그룹 관계자는 "대주주를 무리하게 처벌하려는 듯하다"며 "법원에서 결정되는 회생계획안에 따라 성실하게 투자자 보호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LIG그룹 대주주의 문제점을 인정함에 따라 관련 소송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LIG CP 투자자 116명은 지난 6월 투기자본감시센터와 공동으로 LIG그룹 대주주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법상 사기죄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투자자들은 통상 기업회생절차 신청까지 가야 할 상황이면 2~3개월 전에 이상 신호를 충분히 감지할 수 있는데도 회생절차 신청 직전 대규모 CP를 발행한 것은 투자자를 기만한 사기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대순 법무법인 정률 변호사는 "자본시장법 취지상 공모 방식으로 진행해야 할 투자금 모집을 상대적으로 금융당국의 감시가 소홀한 CP라는 일종의 사모 방식으로 끌어모았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금융당국의 고발 내용은 자본시장법 위반 내용이기 때문에 사기죄로 고발한 건과 성격이 다르지만 검찰에서 함께 수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형사소송은 민사소송에 앞서 제기된 성격이 강했다.
민사소송은 손해액이 확정된 후에 제기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우선 형사적 책임을 물은 것이다.
투자자들은 우리투자증권을 비롯한 CP를 판매했던 증권사를 대상으로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판매 과정에서 해당 상품의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고, LIG건설 재무 상황에 대한 면밀한 검증을 하지 않아 피해로 이어졌다는 것이 투자자들 주장이다.
금감원이 CP의 불완전판매 소지까지 인정할 경우 집단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동양종금ㆍ포휴먼 보광티에스 징계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달 31일 보광티에스를 비롯한 6개 공시위반 법인에 대한 제재조치를 내렸다. 보광티에스는 자회사 관련 지분양도 계약 체결 사실을 지연 제출한 데 따라 과징금 360만원이 부과됐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주요사항 보고서를 지연제출한 부산저축은행, 사업보고서를 미제출한 포휴먼에 12개월간 증권 공모발행을 제한키로 했다.
알티전자, 오라바이오틱스는 사업보고서를 제출 시한까지 미제출한 데 따라 3개월간 증권 공모발행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사업보고서를 지연제출한 뉴젠아이씨티에는 6개월간 증권 공모발행 제한조치를 내렸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동양종금증권이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접대성 로비를 하다 적발된 사건과 관련해 대표이사 Y씨에게 ’주의’ 조치를, 동양그룹 부사장 S씨에게 ’주의적 경고’를 각각 내렸다. 동양종금증권 법인에도 과태료 2500만원을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박용범 기자]
33. [매일경제]`외국인 귀환` 5일째 상승
바둑기사들은 행마의 길이 보이지 않을 때 마음 속으로 복기(復棋)해 본다. 그러다 보면 상대방 전략도 보이고 행마의 길도 보이게 된다. 증시도 이쯤에서 복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닷새 연속 코스피가 상승했지만 계속 뻗어나가는 기세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소버린 리스크 1차 충격이 있었던 지난 8월 2~9일로 돌려보자. 당시 코스피는 6거래일 만에 2172에서 1806로 366포인트 이상 폭락했다. 폭락장에서 기관들은 2조7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특히 코스피가 1860 이하였던 8~9일 이틀간 1조6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개인들의 순매수는 그 이후에 이어졌다. 코스피가 1790~1810 사이에서 머물던 9~10일 사이 개인들은 2조2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또 코스피가 1740 수준까지 떨어지던 18~19일에도 7000억원어치를 더 사들였다.
개인들이 순매수하는 동안 순매도했던 기관들은 코스피가 1770~1830 사이에서 움직였던 22~29일 1조3000억원을 또 순매수했다. 반면 이 기간에 외국인은 16일과 24일 75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을 뿐 대부분 순매도로 일관했다.
이처럼 투자 주체별 시장 대응이 달랐던 이유는 위기에 대해 인식하는 수준과 전략이 달랐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유럽과 미국 리스크의 영향을 직접 받아 주식 비중을 대폭 줄여나갔다. 반면 국내 기관과 개인들은 낙폭이 커질 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섰다. 이는 반등장을 통해 시세차익을 실현하겠다는 단기 전략을 세웠기 때문이다. 코스피 하락 구간의 개인과 기관의 순매수 물량은 시세차익을 위한 대기 물량인 셈이다.
8월 마지막 증시가 열린 3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97%(36.29포인트) 오른 1880.11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코스피는 닷새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승세에 힘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투자 주체별 차이 때문이다. 상승장에도 기관들은 이틀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고 개인들은 이날 3000억원이 넘는 매도 우위를 보였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800 이하 구간에서 많이 샀던 개인들은 지수가 올라가면 주식을 덜어내고 있다"며 "또 다른 기회를 대비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 이새봄 기자]
34. [매일경제]8월 순유입액 2조5천억!…펀드로 3년반만에 뭉칫돈
펀드 시장에 연일 뭉칫돈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시장 변동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적립식 펀드가 주축이어서 국내 증시의 수급 기반 공고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지난달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월 들어 30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순유입 규모는 2조5367억원으로 집계됐다. 월간 순유입 규모로는 금융위기 이전이었던 2008년 1월(2조7687억원)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8월 2일과 9일 이틀만 빼곤 순유입됐고 하루 1000억원 이상 자금이 몰린 날만 11일에 달했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펀드자금 유입은 유출의 4배"라며 "유입 강도가 이 수준을 넘은 것은 '펀드 르네상스'였던 2007년 7월과 11월 두 차례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7개 펀드, 1000억원 이상 유치
=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월 이후 1000억원 이상 자금이 새로 들어온 펀드는 7개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들어온 펀드는 교보악사 파워인덱스파생상품 펀드로 한 달 동안 2294억원을 끌어모았다.
증시가 흔들려도 대표 기업들 주가는 그대로 지속될 것이란 믿음에 그룹주 펀드에도 돈이 몰렸다.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펀드(1643억원),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1010억원), KB한국대표그룹주펀드(949억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주가가 조정을 받은 뒤 반등할 때 손실을 빨리 만회하고픈 투자자들의 속내도 그대로 반영됐다.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펀드에 돈이 1174억원 몰린 것이 좋은 예다. 차화정(자동차ㆍ화학ㆍ정유) 주식 등 대형주에서 손해가 났던 투자자들이 중소형주 펀드를 노리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삼성중소형FOCUS펀드와 KB밸류포커스펀드에 각각 900억원대의 돈이 들어왔다.
◆ 자문형 랩 부진 속 적립식 펀드 매력 돋보여
= 그렇다면 이 같은 흐름이 '제2 펀드 전성기'로 이어질 수 있을까. 펀드전문가들은 "아직은 이르다"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펀드 시장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 팀장은 "금융위기 이후 2년 이상 경과하면서 펀드에 대한 불신이 어느 정도 희석됐다"며 "또 자문형 랩 등 대체상품에 걸었던 기대가 과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펀드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펀드시장 위축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자문형 랩은 최근 정체가 두드러진다. 지난 5월 9조1820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자문형 랩 순자산 총액은 6월과 7월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또 8월 급락장을 거치면서 급격히 감소해 8월 12일 현재 순자산총액은 7조5980억원에 머물고 있다.
최근 펀드 활황의 주력군이 적립식 펀드라는 사실은 의미심장한 투자 트렌드 변화로 읽힌다. 한 대형 증권사 간부는 "일선 판매 창구에 웬만하면 적립식으로 유도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며 "지금처럼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없는 국면에선 적립식 펀드만 한 투자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과거 상승장에선 상승 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는 거치식이 주류를 이룬 반면 지금은 적립식을 통한 분산투자가 대세라는 것이다.
◆ 증시 수급 안정에 역할 기대
= 적립식 펀드가 늘어난다는 것은 증시 수급 관점에서 '자금의 질'이 좋아진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꾸준히 자금이 들어오는 적립식 펀드가 증시 변동성을 낮출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진우 연구원은 "자금흐름 변화는 기관 수급 운신의 폭을 넓혀 준다"며 "주가의 하방 경직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펀드 시장으로 자금의 순유입 경향이 당분간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코스피 2000선 탈환 이후 흐름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노원명 기자 / 서유진 기자]
35. [매일경제]코스닥기업 CB·BW로 돈줄 튼다
미국발 소버린 쇼크 태풍이 한국 증시를 초토화시킨 후 진정 국면에 접어들자 코스닥 상장사들도 자금조달의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최근 열흘 동안 코스닥 상장사들은 10억원 이상의 대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600억원 가까운 운영자금을 금융사에서 수혈받았다. 급전이 필요한 중견기업들은 나날이 은행 대출은 어려워지고, 주가가 급락한 와중에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것도 성공 가능성이 낮아 CB, BW 등 주식형 사채 발행을 '자금조달의 유일한 대안'으로 여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투자심리가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주주배정이나 공모를 통한 자금보다는 성공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사모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맞춤형 단조업체인 마이스코는 최근 조선업 활황으로 일감을 많이 따냈지만 실탄 부족으로 원자재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가 산업은행의 유동성 공급으로 갈증을 풀었다. 마이스코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서 100억원 규모 BW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마이스코 관계자는 "최근 국내 조선기자재 업체에서 대규모 단조부품 수주를 받았는데 잉곳 슬래브 등 원자재 구입과 매출 사이에 6개월가량 간격이 있어 고민이 많았다"며 "600억원 이상 채권을 들고 있는 산업은행이 100억원을 추가로 대출해주면서 하반기 대형 수주를 무사히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이 이번에 받은 BW의 신주인수권(워런트)은 약 250만주로 전체 주식의 17%를 넘어서지만 최대주주가 개인 돈으로 절반의 워런트를 인수하기로 해 시장에 풀릴 지분은 8.62%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폰 결제서비스 업체 다날은 더블유저축은행 80억원, 하나은행 40억원, 한국증권금융 30억원 등 총 150억원의 BW 발행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휴대폰 결제 정산 방식의 변동으로 유동성이 급하게 필요하던 참이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과도한 CB, BW로 남발로 회사 부담이 과중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반도체 전문업체 바른전자는 지난달 30일 아이비기업투자에 140억원 규모 CB를 발행해 넘겼다. 이 회사는 이번 CB 발행을 통해 CB, BW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되면 총주식 3200만주의 84% 수준인 2700만주의 신주가 생기게 된다. 최대주주인 케이디씨(옛 케이디정보통신)는 6월 말 현재 21.52% 지분을 들고 있지만 향후 신주 발행 와중에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는 처지에 몰렸다.
회사 측은 "지난 4월 160억원을 목표로 시작한 유상증자가 주가 급락으로 인한 발행가액 조정으로 94억원만 유입되자 재차 자금조달에 나섰다"며 "140억원 중 60억원은 오는 20일 도래하는 BW 조기상환에 지급해야 하고 나머지 80억원은 은행대출 상환과 원부자재 구입에 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범주 기자]
36. [매일경제]中 구리 사재기…증시회복 신호?
가느다란 전선부터 거대한 무기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용되는 금속. 인류가 써온 지 8000여 년이 되는 이것은 바로 구리다. 금 같은 귀금속은 산업 수요와 투기 수요가 얽혀 있다. 반면 구리는 전기전자(IT) 등 실물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래서 '구리가 곧 경기 선행지표'라거나 '구리값을 보면 주가가 보인다'는 말이 나온다.
소버린 쇼크 때 급락한 구리값이 최근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중국이 구리 수입을 크게 늘리면서 경기 회복 청신호가 아니냐는 분석이 속속 나온다. 구리가격은 8월 초만 해도 최근 8개월간 최저치인 t당 8446달러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이후 9% 이상 올라 30일(현지시간)현재 t당 9225달러로 급등했다. 구리선물에 투자하는 KODEX 상장지수펀드(ETF)는 엿새 연속 상승하며 전일 대비 0.62% 오른 9775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한국 증시에서 구리 관련주로 꼽히는 풍산(3.95%) 이구산업(2.99%) 대창(2.89%) 등도 동반 오름세를 나타냈다.
최근 구리가격 상승 배경에는 세계 구리의 38%를 소비하는 중국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31일 "유럽과 미국의 더블딥 우려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내리자 중국 업체와 투자자들이 구리 등 원자재를 저가로 사들이면서 가격이 뛰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이먼드 키 도이치뱅크 원자재 수석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자 중국이 원자재, 특히 구리를 매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무역상사들도 "일부 트레이더들이 최근 구리를 사들이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FT는 전했다. 구리값이 급등하면서 구리 최대 수출국인 칠레 페루 등은 희색이다. 광산업체인 호주 BHP빌리턴, 남아공 엑스트라타, 원자재ㆍ상품중개 업체인 글렌코어, 싱가포르 석유 유통상 트라피큐라도 호황이다.
이석진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경기둔화는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도 있어 구리가격이 강하게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 서울 = 서유진 기자]
37. [매일경제][마켓레이더] 경기민감 - 방어株 베팅 `바벨전략` 유리
글로벌 위기의 핵심은 유로존 은행 위기다. 물론 미국 경제의 리세션 리스크도 시장 패닉에 기여했지만, 본질은 미국이 아닌 유로존이다. 재정 위기보다 은행 위기를 더 민감하게 봐야 하는 것은 빠른 속도로 실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008년 미국 금융 위기 당시에도 경험했듯이 은행 시스템 리스크는 금융과 실물에 일파만파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조기에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긴급 수단으로 유동성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은행에 대해 유동성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이 뱅크런으로 악화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은행 간 자금거래 금리를 반영하는 유리보(EURIBORㆍ유로존 시중은행간 금리)는 높은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이는 금융시장이 단기 미봉책보다 근본적인 해법을 원한다는 의미다.
은행 위기를 해결하고 유로존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기 위한 근본 대책은 무엇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부실 상각과 자본 확충이 순차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 2ㆍ3위 은행 간 합병 소식은 은행 구조조정의 서막으로 판단된다. 은행 간 합병이 이뤄질 경우 합병 과정에서 부실 자산이 처리될 것이며, 이후 부족한 자본을 채우기 위해 신규 자본 확충이 이뤄질 것이다.
2008년 미국 금융 위기의 경우 은행 부실 자산은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을 통해 처리됐고, 부실 은행은 흡수합병 또는 국유화를 통해 정상화했다. 유럽 은행 위기의 근본 해결도 같은 길을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유로재정안정기금(EFSF) 기능 확대에 대한 유로존 각국 의회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당장 독일 의회의 비준 처리 여부를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의 정책 대응은 경기 하강을 방어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시장에선 통화 정책만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재정 정책 조합에 따라 경기 부양 효과를 동반할 수 있다.
통화 정책의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크게 세 가지 조합을 선택할 것이다. FRB가 이미 발표했듯이 제로 금리를 2년간 더 연장했다. 단기 시장 금리가 제로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될 것이다. 그 다음 카드는 FRB가 보유 자산 만기 듀레이션을 늘리는 것이다. 채권 재매입 정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매입 대상을 장기 국채로 돌리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장기 금리에 대해서도 마이너스 실질금리를 유도할 수 있다.
지준금리 인하도 지금처럼 초과 지준 규모가 1조6000억달러에 달하는 상황에선 유효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주요국 정책 대응과 공조에 따라 주가 향방이 엇갈릴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은 위쪽이든 아래쪽이든 한 방향 베팅에 무리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업종별 전략도 과매도된 경기 민감주와 전통적인 경기 방어주를 두루 편입하는 소위 바벨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
38. [매일경제]"정치적 리더십 부재가 세계경제 위기 불렀다"
위기는 반복된다. 최근 세계경제의 위기 상황은 1937년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1937년 미국 루스벨트 행정부는 뉴딜 계획을 통해 경기를 회복시키려 했다.
그러나 뉴딜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자 이내 재정적자 축소를 위한 긴축정책으로 선회했다. 이 조치 이후 세계경제는 대공황에 빠졌다. 최근의 세계경제 위기도 결국 미국의 재정적자와 긴축정책이 불러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세계경제가 장기 침체로 갈 것이라는 위기설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미국으로 대표되던 글로벌 리더십의 붕괴다. 2008년 이후 다시 살아나는 듯 보이던 세계경제가 한순간에 출렁거리는 이유는 미국이 갖고 있던 리더십이 흔들리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국가 중 하나"라고 역설했지만 시장은 오바마의 발언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의 이유는 미국이 딜레마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경기 부양이 필요하지만 과도한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긴축을 해야 하는 현실에 처했다는 것이다.
경기 부양을 위한 '3차 양적 완화'나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한 '긴축정책' 중 어떤 선택을 해도 사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의 긴축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하다는 것도 미국의 선택을 어렵게 한다. 미국이 시장에 현금을 풀면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할 수 있고, 긴축을 하면 전 세계적으로 드리운 경제 위기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미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우물쭈물하다 스스로 더 깊은 위기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글로벌 리더십 공백이 불러온 세계경제 위기를 진단하기 위해 세계지식포럼은 이례적으로 개막 한 달여를 앞두고 주제를 'The New Crisis(새로운 위기)'로 변경했다. 또한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로존 위기 등으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세션들 역시 마련했다.
특히 세계지식포럼은 이번 세계경제 위기의 원인을 글로벌 리더십의 붕괴로 보고 미국 이후의 리더십에 대해 집중 조명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중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점은 세라 페일린의 세계지식포럼 참석이다. 세라 페일린은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유력한 공화당 대선 후보 중 한 명이다. 미국의 차세대 리더로 꼽히는 세라 페일린은 패권국가 미국의 역할과 글로벌 리더십 공백의 대안을 말해줄 수 있는 최적의 연사다. 아직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는 않은 상태지만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8월 말 또는 9월 초까지는 대통령 선거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대선 출마에 생각이 있음을 밝혔다. 페일린은 2008년 대선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페일린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리지만 대중적 인기는 견고한 편이다. 하는 언행마다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그의 행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는 여전히 많다. 현재 공화당 유권자의 약 12%가 페일린을 밀고 있다.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밋 롬니 등에 이어 2, 3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유력한 대권 후보 중 한 명이라는 이야기다.
페일린의 인기를 잘 표현하는 단어가 '세라 페일리니제이션'이다. 인도 출신 경제학자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학 교수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세라 페일리니제이션(Sarah Palinisat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세라 페일리니제이션은 '미국 국민이 더 이상 정부나 월가(Wall Street) 등 엘리트 지도층을 신뢰하지 않고 대신 페일린과 같은 평범한 사람을 선호하는 현상'을 뜻한다고 라잔 교수는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페일린의 인기 비결은 평범함이다. 그는 기득권 엘리트층을 대표하지 않고 경제에 능통하지도 않으며 심지어 말실수도 자주 한다. 그러나 이런 페일린의 평범함이 그가 대중을 사로잡는 강점이라고 라잔 교수는 주장했다. 페일린은 18세에 미혼모가 된 딸과 이라크에 파병된 큰아들, 다운증후군에 걸린 막내아들을 가진 미국의 평범한 여자다. 그리고 그것이 그를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 준 힘이다.
차기 대통령 후보로 유력한 그는 세계지식포럼에서 개막식 기조 연설자로 나설 예정이다. 연설을 통해 그는 미국의 패권이 무너진 상황에서 '글로벌 리더십 부재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미국의 역할에 대해서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향후 대권주자로서 미국의 더블딥 위기에 대한 생각과 향후 미국의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예정이다. 포럼 기간 중 세계지식포럼을 방문하는 국내 대선 후보, 유력 정치인들과 만날 계획도 있어 한국과 미국의 차기 리더들의 대담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식부=전병준 부국장 / 신현규 기자 / 윤원섭 기자 / 장재웅 기자 / 이지윤 연구원 / 문지연 연구원]
39. [매일경제]수렁에 빠진 美·유럽 대체할 뉴파워는…
"글로벌 리더십이 지금보다 더 필요한 때는 없었다. 그러나 리더는 나타나지 않고, 세계는 표류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이 다시 경제위기에 빠져들게 되면서 국제적 리더십이 부재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반세기 동안 국제적인 이슈가 터질 때마다 소방수 역할을 충실히 해오던 미국과 유럽이 경제위기의 늪에 빠져 리더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불과 3년 전 금융위기 때만 하더라도 1차 워싱턴 G20 정상회의 소집을 통해 국제적인 공조를 이끌어내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국 경제위기를 챙기기도 바쁜 상태다.
키쇼 마부바니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학장은 지난달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글로벌 리더십 부재로 전 세계가 표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세계지식포럼은 다시 찾아온 글로벌 경제위기 속 글로벌 리더십의 부재 문제를 집중 조명하고 그 대안을 모색한다.
'지정학적 위기(G-shock) : 글로벌 불균형과 리더 없는 세상' 세션에서는 올해 초 튀니지를 중심으로 발생해 최근 리비아 카다피 정권 몰락으로까지 이어진 지정학적 위기를 다룬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미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의지가 없음을 사실상 선언한 사건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세션에는 세계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전문가들이 총출동한다. 외교 전문지인 '포린 폴리시'의 칼럼니스트이자 뉴아메리카재단 글로벌 거버넌스 소장 파라그 칸나는 글로벌 리더십에서 멀어져가는 미국의 향방을 제시한다.
20년 이상 글로벌 거버넌스를 연구해온 제럴드 하이먼 미국 CSIS(국제전략연구소) 거버넌스 프로그램 소장은 미래 글로벌 리더십의 청사진을 그릴 것이다. 분쟁 및 아시아 전문가인 프레드 하이어트 워싱턴포스트 논설실장도 참석한다.
이어 '미국 이후의 전 세계 지배구조' 세션에서는 미국의 쇠퇴 후 어떤 국가가 어떤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지에 대한 시나리오를 짠다. 차세대 러시아 지도자로 꼽히는 일리야 포노마레프 러시아 하원의원은 유럽의 대안으로서 아시아를 말한다.
러시아가 과거 유럽과 함께 제국의 길을 갔었지만 지금은 미래의 주인공인 아시아로 편입해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ITㆍ텔레콤 장관을 역임한 일리야 포노마레프 의원은 혁신을 통한 경제발전 모델을 짜고 있는 러시아 핵심 브레인이다.
이를 위해 아시아식 교육 가치를 담은 베스트셀러 '타이거 맘'의 저자인 에이미 추아 예일대 교수가 본 세션에 참가한다. 그는 자유로운 미국식 자녀교육법에 반기를 들고 엄격한 아시아식 교육법을 주창해 돌풍을 일으킨 인물로, 아시아적 가치가 서구에서 어떻게 통할 수 있는지 밝힐 예정이다.
[지식부=전병준 부국장 / 신현규 기자 / 윤원섭 기자 / 장재웅 기자 / 이지윤 연구원 / 문지연 연구원]
40. [매일경제]현직 장관들이 말하는 글로벌 경제의 미래
올해 세계지식포럼의 특징은 주요국의 현직 장관과 국제기구의 현직 리더를 연사로 초청해 그들로부터 직접 현재 경제위기의 원인과 대응책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장관들과 국제기구 수장이 세계지식포럼에 모여 위기 돌파구의 혜안을 제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과 미국발 경제위기가 다시 세계경제를 흔들어 놓고 있는 지금 각국 정상들이 위기에 공조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등 선진국들이 내부 경제충격으로 과거처럼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공조의 리더십이 더욱 필요하다.
이번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하는 국제기구 리더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유엔 서열 2위인 아샤 로즈 미기로 유엔 사무부총장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을 역임한 수파차이 파닛차팍 UNCTAD 사무총장이 있다.
미기로 사무부총장의 역할은 반 사무총장을 보좌하며 유엔의 경제적 리더십을 강화하는 것으로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적 공조의 필요성을 역설할 전망이다. 그는 탄자니아의 첫 여성 외교부 장관 출신으로 아프리카 국가 간 협력 수준을 높인 경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2000년 유엔 여성차별철폐협약 위원 당시 상충되는 의견을 조율하는 리더십을 발휘한 것으로 이름을 알렸다.
수파차이 UNCTAD 사무총장은 태국 부총리 겸 상공부 장관을 지내고 WTO 사무총장까지 역임한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경제정책결정자이다. 그는 신흥국들이 선진국의 경제위기에 위축되지 말고 경제발전 가속화를 위해 무역확대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선진국의 빈자리를 신흥국들이 채워야 한다는 논리다. 또 무역 등 국가 간 경제협력이 세계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제기구 수장들과 함께 경제위기를 논의할 현직 장관들은 카럴 더휘흐트 EU 통상 집행위원(장관), 아쿠아 세나 단수아 가나 관광장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등이다.
통상 관련 장관들과 국제기구 수장들은 우선 '장관 라운드테이블 : 위기 극복의 대안, 무역' 세션에서 무역을 통한 경제위기 극복의 해법을 제시한다.
경제위기가 다시 찾아옴에 따라 각국이 다시 무역장벽을 높이는 등 보호주의로 회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무역 보호주의는 세계경제위기의 해법이 될 수 없다. 경쟁적인 보호주의 조치는 위기를 더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국가 간 경제협력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무역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도하라운드가 타결될 경우 그 효과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만한 폭발력이 있다. 영국 독일 인도네시아 터키의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 3500억~5000억달러의 무역 증진 효과가 발생한다.
여기에 힘을 보탤 인물이 자유무역 신봉자인 더휘흐트 EU 장관이다. 그는 재정위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EU에 필요한 처방으로 무역을 주장한다. 스스로 자신의 임무를 '도하 라운드테이블의 종결'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규정하며 자신의 주장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그는 벨기에 부총리 및 외교부 장관 출신으로 현직 EU 장관으로 세계지식포럼에 처음으로 참가한다.
김 통상교섭본부장 역시 더휘흐트 EU 장관과 같은 무역 옹호론자다. 그는 한ㆍEU FTA 발효의 주역이자 한ㆍ미 FTA 협상을 마무리한 인물로 현재 글로벌 경제위기와 이에 대한 해법으로서의 자유무역을 논의할 예정이다. 2007년 8월부터 한국의 통상 정책을 이끄는 수장으로서의 혜안이 기대된다.
김 본부장과 더휘흐트 장관은 양자 대담으로 진행될 'EU의 선택 : 아시아와의 파트너십 강화' 세션에서 한ㆍEU FTA 효과의 의미를 집중 분석한다.
재정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EU는 아시아와의 경제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기로 하고 첫 단계로 한국과 FTA를 체결했다. 한ㆍEU FTA가 지난 7월 발효됨에 따라 한국은 EU가 FTA를 맺은 첫 아시아 국가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이 EU의 대아시아 무역 관문이 된 셈이다.
EU는 한국과 FTA 발효 후 많은 아시아 국가와 FTA 체결을 준비 중이다. EU는 현재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와 FTA를 협상 중이고, 일본과 베트남과는 곧 협상 개시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중국까지 가세하면 EU의 아시아 통상 구도가 그려진다. 바로 무역 증진을 통한 위기 극복 방안이다.
한국을 처음 찾는 단수아 가나 관광장관 겸 국회의원은 글로벌 경제위기의 대안으로 아프리카와 같은 신흥국의 성장을 역설할 계획이다.
[지식부=전병준 부국장 / 신현규 기자 / 윤원섭 기자 / 장재웅 기자 / 이지윤 연구원 / 문지연 연구원]
41. [매일경제]브릭스 비즈니스 정상회담 열린다
브릭스(BRICs)라는 용어가 만들어진 지 올해로 10년이 지났다. 그 사이 브릭스의 성장세는 당초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브릭스 4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8.3%에서 2010년 17.4%로 증가했다. 브릭스는 세계 외환보유액의 약 40%를 쥐고 있다.
정치적 위상도 경제적 지위와 맞물려 커졌다. 브릭스 4개국의 국제통화기금(IMF) 지분이 지난해 서울 G20 정상회의 이후 10위권 안에 오르며 발언권도 강해졌다. 최근에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새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가세하면서 브릭스는 명실상부하게 세계 경제를 이끄는 신흥국을 대표하는 단어가 됐다. 2008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에서 브릭스 국가들은 글로벌 위기의 장기화를 막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브릭스 그룹의 미래에 긍정의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페인 IE 비즈니스스쿨의 이그나시오 드 라 토르 금융프로그램 학장은 인플레이션 및 소득불평등 등으로 브릭스 4개국이 머지않아 경제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개인소득을 뛰어넘는 주택가격, 과대평가된 부동산시장, 과잉 투자로 인한 기업 및 국가 부채, 낮은 생산성 등은 브릭스 국가들이 안고 있는 리스크 요인이다.
이렇게 브릭스 그룹의 미래에 대한 엇갈리는 전망들이 공존하는 가운데 세계지식포럼은 '브릭스 10년 : 과거 그리고 미래'라는 세션에서 브릭스 각국 대표 기업인 정상회담을 마련했다. 브릭스 국가들의 지속 성장 가능성과 향후 브릭스 국가들이 기존 선진국 그룹을 대체할 수 있을지를 논의하는 이 세션에는 브릭스 국가의 대표적 경제 전문가와 CEO들이 대거 참석한다.
눈길을 끄는 연사는 러시아의 대표적 자원ㆍ에너지기업인 En+그룹의 아르템 볼리네츠 대표다. 시베리아의 치니아 철광석 광산을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함께 개발하는 등 아시아 진출에도 적극적인 En+그룹은 러시아를 대표하는 광물자원 개발 기업이다. 아르템 볼리네츠 CEO는 2010년 12월 취임한 이후 이 회사를 광산, 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시키고 있다. 러시아에서 가장 존경받는 CEO로도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는 철도 시설을 공급하는 XY인터내셔널의 양윤송 회장이 참석한다. 그는 철도 관련 시설 및 기술 교역, 해외 턴키방식 엔지니어링 수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수의 유럽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XY인터내셔널을 중국의 대표 무역회사로 키워낸 주인공이다.
브라질을 대표해서는 보잉, 에어버스에 이어 세계 3위 항공기 제작업체인 '엠브라에르'사의 상용기 부문 사장인 파울루 케사르 시우바가 날아온다. 엠브라에르는 중소형 항공기 생산업체로 항공기 사업 특성상 매출액의 96.4%가 수출일 정도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자 브라질 기술력을 상징하는 기업이다.
이 세션의 좌장인 안드레이 일라리오노프는 푸틴 전 러시아 대통령의 수석경제보좌관 출신이다. 2004년 러시아 최대 정유회사 유코스의 국유화와 창업자 미하일 호도르콥스키의 구속을 비난하는 등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인물이다.
[지식부=전병준 부국장 / 신현규 기자 / 윤원섭 기자 / 장재웅 기자 / 이지윤 연구원 / 문지연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