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8

Economic issues : 2011. 10. 9. 12:14

1. [매일경제]中관광객맞이 "이게 뭡니까"

#1. 이달 초 국경절 기간 자유여행으로 한국 방문을 계획했던 여행작가 장칭자오 씨(21). 지난달 숙박을 위해 온라인으로 호텔을 알아보다 입이 쩍 벌어졌다. 서울 시내 웬만한 특급호텔은 1일 숙박비가 300달러가 넘었고, 그나마 방도 없었다. 울며 겨자먹기로 경기권 B급 호텔을 알아보다 결국 방한계획을 접고 말았다.

#2. 지난달 가족과 함께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장궈롱 씨(42). '대장금'을 보고 한국 음식에 매료된 그는 여행사 패키지 프로그램을 통해 제주를 찾았다가 실망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장씨는 "현지 식사가 삶거나 구운 돼지고기와 된장국, 몇 가지 반찬이 대부분"이라며 "다양한 요리를 시켜 먹는 중국인 입맛과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해 200만명의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작 중국인을 위한 호텔과 음식점 같은 인프라스트럭처가 크게 부족하고 손님맞이도 엉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서울 시내 특급호텔의 턱없이 높은 가격이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이 호텔스닷컴에 의뢰해 조사한 세계 주요 도시 호텔 가격 순위에 따르면 5성급 호텔의 경우 서울의 평균 가격이 32만2175원을 기록해 세계 5위권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호텔스닷컴은 8년째 호텔가격지수를 발표하고 있으며 이번 조사는 전 세계 1만9000여 곳, 12만5000여 개 호텔을 샘플로 구성해 실제 지불 가격을 모은 것이다.

등급을 나누지 않은 호텔들의 평균 가격도 최상위권이다. 올 상반기까지 전체 호텔의 평균 가격은 14만7324원을 기록해 물가가 가장 비싸다는 도쿄(13만3183원)나 오사카(10만8438원), 상하이(10만1035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살인적인 호텔 가격이 '중국 특수'를 희석시킬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번 국경절 기간 '명품 한국여행'을 계획했던 랜드사(현지 여행사)들은 가뜩이나 비싼 요금에 극성수기 10% 이상 더 올라가는 할증료까지 더해지면서 아예 경기권으로 숙소를 바꾸는 사례가 허다했다. 상대적으로 싼 경기권 B급 호텔에 재우고, 셔틀버스를 타고 서울로 '원정 쇼핑'을 가는 기현상이 벌어진 셈이다.

KATA(일반여행업협회) 중국 인바운드팀 관계자는 "한국 랜드사들의 가장 큰 불만은 호텔 가격"이라며 "패키지 가격 때문에 경기권 숙소를 선택한 일부 여행사들은 여행 자체가 취소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의 불만도 호텔을 포함한 '물가'에 집중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 중국편에 따르면 "호텔 등 한국 내 물가가 비싸다"는 응답이 전체 불만 사항 중 27%나 차지했다.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관광호텔까지 포함하면 국내 관광호텔의 방 숫자는 7만4900여 실로 아직 3만실이 부족하다. 수요가 늘 공급을 초과하다 보니 가격도 치솟는 게 당연하다"며 "숙박시설이 보완돼야 외래관광객 1000만명 달성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익수 여행ㆍ레저전문 기자]


2. [매일경제]삼성 스마트폰 애플 제쳤다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악조건을 이겨내고 삼성전자가 3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깜짝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달성했다.

특히 애플과 사활을 건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는 스마트폰의 판매 급증이 1등 공신이어서 스티브 잡스가 떠난 이후 글로벌 IT 패권 다툼에서 우위를 차지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국내외 사업장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41조원, 영업이익 4조2000억원의 잠정실적(가이던스)을 기록했다고 7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9%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3.6% 감소했다. 하지만 애초 증권업계의 영업이익 추정치 3조1000억~3조5000억원을 크게 웃돌아 예상 밖의 호실적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3분기 이후 4분기 만이다.

3분기 영업이익률도 10.2%로 1년 만에 두 자릿수에 복귀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8일 3분기 실적 확정치를 발표한다.

삼성전자가 영업이익률 10%를 돌파하면서 선전한 데는 스마트폰 판매 호조가 크게 기여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2800만대 수준으로 전분기 대비 40% 이상 급증하면서 통신 부문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3분기에 스마트폰 판매량 기준 사상 처음으로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시장 1등을 차지한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추정한다. 또 반도체 부문에서도 강력한 원가경쟁력과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1조5000억원 수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반면 LCD 가격 하락 여파로 디스플레이 부문은 올해 1ㆍ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시장 전망보다 최대 1조원 많은 영업이익을 내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매출액ㆍ영업이익 150조원-15조원 클럽에 가입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분기까지 삼성전자의 누적 매출액은 117조4200억원, 영업이익은 10조9000억원이다.

[황형규 기자 / 고재만 기자]


3. [매일경제]세계는 `잡스 워너비` 행렬

# 장면 1. 2006년 뉴욕 애플스토어 매장에 앨런 씨가 뒷머리에 사과 로고를 새긴 채 들어왔다. 마침 그 매장을 찾았던 스티브 잡스는 그의 뒷모습을 보고 감탄해 악수를 청했다. 그는 애플에서 새로운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사과 로고를 머리에 새기는 애플의 '팬보이(광팬)'였고 잡스와 악수한 그날 이후 오랫동안 오른손을 씻지 않았다.

# 장면 2. 영화감독 진원석 씨는 잡스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7일 지인과의 저녁 자리에 청바지와 터틀넥을 입고 나타났다. 진 감독은 아이패드에 애플의 새 OS인 iOS5를 내려받아 지인에게 자랑했다. 진 감독은 "잡스는 나에게 예술적 영감을 준 멘토였기 때문에 추모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오늘 신발은 그가 신었던 것과 다른데 완벽히 따라했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는 떠났지만 그를 추종하는 전 세계인들의 추모 열기가 뜨겁다. 그의 어록을 가슴에 새기는가 하면 그의 프레젠테이션은 물론 옷까지 따라하는 소위 '잡스 워너비(Jobs Wannabe)'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등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 '잡스 신드롬'이 불고 있다.

7일 미국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본사와 팰러앨토 주택가에 자리 잡은 잡스의 저택에 추모객 행렬이 이어지고 보스턴, 뉴욕, 시드니 등 전 세계 대도시 애플스토어에도 그를 기리는 꽃다발과 쪽지가 속속 모였다.

특히 20ㆍ30대 청년들이 잡스를 추모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기존의 질서와 틀을 깨는 인물이었다는 데 있다. 1970~1980년대 대표적 글로벌 문화 아이콘인 '비틀스'나 '존 레논' 현상이 21세기 '스티브 잡스'로 이어졌다.

잡스의 인생 자체가 범상치 않은 출생, 고난과 역경, 재기와 승리의 연속이 공식인 영웅의 일대기처럼 드라마틱하다는 점도 그의 신드롬에 큰 힘을 실어준다. 루저가 위너가 될 수 있는 길을 보여줬다.

그가 매년 신제품 발표회(키노트)에서 보여준 면모도 젊은이들을 '팬보이'로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손재권 기자 / 김명환 기자]


4. [매일경제]美 시위대 한때 BOA 난입

뉴욕에서 시작된 반월가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며 폭력적 양상마저 띠기 시작했다.

로이터,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6일 워싱턴DC 등 미국 20여 개 도시에서 유사 집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동부의 보스턴과 트렌턴, 저지시티, 뉴저지, 필라델피아, 노퍽, 버지니아를 비롯해 탬파와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휴스턴, 샌안토니오, 오스틴, 솔트레이크시티, 내슈빌, 테네시, 포틀랜드, 오리건,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앵커리지에서는 수십~수백 명의 시민이 금융권 개혁과 빈부격차 해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특히 이날 로스앤젤레스에서는 경찰과 충돌 없이 시위를 펼치던 시민 중 일부가 도심 뱅크오브아메리카에 갑자기 난입하는 등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지난 3주 전부터 시작된 반월가 시위가 폭력적인 양상을 띠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위가 본격화함에 따라 이 문제가 정치쟁점화할 조짐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시위대는 미국민의 분노의 표출"이라는 표현으로 이들에 대한 우회적인 지지를 표시했다.

그는 이어 "국민이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국민은 룰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 금융산업의 표본으로 월가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유력한 공화당 대선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지난 4일 "월가 시위는 계층 간 충돌"이라면서 "이는 위험스러운 일"이라고 시위를 반대했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5. [매일경제]"Stay Hungry, Stay Foolish" 잡스 최고의 명언 담긴 책은…

◆ 잡스 신드롬 ◆

"항상 배고프게 갈망하고, 바보같이 우직하게 살아라(Stay Hungry, Stay Foolish)."

스티브 잡스가 2005년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식 축사 당시 대미를 장식했던 말이다. 당시 잡스는 췌장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가 극적으로 재기한 직후였다. 사회 진출을 앞둔 졸업생들에게 인생 여정에 후회가 없도록 자신을 불사르라는 조언을 남겼다.

사실 잡스의 이 명언은 스튜어트 브랜드가 펴낸 저서 '지구백과(The Whole Earth Catalog)'에 나오는 문구다. 이 책자 마지막 페이지에는 잡스가 좋아하는 검은색 바탕 지면에 평화로운 시골길과 함께 'Stay Hungry. Stay Foolish'가 적혀 있다.

'지구백과'는 온갖 잡다한 정보를 카탈로그 형태로 정리한 책이다. 잡스는 '35년 전 구글 버전'이라고 소개했다. 유년기 시절부터 '지구백과'를 줄곧 탐독하고 친구들과 토론을 벌이면서 자랐다. '지구백과'는 잡스 삶의 원동력이었다. 잡스는 '지구백과'에 정리된 수많은 지식보다 더 깊은 곳을 봤다. '새로운 것을 갈망하고 미련하게' 자료를 모아 책을 발간한 브랜드의 도전정신이다.

[김대기 기자]


6. [매일경제]애플 동업자 워즈니악 "잡스 창의성 덕에 삶이 즐거워졌다"

◆ 잡스 신드롬 ◆

"그의 창의성은 삶의 즐거움을 일깨웠다(That he put so much into creating means he brought a lot of life to the world)."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공동 창업했던 스티브 워즈니악은 PC, 모바일기기, 음악,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잡스의 창조와 열정을 추억했다.

워즈니악은 6일(현지시간) AP와의 동영상 인터뷰에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는 "우리는 다시 되찾을 수 없는 소중한 것을 잃었다"면서 "그는 강력하고 에너지 넘치는 리더로 다른 이들에게 인식됐지만 나에겐 너무 따뜻하고 좋은 친구였을 뿐"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매일경제신문은 지난 3월 MBN 주최 '세계 경제와 미래 포럼'에 참석했던 그를 단독 인터뷰했다. 워즈니악은 "잡스는 특유의 감각(instincts)으로 뭐가 제품이 돼야 할지 안 될지를 잘 알았다"면서 "아이디어를 들으면 바로 예스 노를 결정할 정도"라고 잡스를 칭찬했다.

워즈니악은 잡스보다 다섯 살이 많으며 잡스가 고교생일 때 처음 만났다. 그와 잡스는 1976년 애플 공동 창업 후 인류 최초로 흑백이 아닌 컬러 그래픽을 구현한 개인용 컴퓨터(PC) '애플 Ⅱ'를 개발했고, 평생 친분을 이어왔다.

그는 잡스와의 인연에 대해서도 "대형 컴퓨터들이 주류였던 20대 초반 작은 컴퓨터를 만들어봤다. 다른 이들에게 나눠주며 '혁명'을 기다리고 있던 중 잡스의 '40달러에 팔자'는 제안을 받고 회사를 차렸다"고 설명했다. 워즈니악은 "잡스는 뭐든지 팔기를 원했다"며 "그는 비범하고 동시에 여러 일을 잘하며 조급한 반면 나는 조용하고 차분한 편이며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다. 너무 다르지만 함께 회사를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워즈니악은 애플을 창업하게 되기까지의 과정들을 설명하며 "나는 천재 엔지니어라 불렸지만 괴짜였다"며 "당시 메인프레임 같은 거대한 컴퓨터가 주류였는데 TV처럼 작은 컴퓨터가 사람들의 삶에 혁명을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컴퓨터를 주머니 속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겠는가"라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시도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애플의 신제품 발표장에서 잡스와 다정하게 어깨에 손을 올리면서 친분을 과시해왔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애도를 표시했다. 손 회장은 "몸 상태가 좋아지면 일본에 와서 초밥집에 가자고 약속했는데 매우 유감스럽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손 회장은 "나는 발밑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의 위대한 공적은 영원히 칭송될 것"이라고 최고의 추도사를 보냈다.

[황시영 기자]


7. [매일경제]천재의 `마지막 PT` 장례식 공개될까…상속 유언장에 관심

◆ 잡스 신드롬 ◆

애플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의 장례 일정은 6일 현재까지도 베일에 가려 있다. 유가족과 애플 측은 이날까지 장례식 일정과 관련해 어떤 발표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미국 장례절차를 감안하면 장례예배 하루 전날 이뤄지는 '뷰잉(viewing)'을 거친 뒤 교회나 회사, 별도의 장례식장에서 행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뷰잉은 고인의 관을 덮기 전에 조문객들이 고인의 시신을 쳐다보고 잠시 묵상을 갖는 절차다.

통상 장례는 3~5일장을 치른다. 이는 유가족이 결정한다. 유가족이 5일장을 택한다면 이틀에 걸쳐 장례절차와 장지선정을 마친 뒤 4일차인 7일께 뷰잉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이후 8일 장례예배를 드리고 하관할 것으로 예상된다. 뷰잉을 가족과 지인들에게만 한정할지, 아니면 일반인에게도 허용할 것인지가 관심이다.

스티브 잡스의 가족관계가 복잡한 만큼 상속 문제도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현재 그의 유산 규모는 최소 67억달러로 추산된다.

무엇보다 잡스의 유언이 중요하겠지만 생부가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현 단계에서는 부인 로렌과 세 자녀에게 일정액 상속이 이뤄지고 나머지는 재단을 설립해 기부활동에 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생부 존 잔달리(80)는 네바다주 한 카지노 업체에서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잔달리는 잡스를 낳은 며칠 후 입양 보내 사실상 상속권을 실권한 상태지만 그가 상속과정에서 어떻게 대처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고교시절부터 동거한 크리산 브레넌과 사이에서 낳은 딸 리사(1978년생)도 문제다.

서호진 법무법인 대륙변호사는 "미국 법에 따르면 생부와 브레넌은 상속 대상에서 제외되고 친자확인을 거친 리사는 상속 대상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 변호사는 "잡스가 유언장을 남겨 '교통정리'를 해놓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욕= 김명수 특파원]


8. [매일경제]잡스·애플 관련 책 쓴 매경기자 3人이 본 스티브 잡스

◆ 잡스 신드롬 ◆

스티브 잡스는 언제나 화제를 몰고다닌 인물이었다. 누구나 어느 정도는 그에 대해 일가견을 피력할 만하다. 하지만 그에 관한 책을 쓰려면 남다른 탐구와 지식의 체계화 노력이 필요하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에 대해 여러 권의 저서를 펴낸 이창훈 금융부 부장대우, 손재권 모바일부 기자, 김대원 증권부 기자 등 매일경제 기자들이 그의 생애와 업적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방담 형식으로 소개한다.

▶이창훈=책을 쓰는 동안 잡스에 푹 빠져 살던 기억 때문에 그의 타계 소식에 남다른 감회를 느끼게 됩니다. 그도 아마 죽기 전 자신의 영욕을 있게 한 수많은 사람을 파노라마처럼 떠올리지 않았을까요. 그중에는 생전 가장 존경하고 따르는 멘토였던 선불교 승려 고분치노 오토가와도 있었을 겁니다. 그는 잡스의 정신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었죠. 인간의 본성이 요구하는 제품들을 직관적으로 찾아낼 줄 알았던 잡스의 발상법은 불교적인 명상의 세계를 이해해야 다가갈 수 있다고 봅니다.

▶손재권= 잡스의 결혼식 주례를 맡은 것도 고분치노였죠. 아내 로렌과의 결혼식이 불교식으로 치러진 것이나 터틀넥과 청바지라는 승복을 연상케 하는 검소하고 단순한 복장을 고수한 것도 불교의 영향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재기의 발판이 된 픽사(Pixar)를 잡스에게 시세의 3분의 1 가격에 넘겨준 조지 루카스도 잡스와 같은 선불교 신자였다고 하네요.

▶김대원=히피 문화에 젖어 마리화나에 빠지기도 하는 등 분방하게 살던 잡스가 고분치노와 만나 선불교에 심취할 당시 그가 드나들던 선원이 사과 농장 안에 있었다죠. 스티브 워즈니악 등 그의 창업 동료들에 따르면 회사 이름을 '애플'로 지은 것도 그 때문이라고 하네요.

▶이창훈=잡스가 이룬 업적은 '만남'이라는 것을 빼놓고 말할 수 없을 듯합니다. 그는 중요한 인물들과의 만남을 업적으로 연결시킬 줄 알았습니다. 잡스의 놀라운 성취는 비범한 통찰력과 함께 중요한 고비마다 훌륭한 조력자를 만난 데 있습니다. 행운도 따랐지만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과 리더십이 있었던 거죠.

그리고 그를 따르는 사람들을 자신과 똑같은 열정에 휩싸이게 만드는 탁월한 동기부여자이기도 했습니다. 애플 초창기 매킨토시 개발팀에 "해군이 되기보다 해적이 돼라" "일주일에 80시간씩 즐겁게 일하자"고 주문을 걸었고 그들은 실제로 해적 깃발을 건물에 내걸고 열광적인 충성심을 보여줬습니다.

▶손재권=잡스는 "A급 인재들을 모아놓으면 계속 A급 인재들이 채용되지만 B급 직원을 고용하면 회사는 머지않아 B, C급 인재들로 가득 차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유능한 사람은 유능한 사람을 부르고 이것이 조직의 경쟁력이라고 믿은 잡스였기 때문에 항상 변화와 결정이 신속히 이뤄지는 '벤처형 조직'을 유지하려고 했지요. 애플 생태계라는 것도 단절이 아닌 애플 제품들이 여러 가지 형태로 결합되게 하는 '만남의 경영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대원=잡스가 다닌 리드(Reed)컬리지는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의무적으로 복수전공하게 돼 있었죠. 잡스는 거기서 철학과 물리학을 복수전공했습니다. 또 거기서 캘리그래피(서체학)를 접하게 돼 애플 OS의 디자인에 접목하게 됩니다. 여담이지만 잡스는 자신의 아들 이름을 리드로 지었을 만큼 그 학교에 깊은 애착을 보였습니다. 그런 잡스가 항상 인문학과 이공학의 만남(융합)을 강조한 것도 우연이 아니라고 봅니다.

▶손재권=애플빠, 잡스빠라고 불리는 열광적 소비자들을 만들어낸 '에반젤리즘 마케팅'을 창안한 일본인 가이 가와사키와의 만남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작고 가볍고 쓰기 편리한' 개인용 컴퓨터 매킨토시의 개념을 최초로 고안한 제프 래스킨과의 만남, 토이스토리를 만든 애니메이션 천재 존 래스터와의 만남도 잡스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환점이죠.

▶이창훈=유창한 언변을 바탕으로 한 잡스의 설득력도 빼놓을 수 없는 이야깃거리입니다. 그 설득력 덕분에 그는 '펩시 챌린지'로 펩시콜라를 단기간에 코카콜라의 라이벌로 키운 존 스컬리를 신생 벤처기업이었던 애플의 CEO로 영입할 수 있었죠. 비록 그가 데려온 스컬리에 의해 애플에서 쫓겨나게 됐지만요.

당시 그가 망설이는 스컬리의 마음을 한순간에 바꾸게 했던 "평생 설탕물이나 팔고 살 거요, 나와 함께 역사를 창조할 거요"라는 말은 너무 유명해졌지요.

▶손재권=잡스의 업적 중에서 아이팟을 만든 것보다 중요한 것은 소니와 워너뮤직, EMI 등 음반 메이저들을 설득해 MP3 음원시장을 열게 한 겁니다. CD 형식을 고집하던 음반 메이저들에 그들이 가장 고민하던 문제인 음원 불법 유통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저작권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게 해주겠다는 전략으로 설득했는데 나중에 한 음반사 CEO는 잡스의 구두까지 닦아주려고 할 정도로 그에게 반해버렸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이창훈=잡스는 어떻게 팀 쿡을 만났고 후계자로 결정하게 된 걸까요.

▶김대원=쿡은 사실 제너럴모터스(GM)와 휴렛패커드(HP)의 CEO 후보로도 거론될 만큼 탁월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가 디자인을 우선시하고, 시장에 끌려가기보다 애플의 제품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잡스 정신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지만 애플은 이제 관리가 혁신 못지않게 중요시되는 시점이어서 쿡이 잡스보다 오히려 경쟁사에 더 까다로운 상대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정리 = 김대원 기자]


9. [매일경제]잡스없는 IT 大혼돈…후발社 M&A로 반격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죽음으로 세계 IT업계는 혼돈 속으로 빠졌다. '컨트롤타워'인 잡스가 창조적 혁신을 이끌며 애플을 글로벌 강자로 만들었지만 잡스의 사망으로 애플의 위상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시점에 애플의 위기를 자신의 기회로 삼아 재도약하려는 IT기업들이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후발주자들의 재기 야망은 요즘 IT업계에서 솔솔 피어오르고 있는 인수ㆍ합병(M&A)설에서 엿볼 수 있다.

일본의 대표 IT기업인 소니는 최근 합작 투자법인인 소니에릭슨을 완전 자회사로 전환할 계획을 가지고 M&A를 추진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일 "소니가 스웨덴 통신장비제조업체인 에릭슨과의 휴대폰 합작 사업을 해소하고 합작회사의 주식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소니에릭슨은 2001년 양사 간 50대50 비율로 설립된 휴대폰 제조회사로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은 약 5%다. 올 2분기 기준 휴대폰 판매 실적 중 스마트폰이 70%를 차지할 정도이지만 미국 애플, 한국 삼성전자 등에 밀려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소니는 스마트폰의 급속한 확산에 대비해 독자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경영권을 확보할 목적으로 에릭슨 보유지분 인수에 나선 것이다.

소니가 소니에릭슨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은 잡스가 빠진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의 최대 이동통신사 보다폰도 변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보다폰이 세계 4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림(RIM)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다폰과 림의 합병이 성사되면 이동통신 서비스와 모바일 디바이스 공급이 동시에 이뤄지게 돼 단숨에 글로벌 IT업계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다.

최근 림은 애플과 구글의 독주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있지만 보다폰의 후방 지원을 받게 되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지 모를 일이다.

'원조 포털' 야후 역시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M&A설이 제기되고 있다. 야후는 구글과 페이스북에 자리를 내주며 고전하고 있어 그동안 지속적으로 매각을 추진해왔다.

최근 미국 CNBC 등 주요 외신들은 MS가 야후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MS는 야후 인수를 위해 동업자를 찾고 있으나 회사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장에서는 MS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잡스의 사망으로 힘이 빠진 애플을 따라잡기 위해 그동안 부진했던 IT기업들은 M&A를 통해 덩치를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IT업계는 합병을 통한 신흥 강자들의 출현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성인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글로벌 IT업계는 애플과 삼성 등 빅 플레이어들이 시장을 선도하며 점유율을 높여나갔다"며 "포스트 잡스 시대에 애플제국의 향방을 가늠하기는 힘들지만 후발주자의 거센 추격으로 시장 판도는 분명히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균 도쿄 특파원 / 서울 = 김대기 기자]


10. [매일경제]무디스, 英은행 12곳 신용 강등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7일 영국과 포르투갈 금융회사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했다.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로 인한 부실자산 증가와 자본확충 필요성, 신용경색 등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무디스는 영국의 12개 은행과 주택금융조합의 신용등급을 내렸다고 이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등급을 강등당한 금융회사는 로이드 TSB은행, RBS, 네이션와이드 주택금융조합 등이다.

로이드 TSB은행 등급은 Aa3에서 A1으로, 산탄데르은행 영국지점은 Aa3에서 A1으로, 코퍼러티브뱅크는 A2에서 A3로 한 계단씩 강등됐다. RBS는 Aa3에서 A2로 두 계단 내려갔다. 이 밖에 7개 소규모 주택금융조합도 한 계단에서 최대 다섯 계단까지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무디스는 이날 "영국 정부가 전체 금융산업에서 비중이 큰 금융회사들에 대해서는 지원을 계속할 것으로 믿는다"면서도 "소규모 금융회사들에 대해서는 도산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정부로부터 가장 많은 구제금융을 수혈받았던 RBS에 대해서는 이미 시장에서 정부 구제금융을 추가로 투입해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이 고조돼 왔다.

유럽 은행들에 대한 3차 자산건전성 심사(스트레스 테스트)를 앞두고 유로존 국채를 상각한 RBS에 추가 자본이 필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때문이다. RBS는 그리스 국채의 경우 익스포저(위험노출액) 12억유로의 절반을 상각했다.

보다 강화된 3차 스트레스 테스트 상황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 RBS의 자본 비율은 11.1%로 대부분 은행보다 높은 편이다. 하지만 RBS의 유로존 주변국에 대한 익스포저를 상각하면 이 은행은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기본자본(Tier1) 비율을 충족하지 못할 위험이 있는 5개 은행 중 하나로 꼽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무디스는 같은 날 포르투갈 은행 9곳의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했다. 7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9개 포르투갈 은행의 신용등급을 1~2단계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은행은 카이샤 제랄 데 디포지토스, 방코 코메르셜 포르투기스 등이다. 모든 은행에 대한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해 향후 추가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무디스는 "포르투갈 은행들이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지난 7월 신용등급이 강등된 포르투갈 국채를 많이 보유한 은행들의 재무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무디스가 무더기로 신용등급을 전격 강등한 은행들은 자산 상황이 좋지 않아 이미 수개월 전부터 신용등급 강등이 예고된 은행들이었다. 게다가 지난 몇 개월 사이에 유동성 공급이 더 악화된 데다 경기침체로 이들 은행의 경영 악화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7일 파산설에 휩싸였던 벨기에 최대 은행 덱시아의 신용등급을 한 계단 강등했다.

[김주영 기자 / 정동욱 기자]


11. [매일경제]ECB 유동성지원 약효 이어질까

유럽중앙은행(ECB)의 전격적인 유동성 공급 확대가 위기에 빠진 유럽 은행들을 구할 수 있을지 글로벌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CB는 6일 통화정책이사회를 열고 금리를 동결하는 대신 12개월과 13개월 만기의 무제한 대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400억유로(약 63조4000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증권(커버드본드) 매입 프로그램도 재개하기로 했다.

지난달 중순 유로권 은행들에 대한 달러 공급 정책을 발표한 지 불과 한 달도 채 안 돼 나온 긴급조치다.

이날 영국 중앙은행인 뱅크오브잉글랜드(BOE)도 향후 4개월간 750억파운드(약 142조5000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푸는 2차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프랑스 2위 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현재 유로존의 문제는 신용경색"이라며 "ECB가 은행 유동성 지원에 초점을 맞춘 이번 대책은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또 ECB를 필두로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가 이어지면 평균 금리가 하락해 은행들의 자금 압박이 다소 완화되는 효과도 볼 것으로 예상된다. JP모건체이스는 현재 0.80% 수준인 선진권의 평균 금리가 올해 말에는 0.62% 정도, 신흥권 역시 현재 5.93%에서 연말 5.80% 정도까지 각각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이번 조치로 세계 경제 침체를 견제하기 위한 중앙은행들의 공조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런던 금융업체 리걸 앤드 제너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팀 드라이슨은 "추가 (양적 완화) 조치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3차 양적 완화와 ECB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뉴스가 전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은행권 자금 경색 해소를 위한 한시적 '땜빵' 대책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지난달 중순 ECB는 미국 영국 일본 스위스 등 주요 4개국 중앙은행과 연계해 유럽 은행권에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하는 긴급대책을 내놨지만 약효는 오래가지 않았다. 사실상 유로존의 근본적인 문제해결 대책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조치 역시 그리 효과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이번 ECB 대책이 은행들이 자본을 재확충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어주는 효과를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역내 재정위기로 타격받고 있는 유럽 은행의 자본 보강에는 최대 2조3000억달러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시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

[김주영 기자]


12. [매일경제]국경절에 한국 찾은 中 관광객 만나보니

'숙소-서울 C호텔ㆍS호텔, 경기 P호텔ㆍM호텔. 음식점-서울 S삼계탕, 제주 S가든, 부산 D반점.' A여행사가 이번 중국 국경절 기간에 판매한 인바운드 여행상품에 포함된 숙소와 음식점이다.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60만~65만원짜리 4박5일 일정에 포함됐지만 대부분 A급 시설이 아니다. 이 상품에 포함된 주요 여행 포인트도 마찬가지다. 첫날 국립박물관. 둘째 날 경복궁과 남산 N타워, 청와대 사랑채, 한옥마을을 방문하는 일정이다. 제주 일정도 별다를 게 없다. 공항 바로 옆 용두암을 본 뒤 천지연폭포, 성산일출봉에 간다.

그나마 국내에서 빅3에 드는 A급 여행사의 제일 인기 있다는 일정이 이 정도다. 이러니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3년 전 한국을 방문한 뒤에 이번 국경절 기간 다시 한국을 찾았다는 완창 씨(32)는 "3년간 변한 게 거의 없다. 여전히 고궁 위주 프로그램이고, 음식점도 별로 나아진 게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 말 안 통하는 게 가장 불만

'유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불만을 느끼는 것은 언어 문제다.

최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중국인 26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6.3%(중복응답 포함)가 언어 소통이 안 되는 게 가장 큰 불만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관광지에 가서도 말이 안 통해 중국인들은 혼자 다니기에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외국어 안내시설에도 중국어 표기가 거의 없어 중국인들이 소외감마저 느낄 정도다.

실제로 지난 7월 여수박람회 D-300일을 앞두고 전라남도가 동부권 7개 시ㆍ군, 14개 지역 관광안내판 30개를 대상으로 표기실태를 조사한 결과 기본 4개 언어(한ㆍ중ㆍ일ㆍ영) 표기가 모두 이뤄진 곳은 11곳(36.6%)에 불과했다.

중국어 표기가 있는 6곳에서도 오ㆍ탈자가 발견됐고 중국인이 이해할 수 없는 표현이 사용된 곳도 13곳에 달했다.

값비싼 요금을 받고 있는 특급호텔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온다. 5성급 호텔 중 중국어에 능통한 인력은 손에 꼽힐 정도다. 카지노까지 딸린 M호텔은 3교대 리셉션 조에 한 명씩 투입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중국인들이 더 몰리는 서울 S호텔 등 특2급 호텔도 리셉션과 컨시어지 데스크에 1명씩 배치하는 정도다.

김현호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은 "중국은 한 해 해외 관광객이 1억명에 달하는 세계 최고 아웃바운드 여행 국가"라며 "중국인들이 한국을 찾아도 불편함을 덜 느낄 수 있도록 언어 장벽을 허물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음식 불만 갈수록 커져

한국 음식점에 대한 중국인들 불만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2008년 조사 때는 16.5%가 불만을 표시했지만, 올해는 23.3%로 불만 수치가 더 높아졌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중국인 관광상품을 취급하는 국내 여행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관광 실태 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중국어 안내 부족'(16.1%)과 함께 '열악한 숙박시설'(39.1%), '부실한 먹거리'(18.7%)가 가장 실망스러운 분야로 지적됐다.

KATA(일반여행업협회) 관계자는 "호텔 값이 비싸다 보니 자연스럽게 음식점 수준을 낮출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패키지 여행 상품은 일본 패키지 상품의 음식점보다 수준이 낮은 편이다.

중국인 입맛을 무시한 음식을 내놓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중국인들은 음식을 많이 펼쳐놓고 나눠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단품 음식이 나오는 곳이나 한국 음식화된 중국집을 데려가는 것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중국인 관광객을 많이 받는 C여행사 관계자는 "중국인들은 세계 어느 나라 관광객보다 음식 맛을 따지는 편"이라며 "중국인 입맛에 맞는 식당을 많이 만들어야 중국인 관광객들을 지속적으로 더 많이 유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행ㆍ레저전문 = 신익수 기자]


13. [매일경제]금융당국, 예금인출 조짐 긴급진화

금융당국이 최근 예금 인출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에 대해 긴급 진화에 나섰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새마을금고와 신협 예금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다"며 "예금자들에게 혼선을 일으켜 유감"이라고 밝혔다.

지난 4일 김 위원장은 시장 불안 요인의 사전 대비를 강조하면서 "우리가 시장 안정을 위해 더욱 관심을 기울일 부분은 신협과 새마을금고"라며 "부처 소관을 떠나 위험 요인이 없는지 철저히 점검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은 곧 최근 영업정지 사태를 겪은 저축은행에 이어 금융당국이 상호금융업계를 겨냥하고 있다는 식으로 해석됐다. 결국 새마을금고와 신협에 대해 일부 지역에서 인출 사태가 벌어졌고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이 7일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김 위원장은 "(예금자들이)마치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전면조사 다음에 신협이나 새마을금고를 조사한다는 뉘앙스로 받아들여 불안해 한 것 같다"며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자체 예보기금을 가지고 있고, 원리금 5000만원까지 확고하게 보호하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신협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장태종 신협중앙회 회장은 "전국 신협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만 2617억원으로 역대 사상 최대 규모"라며 "금융위기에도 10년 연속 안정적인 흑자를 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건전성 부문에서는 부실 비율이 사상 최저 수준인 1.1%대로 줄어 3년 연속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또 "960개 신협조합 중 어려운 곳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해왔다"며 "지금 14곳을 살펴보는데 규모가 작아 중앙회에서 충분히 커버할 수 있어 별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예금자보호와 관련해 그는 "예금자보호를 위해 8081억원을 준비해놓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신협은 순자본비율이 3.69%인데 이를 다른 상호금융회사처럼 출자금을 산입한 준BIS비율로 환산 적용할 때 10.1%가 된다.

한편 새마을금고 관리ㆍ감독을 맡고 있는 행정안전부도 8개 금고에 대한 정밀 검사를 한 결과 전반적으로 건전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6일 밝혔다.

조사 결과 8개 금고의 평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6.1%, 순자본비율은 10.0%,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54%로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내 주식투자 저변이 취약해 종합 대처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를 위해 "초장기 분할적립식펀드나 학자금펀드 등에 세제 혜택을 지원하는 등 새로운 간접투자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은퇴 이후를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최소 10년 이상 투자상품에 세제 지원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 구조개선이 시급하다며 "장기 고정금리 대출 확대를 위해 앞으로 은행이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금융위는 커버드본드 특별법은 중장기 과제로 추진해왔는데,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제도화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민석기 기자 / 송성훈 기자 / 전정홍 기자]


14. [매일경제]기재부·한은 내년 성장률 또 하향 시사

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당초 예상한 것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성장률을 당초보다 낮은 4%대 초반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한은은 지난 4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4.8%로 내놨다가 3개월 뒤인 7월 4.6%로 낮췄는데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밝힌 셈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내년 경제성장률을 애초 전망한 4.8%에서 지난 9월 4.5%로 낮춰서 2012년 예산안을 냈다"며 "내년 성장률 전망치 4.5%에도 하향 조정 위험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올해 말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 한 차례 하향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삼성ㆍLG 등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지난 9월 내놓은 경제전망 자료를 통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6%를 기록해 4%대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올해 성장률도 당초 전망했던 수준에 미달할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는 "연간 성장률은 4%를 조금 넘는 수준일 것"이라고 진단해 당초 전망치(4.3%)보다는 낮지만 4%대 성장률은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금리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아 3%대 물가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에 대해 김 총재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약간 넘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금리를 물가 하나만 갖고 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3% 물가목표 중심축이 선진국에 비해 높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높은 경제성장률, 국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관리한 뒤 선진국 수준으로 가야 한다"며 "금통위에서 여러 여건을 감안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박봉권 기자 / 신헌철 기자]


15. [매일경제]美의회, 12일 한미 FTA 표결

미국 의회 상ㆍ하원의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 처리가 오는 12일까지 모두 끝날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수도 워싱턴DC를 국빈 방문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13일 이전 양국간 FTA 협정의 미국측 절차는 모두 종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의 양원 합동연설도 그 가능성이 높아졌다.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의 해리 리드 원내대표는 6일에 이어 7일 본회의 발언에서도 오는 12일 한ㆍ미 FTA 표결 방침을 재확인했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본회의 발언을 통해 이 대통령의 의회 연설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12일까지 한ㆍ미 FTA의 상원 처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원의 양당 지도부가 모두 이 대통령의 의회 연설 성사를 위해 12일까지 한ㆍ미 FTA 처리를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특히 상원은 이날 밤 의사 진행 규칙을 개정해 3개 FTA에 대한 본회의 토론 시간을 대폭 단축해 12시간 내에 끝내기로 하고, 한ㆍ미 FTA에 대한 표결을 가장 먼저 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이보다 앞서 하원은 상원 본회의 표결이 예상되는 12일 오전 본회의를 열어 상원보다 몇 시간 앞서 한ㆍ미 FTA 이행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한국 국회는 미 의회의 비준 방침에 대해 아직 뚜렷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16. [매일경제]한·EU FTA 발효 100일…무역수지 흑자 10억달러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지 100일간 우리나라의 대EU 무역수지는 10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유럽에서의 수입도 18.7%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한ㆍEU FTA에 따른 수출입 효과를 정확하게 따져보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관세청은 유럽발 재정위기 등 전반적인 수출 감소 요인에도 지난 7월 FTA가 발효된 이후 100일 동안 EU로의 수출은 134억2000만달러, 수입은 124억달러를 각각 기록해 10억20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고 7일 밝혔다.

FTA 발효 첫 달인 지난 7월은 1억99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8월에는 94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9월에는 13억2200만달러로 큰 폭의 흑자를 냈다. 10월 들어서는 6일까지 1억95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지만 곧 흑자로 반전될 것으로 관측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FTA를 통해 관세 감면을 받는 혜택 품목의 대EU 수출은 지난 100일 동안 전년 동기 대비 17%(106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자동차(110%), 자동차 부품(21%), 석유제품(103%), 철강판(21%) 등의 수출이 크게 늘었다. 관세청 관계자는 "FTA 혜택 품목의 흑자가 20억7000만달러로 지난 100일간 대EU 무역수지 흑자를 견인했다"면서 "EU로 수출되는 201개 품목 중 143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해 한ㆍEU FTA 효과가 산업 전반에 걸쳐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입은 작년 동기 대비 18.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월별로 보면 수입 증가율은 7월 36.7%로 가장 높았다가 △8월 17.1% △9월 9.0%로 낮아지고 있어 우리나라의 시장 개방 효과는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병호 기자]


17. [매일경제]한은·예보 2급이상 재산공개 해야

한국은행과 예금보험공사의 재산공개 대상이 임원에서 2급 이상으로 확대된다.

또 한은이나 예보에서 퇴직한 뒤 2년 동안은 취업심사 대상 업체로 옮길 때 퇴직 전 5년 동안 수행한 업무와 관련이 있는지를 심사받게 되고 심사를 통과된 경우에만 취업이 가능해진다.

행정안전부는 재산등록 의무 대상을 확대하고 재취업 조항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7일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한은과 예보의 금융기관 감독 권한이 강화되는 것에 발맞춰 재산공개와 취업제한을 폭넓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소관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에서 제기됐다"고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개정된 한국은행법에 따르면 한은이 금융기관에 대한 공동조사를 요구할 경우 금융감독원이 1개월 이내에 응하도록 감독권을 강화했다. 또 한은이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금융사도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확대됐다. 예보의 경우도 금융감독원과 대형 저축은행을 공동 검사하고 저축은행에 대한 단독조사권이 확대된다.

[강다영 기자]


18. [매일경제]휴면 예금·보험금 年5700억 찾으려면

주인을 만나지 못한 채 '낮잠'을 자고 있는 휴면예금과 휴면보험금 규모는 매년 수천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휴면예금이란 은행이나 우체국의 요구불예금, 저축성예금 중에서 소멸시효가 지난 후에도 가입자가 찾아가지 않은 예금을 말한다. 은행예금은 5년, 우체국예금은 10년을 넘긴 경우다. 휴면보험금이란 보험계약이 만료된 후 2년이 지나도록 보험계약자가 찾아가지 않는 보험금을 일컫는다. 찾아가지 않은 해지 환급금도 포함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휴면예금은 지난해 말 기준 약 1400억원으로 추산된다. 국민은행이 672억원(200만건), 농협중앙회 166억원(95만건), 우리은행 97억원(80만건), 외환은행 59억원(126만) 등이다. 휴면보험금 규모는 2009년 기준으로 생명보험사 3269억원(5056건)과 손해보험사 1009억원(866건)을 합산해 4278억원(5922건)에 달했다.

휴면보험금 조회 절차는 의외로 간단하다. 은행연합회(www.kfb.or.kr), 생명보험협회(www.klia.or.kr), 손해보험협회(www.knia.or.k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각 홈페이지에서 '휴면계좌통합조회센터'를 클릭해 성명과 주민등록번호를 기입하면 휴면보험금 여부를 조회할 수 있다. 가까운 보험사나 은행 창구를 직접 방문해도 확인이 가능하다.

[김유태 기자]


19. [매일경제]결혼 앞둔 맞벌이 직장인 새출발 어떻게

Q = 서울에 살고 있는 5년차 직장인 박종호(가명ㆍ30)입니다. 다음달 같은 직장에 다니는 여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작은 돈은 절약으로, 큰돈은 투자로 번다'는 생각으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열심히 종잣돈을 모았습니다. 그동안 제가 모은 돈은 1억692만원입니다. 전세보증금 4000만원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맡겨 놓은 4300만원이 있고 저축보험(1020만원), 청약종합저축(300만원), 변액연금보험(240만원), 주식(800만원)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여자친구도 지금까지 8500만원(CMA)의 자산을 모아놓은 상태입니다.

저와 여자친구의 연봉을 합치면 연소득은 세후 6400만원 정도입니다. 결혼을 앞두고 우선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으며 결혼 초기부터 은퇴에 대비한 연금상품이나 보험상품 가입 등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새 출발을 하는 신혼부부들에게 꼭 필요한 재테크 컨설팅을 받고 싶습니다.

A = 먼저 새로운 출발을 계획하고 계신 분에게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최근 젊은층에서 저축보다 소비를 우선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박씨는 그동안 나름대로 건전한 생각으로 자산관리를 잘 해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작은 돈은 절약으로, 큰돈은 투자로 번다'는 생각은 앞으로도 항상 지켜나가야 할 명제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인생의 전환점을 지나면서 가족에 대한 의무와 미래에 대한 준비가 결혼 전보다 더 큰 문제로 다가오게 되는데, 이 문제를 푼다는 것이 대다수 사람에게 쉽지 않은 상황이므로 좀 더 명확하고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우선 적절한 재산관리를 위해 생각해 볼 점은 △본인의 위험성향 파악 △자산의 목적과 운용 기간 분배 △절세 방안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본인의 투자나 위험회피 성향을 파악해 자산에 대한 기초적인 배분율을 정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저금리가 정착되는 금융환경에서 30대 초반이라면 안정성을 추구하더라도 20~30% 이상을 투자 상품으로 운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러나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현재 보유 중인 자산은 '여유자산'이 아니라 미래의 '필요자산'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결혼 후에 주택뿐만 아니라 여러 상황에 따라 자금을 사용해야 하는 만큼 이 자산의 운용은 안정성을 위주로 하고 매달 월급에서 발생하는 여유자금으로 좀 더 수익성을 추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자산 구성에서 주식과 변액연금에 일부 투자하고 있어 어느 정도 위험 성향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목돈을 주로 CMA에 두고 있어 수익성은 좋지 못하다.

목돈 운용은 확정금리를 바탕으로 위험이 덜한 주가연계예금(ELD)이나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 최근 가치가 많이 하락한 아시아채권형펀드 등을 추천한다. 또한 현재 보유 중인 주식에 대한 투자는 우리사주인 경우나 특별한 목적이 없다면 개별 주식보다는 직장인이 관리하기 쉬운 상장지수펀드(ETF)나 일반적인 펀드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산 운용은 필요한 목적에 따라 구분하고 이를 바탕으로 단기, 중기, 장기로 구분할 수 있는데 단기는 목돈 마련, 중ㆍ장기는 이를 활용한 목적 달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자산운용 목적으로 내집 마련을 우선적으로 꼽고 있는데 거주지에 따라 필요 자금 크기는 다르겠지만 현재 경제 상황에서 굳이 대출을 일으켜 거주용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자산 대부분을 주택 구입에 투입해도 자산가격 상승으로 수익이 발생했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률 둔화가 장기화되면서 이제는 거액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비용은 커지지만 수익은 저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적인 측면 외에도 경험상 출산 이후 주변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이 가까이 있는 것이 양육에 수월한 점도 있으므로 주택을 사고 싶다면 직접 거주보다 수요가 많은 중소형으로 전월세(반전세)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이나, 청약통장을 활용해 저렴하고 구입 자금을 분할해 납부할 수 있는 보금자리주택 등 분양에 관심을 가져볼 것을 권유한다.

자금 운용 목적 중 거액의 치료 비용을 감당하기 위한 암보험 정도는 필수적으로 가입할 필요가 있으며 건강한 노후를 위해 납입하고 있는 변액연금 외에 기본적으로 비과세 연금보험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가 가입을 권한다.

신청인의 자산관리 중 가장 취약한 부분은 세금관리라고 판단된다. 현재 세후 3500만원 수준의 연봉이라면 16.5% 정도 세금이 적용되므로 조금만 신경 쓰면 불필요한 세금을 줄일 수 있다.

현재 소득공제 대상 상품이 많이 줄었지만 무주택 가구주가 될 수 있으므로 불입을 중단했던 주택청약통장을 활용하고 연간 40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한 세제적격연금으로 노후 대비와 절세를 이룰 수 있다.

또한 암보험도 보장성 보험으로 연간 10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사항을 모두 활용하면 연간 약 88만원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작은 돈은 절약한다는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간다면 편안한 미래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김연준 하나은행 분당 서현역 GOLD CLUB PB팀장 / 정리 = 손일선 기자]


20. [매일경제]신용카드 자동이체로 아파트관리비 10% 절약

아파트 거주자라면 어떤 신용카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매월 내는 관리비를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다.

신한카드는 전국 1만4000여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카드 자동이체 서비스를 제공한다. 체크카드ㆍ법인카드ㆍ신한BC카드를 제외한 모든 개인 신용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다. 건당 700원의 납부 수수료가 부과된다. 'KB국민 와이즈 홈 카드'는 아파트관리비를 카드로 자동이체 시 10%를 할인해준다. 자동이체 수수료도 면제다. KB국민카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롯데 DC플러스 플래티넘 카드'는 아파트관리비 자동이체 시 전월 카드 이용금액이 50만~100만원이면 5%, 100만원 이상이면 10%를 할인해준다. '외환 넘버엔카드'는 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아파트관리비 납부금액의 3~10%를 포인트로 적립한다.

'삼성 더아파트 카드'는 신용카드 포인트로 관리비를 절감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 신청과 함께 '관리비 info 서비스'에 가입하면 아파트관리비를 금액 제한 없이 할인받을 수 있다.

BC카드는 은행별로 'IBK Style Plus 카드' '드림아파트 카드' 'BS APT카드'를 선보였다. 기업은행의 'IBK Style Plus 카드'는 아파트관리비 자동이체 시 3~1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SC제일은행 '드림아파트 카드'는 월 최대 1만원까지 아파트관리비 자동이체 금액의 10%를 절약한다.

[이현정 기자]


21. [매일경제][표] 은행 정기예금 금리


22. [매일경제][표] 외국환율고시표 (10월 7일)


23. [매일경제]저축銀 피해보상 기금 2000억 추진

국회 정무위원회가 저축은행 피해자 구제를 위해 저축은행에 비과세 예금 수신을 한시적으로 허용해주고 여기서 발생하는 일반예금과의 이자소득세 차익 일부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제창 민주당 의원 등이 마련한 이 방안은 정부 재정을 직접 투입하지 않으면서도 피해금액 상당 부분을 보상해줄 수 있기 때문에 정부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정무위 관계자에 따르면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지난 5일 저축은행에 1인당 3000만원 한도의 비과세 예금을 3년 한시로 허용해주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소득세 차익 일부를 저축은행 피해자 보상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신협ㆍ새마을금고ㆍ단위농협 등 상호금융회사 조합원 자격을 갖추면 1인당 3000만원까지 비과세 예금(농어촌특별세 1.4%만 부담)에 가입할 수 있다.

우 의원은 비과세 예금 허용에 따른 이자소득세 감면액의 일정 비율(50%)을 개별 저축은행이 저축은행중앙회에 출연해 기금으로 조성하고 이 기금을 피해자 보상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저축은행 개인 정기예금 56조원을 3년 한시적으로 일시에 비과세로 전환하게 해주면 매년 2800억원씩 모두 8400억원의 재원 조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정무위 수정안에 따르면 만기일 등을 고려할 때 56조원의 40%인 22조4000억원이 3년에 걸쳐 비과세 예금으로 전환되면 3년간 2000억여 원의 재원을 조성할 수 있다.

정무위 수정안에 따라 마련된 2000억여 원은 올해 저축은행 영업정지로 피해를 입은 5000만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채권 투자자들의 피해금액 일부를 보상하는 데 사용된다.

조성된 재원 범위 내에서 손해 규모에 따라 보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구체적인 보상 범위는 저축은행중앙회에 별도로 설치되는 보상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비과세 예금을 허용하기 위해서는 조특법을 개정해야 하며 중앙회 기금 설치와 출연 비율, 보상 대상, 보상 방식 등은 특별법을 제정해서 근거를 마련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무위는 일단 기획재정부 등 정부 관계자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18~19일 소위를 다시 열고 우 의원이 제시한 구제 방안 등을 포함해 피해자 구제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문지웅 기자]


24. [매일경제]`월가점령`시위 美전역 20개 도시로 확산

'월가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시위대들이 개별 기업까지 찾아가 시위를 하면서 시위 양상이 바뀌고 있다.

특히 일부 시위대는 은행 지점에 난입하고 있고 조직적인 노동계 참여도 늘어나면서 월가 시위가 폭력성을 띨 것이라는 염려도 제기된다.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 은행 지점에 진입한 '리펀드 캘리포니아'라는 시민단체가 대표적이다. 이 단체 회원 10명은 이날 로스앤젤레스 도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은행 지점에 난입한 뒤 객장에 주저앉아 연좌 농성을 벌였다. 경찰은 이들이 물러나지 않자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경찰과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벌어지던 시위가 이날 은행 진입 사건을 전후해 과격해질 조짐이 보이자 경찰은 폭동 진압 장비와 차량을 동원하는 등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이들이 체포된 BOA 지점 부근 도로에는 한때 수백 명의 시위대가 모여들어 일촉즉발의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세인트루이스에서도 시위대가 BOA 건물을 찾아가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가 BOA가 압류한 집에서 가져온 쓰레기를 BOA 건물 앞에 쏟아부었다.

시위대는 "BOA가 이 쓰레기를 제대로 청소하든지, 아니면 주택 압류를 하지 마라"고 요청했다. 그들은 "주택 압류 때문에 세인트루이스가 텅텅 비어가고 있다"며 "은행들은 지금 주변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저지에서도 70여 명의 시위대가 이날 저지시티에 있는 골드만삭스 빌딩에 찾아가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골드만삭스가 정부 고위관료를 많이 배출하고 있다"며 "그 결과 골드만삭스가 정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 수도 워싱턴DC 한복판에서도 시위가 벌어졌지만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됐다.

'DC를 점령하라(Occupy DC)' 시위에는 이날 오전부터 백악관 옆 프리덤광장에서 1000여 명의 군중이 참가했다.

그러나 오전 한때 인근 펜실베이니아가에서 '의심스러운 짐꾸러미'가 발견돼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정작 시위가 시작되자 경찰들도 멀리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는 않았다.

점심시간이 지나면서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시위 참가자들은 '점령하라(Occupy)'는 구호와 함께 피켓을 흔들며 각자 주장을 외쳤다.

노동계는 국제연대를 통해 시위대를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미국과 캐나다의 서비스 산별노조인 국제서비스노조(SEIU)는 성명을 통해 시위 동참 의사를 밝혔다.

보스턴 유통산업노조의 스튜어트 애플바움 위원장은 "이번 시위가 이 나라 힘의 불균형을 집중 부각시켰다"고 평가했다.

노동계에서는 이번 시위가 노동운동이 부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노동계도 비슷한 내용으로 주장을 펼쳐왔지만 언론 주목을 받지 못했다. 특히 전 세계가 이번 월가 시위를 주목한 데 대해 반성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애플바움 위원장은 "앞으로 노동운동도 (월가 시위처럼) 에너지를 가져야 한다"며 "우리도 단시간에 많은 사람들 주목을 끈 월가 시위에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월가 시위대에 노동계 조직성이 가미되면서 폭력성이 강해질 수 있다는 걱정이 대두되고 있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 뉴욕 = 김명수 특파원]


25. [매일경제]오바마 "시위대 분노는 월가 탓"

반월가 시위가 확산되면서 워싱턴 정가가 찬반 양론으로 나뉘어 첨예한 대립 국면을 연출하고 있다.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첫 번째 시위가 일어난 6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통해 "시위대가 분노하는 것은 우리 금융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자신의 금융개혁 작업에 저항하는 금융권과 공화당을 동시에 겨냥했다.

그는 한술 더 떠서 "공화당 대선 후보들은 주된 경제 공약이 '우리를 수렁에 빠뜨린 월가의 악습을 막기 위한 경제 개혁을 없애자'일 것"이라며 "이건 미국인들이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내년 대선을 앞둔 정치적 노림수라는 시각이 있다. 경제 악화로 재선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오바마로서는 점차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월가 점령 시위를 외면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부통령도 이날 워싱턴 아이디어스 포럼에서 "이번 시위는 미국 좌파의 티파티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며 "미국인들은 현재 경제 시스템이 공평하고 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프론트 버넷&어소시에이츠의 마셜 프론트 회장은 "일개 하원의원이 그렇게 말했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는 대통령"이라면서 "(시위대에 대해 논평하는 것은)아무리 좋게 봐도 계급 전쟁을 부채질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밋 롬니 후보나 피자 체인 최고경영자(CEO) 출신 허먼 케인은 이번 시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백히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날짜 신문에서 정치인들이 월가 시위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데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WSJ는 "전국으로 확산돼 가는 시위의 공통점은 워싱턴 정치에 대한 염증"이라면서 "민주ㆍ공화당 모두 국민은 안중에도 두지 않고 있다고 시위대가 비난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26. [매일경제]아프리카 첫 여성대통령 노벨평화상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의 영광은 엘런 존슨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73) 등 3명의 여성 민주화 운동가에게 돌아갔다. 존슨설리프 대통령 외에 공동 수상자는 레이마 그보위 라이베리아 평화운동가(39)와 '아랍의 봄'을 이끈 타와쿨 카르만 예멘 인권운동가(32)다.

토르비에른 야글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7일 "이들이 고국의 민주화 운동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온 점을 인정한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2005년 11월 실시된 선거에서 승리해 2006년 1월 아프리카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한 엘런 존슨설리프 대통령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과 공공정책학을 전공한 엘리트 출신이다.

존슨설리프는 1980~1990년대 군사정권에 맞서 민주화 투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두 차례 망명을 하는 등 민주화 투쟁의 선봉에 서왔다.

그가 군부정권에 강력히 맞서는 모습을 본 라이베리아 국민은 존슨설리프에게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존슨설리프는 망명 시기 세계은행에서 근무한 뒤 씨티은행 아프리카지역 부사장을 지내는 등 국제 금융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긴 라이베리아 내전이 끝난 후 처음 치러진 2005년 대선에서 '국민 영웅'으로 불리는 유명 축구선수 조지 웨아를 물리치고 당선됐다. 지난해에는 국제사회로부터 내전으로 진 국가 빚의 97%를 탕감받는 등 강력한 추진력으로 라이베리아 경제를 살려놨다. 그는 오는 11일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서 재집권을 노리고 있는데 때마침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돼 재선 가도에 청신호가 켜지게 됐다. 남편과 사별한 그는 슬하에 네 명의 아들을 두고 있다.

레이마 그보위는 라이베리아 여성의 참정권을 확립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보위는 2003년 라이베리아 2차 내전을 끝내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이번에 평화상을 함께 받은 엘런 존슨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이 아프리카 첫 여성 대통령이 되는 데 디딤돌을 놓았다. '레이마 장군'이라는 애칭도 얻었지만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른다'는 평소 소신에 따라 그보위는 '비폭력 운동'을 통해 평화로운 내전 종식을 이끌어냈다.

기독교도와 무슬림 여성들에게 내전 기간 중 남편과의 성관계를 거부하라고 해 남자들이 총을 버리도록 압박했다.

예멘 인권운동가이자 기자 출신인 타와쿨 카르만은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중동 민주화 운동 이전부터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다. 그는 2007년 5월 이후 매주 화요일마다 수도 사나 국립대학 앞에서 비폭력시위를 벌였다. 시상식은 노벨상 창설자인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사망일인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며 상금으로 1000만 스웨덴 크로네(약 17억3000만원)가 수여된다.

[정동욱 기자]


27. [매일경제]美상원 `환율 조작법`통과 임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중국을 비난하고 나서 양국 간 무역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적정한 위안화 환율을 유지하지 않을 경우 무역보복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이른바 '환율조작법'의 미국 상원의 표결을 앞두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는 중국의 정부 보조금 프로그램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보고 의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6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이 국제 무역에 있어 다른 나라에 불이익을 주면서 자국의 이익을 취하는 게임을 벌이고 있다"면서 "환율 조작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중국을 비난했다.

그러나 오는 11일 상원의 최종 표결을 앞두고 있는 환율조작법에 대해서는 "환율조작법을 통과시켜도 WTO가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 기업들이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환율조작법이 상ㆍ하원을 모두 통과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중국 당국자들은 환율조작법에 대해 "무역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며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환율조작법은 잘못 조작된 통화를 가진 나라들의 수출품에 미국 상무부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환율조작을 어떻게 정의할지, 이 법이 WTO 규정을 위반하는지, 중국의 반발로 미국 기업들이 피해를 입을지 등을 놓고 찬반 논쟁이 가열됐다. 이에 따라 이 법이 최종적으로 통과될지 여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6일 상원에서 환율조작법에 대한 토론 종결 투표가 찬성 68표, 반대 32표로 가결됐기 때문에 11일로 예정된 상원 최종 투표에서도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 3일 이 법안의 본회의 상정 여부 표결에서도 찬성 79표, 반대 19표로 통과됐다. 그러나 하원 표결 결과는 예단하기 어렵다.

법안 상정의 키를 쥐고 있는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은 "법안 통과가 중국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할 수 있으며 무역전쟁이 시작될 수도 있다"며 환율조작법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공화당 하원 의원 중 60여 명이 환율조작법에 찬성하고 있어 베이너 의장이 법안 상정을 계속 미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승철 기자]


28. [매일경제]프랑스도 `비만세`…콜라 등 설탕 함유 음료에 부과

덴마크에 이어 프랑스 정부도 비만 어린이의 급증을 막기 위해 '비만세(fat tax)'를 도입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6일 프랑스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콜라, 환타 등 탄산음료 1캔에 1% 정도의 비만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비만세로 얻는 수입은 농장 노동자의 복지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비만세 도입은 지난 1일 덴마크가 포화지방 함유 제품에 비만세를 부과한 데 뒤따른 것이다.

비만에 대한 유럽 내 문제의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비만세 도입으로 코카콜라와 환타를 비롯한 설탕이 든 음료수 가격은 ℓ당 3~6유로센트(약 47~95원) 인상된다.

그러나 제로(0)칼로리의 각종 '다이어트 음료수'는 세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프랑스 정부는 비만세 부과로 연간 1억파운드(약 1800억원) 이상의 세금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향후 비만세 부과 대상이 학교 급식에 납품되는 토마토케첩과 소금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킬레스 카레즈 프랑스 하원의원은 "이번 비만세 부과는 아이들의 탄산음료 소비를 줄이고 농업 노동자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비만에 대한 프랑스 사회의 우려는 결코 기우가 아니다. 전통적으로 마른 체형을 지닌 프랑스 사람들이지만 최근 들어 현지 비만 인구가 눈에 띄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국립보건의료연구기관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프랑스 내 과체중 인구는 2000만명을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700만명이 비만 진단을 받았다.

이는 14년 전보다 2배나 급증한 수치다. 현재 미국은 비만과의 전쟁을 위해 워싱턴, 메릴랜드 등 33개 주가 탄산음료에 비만세를 물리고 있다.

[김덕식 기자]


28. [매일경제]갤럭시가 끌고 반도체가 밀며 깜짝실적

◆ 삼성전자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

스마트폰과 반도체 '쌍두마차'가 삼성전자의 3분기 깜짝 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갤럭시S2 등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통신 부문 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서며 5분기 만에 다시 반도체 부문을 뛰어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삼성전자를 이끌어 가는 핵심 축이 반도체에서 모바일로 급격히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잠정 매출액은 41조원, 영업이익은 4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9% 증가, 영업이익은 13.6% 감소했다.

올 1~3분기 누적으로는 매출액이 117조4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12조7600억원보다 4.1% 늘었다.

영업이익은 10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4조2800억원보다 23.7% 줄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3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것은 스마트폰 판매 호조 덕분이다.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2800만대 수준으로 전분기 대비 40% 이상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2900만~3000만대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이 덕분에 통신 부문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국내 최초 휴대전화(SH-100)를 생산한 1988년 이후 23년 만에 통신 부문은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책임질 정도로 성장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기기 판매 호조에 힘입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과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각각 2030만대, 1920만대 스마트폰을 팔아 각각 세계 시장 1, 2위를 차지했다.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2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1000만대 이상 판매됐고, 지난 4일 발표된 아이폰4S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그 반사이익으로 연말까지 12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정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통신 부문은 지난 2분기 1조6700억원 영업이익을 올린 데 이어 3분기에는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며 "통신 부문이 연간 7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는 사업부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위협 요인이었던 아이폰4S가 당초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최소 3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애플과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는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업체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에서는 아직 삼성전자가 애플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애플은 3분기에도 전분기와 비슷한 30% 이상 영업이익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삼성전자는 2분기(13.7%)보다는 크게 개선됐지만 18% 수준에 머물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 부진이 염려됐던 반도체 부문도 '구관이 명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 D램 가격 하락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원가경쟁력과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1조5000억원 수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휴대전화에 탑재되는 모바일용 칩 등을 포함한 시스템 LSI 부문도 호조세를 이어갔다.

특히 삼성전자는 D램 가격이 3분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1Gb(기가비트) DDR3 D램 가격은 지난 7월 초 0.84달러로 시작했지만 9월 말 0.52달러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 가격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PC용 범용 D램 매출 비중이 30%에 그치고, 대부분 고성능ㆍ저전력ㆍ대용량 모바일 제품으로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국내외 메모리반도체 업체는 3분기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TV 시장이 침체를 보였지만 삼성전자는 스마트 TV 등 프리미엄 제품 시장을 장악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반면 LCD 가격이 원가 이하로 떨어지면서 디스플레이 부문은 1ㆍ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2000억~3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형 LCD와 AM 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를 생산하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지분법 평가이익이 그나마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을 떠받친 것으로 보인다.

[고재만 기자/ 이동인 기자]


29. [매일경제]삼성전자 2년 연속 `150조·15조 클럽` 가입할까

◆ 삼성전자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

삼성전자가 3분기 깜짝실적에 힘입어 2년 연속 매출액ㆍ영업이익 '150조원-15조원' 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154조6303억원, 영업이익 17조2965억원을 기록해 단일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150조원-15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당초 삼성전자가 내놓은 올해 경영목표는 매출액 160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이었다.

하지만 애플 쇼크와 유럽 재정위기, 미국 경기침체 등 대내외 악재가 겹쳐 이런 목표 달성은 사실상 물건너갔다.

상황이 악화되며 지난해 달성한 '150조원-15조원' 클럽 달성도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지만 3분기에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결국 '150조원-15조원 클럽' 달성 여부는 스마트폰 상승세에 달려 있다"며 "글로벌 경기 상황과 계절적인 요인 등을 볼 때 만만치는 않지만 3분기처럼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보여준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17조4200억원. 영업이익은 10조9000억원이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4.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3.7% 줄어든 수치다.

'150조원-15조원' 클럽을 달성하려면 매출액은 33조원, 영업이익은 4조1000억원을 넘겨야 한다.

현 추세를 놓고 보면 매출액 150조원 달성은 무난하지만 문제는 영업이익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대략 3조원. 올해 영업이익 15조원을 달성하려면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40% 가까이 늘어야 가능하다.

미국의 추수감사절과 성탄절로 이어지는 4분기가 전통적인 IT 수요 증가 시즌임을 감안하더라도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 둔화 추세를 고려하면 쉽지 않은 도전이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체적으로 반도체 경기가 좋지 않고, 휴대폰도 재고 처분이 발생해 판매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4분기에는 3분기보다 영업이익이 떨어져 3분기보다 3000억~4000억원 정도 낮아질 가능성도 있지만 잘만 하면 4조원을 바라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황형규 기자]


30. [매일경제]삼성전자 실적정보 미리 눈치챘나 주가 최근 9일새 13%↑

◆ 삼성전자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

"삼성전자 수익구조가 요동치고 있다. 사업구조상 변화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3분기에 시장 전망을 비웃듯 4조2000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내놓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3조1000억~3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시장 전망치와 워낙 차이가 크다.

증권가 일각에선 "애플 신제품이 시장을 실망시키고 특허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스티브 잡스마저 세상을 뜨자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시장 리더십을 보여주려 작심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3분기에 접어들면서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두 가지 악재가 한꺼번에 겹쳐 삼성전자 실적 전망이 꾸준히 낮아지던 와중에 나온 깜짝 실적이라 시장은 한 방 크게 맞았다는 분위기다.

특히나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와 실제 발표치가 이처럼 큰 차이를 보인 적이 최근엔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이 받은 충격은 더더욱 컸다.

1년 전인 지난해 3분기 이후 삼성전자 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발표됐다.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삼성전자의 실제 분기 영업이익은 증권사 전망치보다 각각 4%와 10% 적었다.

올해 1분기에는 시장 전망보다 4.6% 낮은 2조9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놨다. 2분기에는 3조7000억원대로 시장 전망치보다 4% 높은 실적을 내놨지만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번 3분기 영업이익은 증권사 평균 전망치(컨센서스)인 3조3000억원보다 27%나 많은 4조2000억원을 내놨으니 시장이 놀라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3000만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스마트폰의 기록적인 판매 증가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 것이 실적을 정확히 전망하지 못한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개선에는 마케팅비 감소 등 다른 요인도 함께 결합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지급하기로 한 특허료가 예상보다 적어서 특허 충당금이 환입된 요인까지 결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하나는 유럽 재정위기 이후 9월부터 크게 추락한 달러당 원화값이 영업이익을 늘리는 데 어느 정도 기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달러당 원화값이 분기에 한 번에 100원씩 급락하는 사례는 별로 없었다"며 "국제회계기준(IFRS) 외환손익 계정에서 전 사업부 공히 환율 효과를 얻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환율은 부분적인 효과일 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강호 애널리스트는 "환율 효과는 3분기 가운데 9월에 해당하는 것으로 효과가 있긴 하겠지만 영업이익을 크게 좌지우지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깜짝 실적을 증시도 환영했다. 7일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한때 88만1000원까지 올랐다. 장 후반 차익매물이 나오며 결국 0.58% 오른 86만원으로 마감했다. 최근 9거래일 가운데 단 하루만 빼고 오름세를 이어가며 이 기간 중 13.4%나 뛰었다.

[황형규 기자 / 김대원 기자]


31. [매일경제]하이스코 車강판 고급화로 승부

현대하이스코가 당진에 강판 표면처리 공장을 완공하는 등 2300억원을 투자해 고부가가치 자동차 강판 생산능력을 더욱 키웠다.

현대하이스코는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 안에서 '쇳물(현대제철)과 완성차(현대ㆍ기아차)'의 핵심 연결 고리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대하이스코는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당진공장 CGL(용융아연도금설비) 2호기의 설치공사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고 7일 밝혔다.

CGL은 냉연강판을 열처리한 뒤 용융상태의 아연을 강판의 표면에 도금해 아연도금강판을 생산하는 설비다.

CGL로 만든 강판은 자동차나 건축자재, 가전제품 등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이날 현대하이스코 당진공장에서 진행된 준공식에는 김원갑 부회장과 신성재 사장을 비롯한 회사 임직원 및 공사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설 설비에 대한 경과보고 및 가동식 등의 행사가 열렸다.

지난해 7월부터 15개월 동안 모두 1063억원의 투자비를 들여 건설한 당진공장 CGL은 연산 25만t의 생산능력으로 0.2~1.3㎜ 두께의 아연도금강판을 생산한다.

이로써 당진공장은 기존 설비의 35만t 생산능력과 더불어 모두 60만t의 CGL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현대하이스코는 이번 설비 증설을 계기로 각각의 설비별로 자동차용 강판과 일반 냉연강판을 구분해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생산성과 품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존의 당진 CGL 1호기에선 자동차용 강판을, 이번에 준공된 2호기에선 건축자재 등의 일반강판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하이스코 관계자는 "기존 혼류생산방식에 필요했던 용도전환 공정을 생략할 수 있게 돼 생산성 증대는 물론 전용생산에 따른 제품 수준 향상의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하이스코는 현재 전남 순천공장에도 1260억원을 투자해 연산 30만t 규모의 CGL을 증설 중이다.

이 설비가 완공되는 내년 상반기엔 현대하이스코의 CGL 생산능력은 당진과 순천공장을 합쳐 모두 135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현대하이스코 관계자는 이들 설비 증설의 배경에 대해 "현대제철의 고로 가동 및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량 증가 추세에 대비한 가공능력 확대 차원"이라며 "쇳물과 완성차를 연결하는 고품질의 자동차용 냉연강판 생산능력을 크게 신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하이스코는 자동차 강판을 위한 공정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이 업체는 모두 9220억원을 투자하는 연산 150만t 규모의 당진2냉연공장 사업을 지난달 착공했다. 2013년 5월까지 공장 건설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현대하이스코는 당진공장 200만t, 순천공장 180만t을 합쳐 연산 380만t 규모의 냉연강판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당진2냉연공장까지 완공되면 2013년에 모두 600만t의 냉연제품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 공장에선 향후 기존 제품보다 가볍고 튼튼한 자동차용 냉연강판이 생산될 예정이다.

현대하이스코는 자동차 강판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CGL 소재로 쓰이는 냉연제품 생산도 늘리고 있는 셈이다.

또 현대하이스코는 브라질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에 국외 법인을 내년 5월까지 신설할 계획이다. 이 법인을 통해 연간 15만대 분량의 자동차용 강판을 현대차 브라질공장에 공급한다.

[문일호 기자]


32. [매일경제]홍콩서 첫 해외로드쇼…외국인 "한국 강소기업 가치 재발견"

""최대 제약시장인 미국에서는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인가 규정이 없는데 어떻게 시장을 개척할 계획입니까."(외국계 장기펀드 담당자)

"연내 바이오시밀러 허가 규정을 마련하겠다는 게 미국 식품의약국(FDA) 공식 방침입니다. 법적 근거가 생기는 대로 내년 미국에서 추가 임상을 추진할 겁니다."(셀트리온)

"최근 원화값 하락이 심한데 여행주 실적 타격이 불가피한 것 아닙니까."(홍콩 헤지펀드 관계자)

"원ㆍ달러 환율 1300원 수준에서 보수적으로 패키지 상품 마진을 짰습니다. 현 수준에서 원화값이 100원 이상 급락하지 않는 한 상품가격을 조정할 계획도 없습니다."(모두투어)

한국의 코스닥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해외 투자자를 찾아나섰다. 한국 주식이라고 하면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대형 우량주만 찾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편향된 시각을 바로잡기 위한 해외 로드쇼가 4~7일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10월 6일자 B1~B8면 참조

국내 언론으로는 최초로 상장기업 IR클럽(다이아몬드클럽)을 조직한 매일경제신문은 7일 한국거래소와 공동으로 코스닥 강소기업 12개 업체와 해외 기관투자가가 참여하는 '2011 글로벌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우량 코스닥 상장사와 외국인 투자자를 연결하는 합동 기업설명회(IR)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이 어려울수록 해외 큰손들과 접점을 넓혀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세계 5위 규모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을 비롯해 알리안츠그룹 계열 운용사인 RCM, 베어링 운용, BNP파리바운용 등 글로벌 큰손 70여 곳이 대거 참여해 코스닥 투자에 큰 관심을 보였다.

홍콩 대표 매크로 헤지펀드인 블루풀캐피털과 미국 대형 투자자문사인 웰링턴매니지먼트 등도 참가했다.

해외 로드쇼에 참가한 해외 기관투자가들 내공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날 코스닥 업체와 일대일 미팅에서는 돈줄을 쥐고 있는 외국인 큰손들이 향후 실적개선 요인과 기업 투자 매력도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쏟아냈다.

대형 자산운용사 투자담당자는 "코스닥 같은 중소업체를 펀드에 편입할 때는 개별 기업 1~2종목이 아니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기업군을 패키지로 편입하는 사례가 많다"며 "숨은 강소기업을 한꺼번에 재발견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한국 측 코스닥에서는 셀트리온 젬백스 포스코ICT 솔브레인 성광벤드 원익IPS 코미팜 크루셜텍 모두투어 엘엠에스 코텍 아이엠 등 코스닥 우량 상장사 12곳이 참가했다.

이 가운데 해외 큰손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히든 챔피언'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특히 액정표시장치(LCD)용 소형 광학필름 시장 1위(점유율 60%) 업체인 엘엠에스와 코텍(카지노용 모니터 점유율 50%) 아이엠(광픽업 모듈 점유율 32.8%)을 찾는 기관들 발길이 계속됐다.

행사에 참가한 한 헤지펀드 관계자는 "콘퍼런스를 통해 엘엠에스 코텍 등 시가총액 1000억원대에 불과한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동안 시가총액 3000억원 미만 기업은 투자 고려 대상군이 아니라 관심을 두지 못했는데 이제 코스닥 신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수형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향후 해외 IR를 정례화해 코스닥 기업 신인도를 높이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거래소 공동기획

[홍콩 = 김정환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33. [매일경제]"외환銀인수 급물살 타나" 하나금융 상승

'안개가 걷힐 때까지 기다려라.'

하나금융지주가 금융주 최대 이슈로 다시 떠올랐다. 지난 6일 서울고법에서 외환은행 대주주 론스타펀드(LSF-KEB)가 유죄 판결을 받아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7일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전일 대비 2.54% 오른 3만6400원, 외환은행 주가는 6.46% 상승한 775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기까지는 '두 개의 큰 산'을 더 넘어야 한다. 우선 론스타는 오는 13일까지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하나금융 외에 중국 공상은행과 호주 ANZ은행 등 제3의 인수 후보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면 론스타는 상고를 통해 시간을 벌 가능성이 높다.

론스타가 상고를 포기하면 금융위원회가 론스타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줄지 여부도 관건이다. 금융위원회는 '6개월 이내' 기간을 정해 론스타가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행 주식(51.02%) 가운데 한도 초과 보유 주식(41.02%)을 처분하도록 유도하는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 시간이 짧을수록 하나금융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데 동의한다. 황석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나금융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배로 은행 평균 0.68배보다 낮기 때문에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이 커지면 단기 상승 여력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하나금융이 '산'을 넘을 때마다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성병수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도 하나금융 주당순이익(EPS)이 4800원인데 외환은행 인수 확정시에는 7000원 선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아직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다.

구경회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론스타가 막대한 차익을 남기는 것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이기 때문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여부는 금융당국 최종 허가가 나야만 확실해지는 상황"이라며 현 주가와 비슷한 적정주가(3만7000원) 상향 조정을 미뤘다.

외환은행 주가는 당분간 인수ㆍ합병 호재 때문에 상승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는 이번 판결에서 외환은행에 무죄가 선고됨에 따라 유죄시 4분기에 반영해야 했던 벌금 575억원에 대한 부담이 사라졌다는 점이 호재다.

[조시영 기자]


34. [매일경제][표] MKF 국고채 지수


35. [매일경제][표] 유가증권시장 투자주체별 매매동향


36. [매일경제]`어법 파괴` 슬픈 한글…세종대왕님 부끄럽습니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확산이 '한글 파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입 수험생들의 논술시험 답안지에는 띄어쓰기나 맞춤법 오류가 난무하고 적절하지 않은 어휘나 문장 구조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가 수험가나 대학가에서 심심찮게 나온다. 인터넷 댓글과 문자메시지 같은 단편적인 표현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호흡이 긴 글을 쓰는 데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휴대전화, SNS 등을 통해 '아는 사람들'에게만 통하는 은어 사용이 청소년과 신세대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정 소수단체만 쓰는 은어는 어느새 범용어 수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들 신조어의 탄생 배경은 여러 가지다. 우선 줄임말. '지못미'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솔까말'은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안습'은 '안구에 습기 차다'(보기에 안쓰럽다)를 줄인 표현이다.

결합어 형태도 있다. '지르다'와 '신'을 합친 '지름신'이 대표적이다.

오타가 범용어로 변한 경우도 많다. 컴퓨터 한글자판으로 '완전'을 치려다가 잘못 친 '오나전', '흐뭇하다'를 거꾸로 작성한 '므흣하다' 등이 그것이다.

아예 영어단어 일부분을 완결된 단어처럼 쓰는 사례까지 나온다. 힙합 래퍼들이 상대 래퍼를 공격하기 위해 처음 썼다는 '디스하다'는 영어 'disrespect'의 앞 어절만 차용한 경우다.

자신의 의견과 맞지 않은 글을 본 누리꾼들은 댓글로 '이 글을 디스한다' 식의 표현을 쓰곤 한다.

한글 파괴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우리 말의 본질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한글을 보존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기지 한글학회 학술부장은 "인터넷 통신 언어는 몰라도 과제물 제출, 출판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아이들의 언어를 바로잡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며 "맞춤법과 문법을 지키고 한국어다운 문장을 쓰도록 학교에서 생활 어법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청률을 의식해 방송이 아이들의 말을 좇아가서는 안 되고, 아이들이 방송을 통해 올바른 언어생활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터넷 통신언어가 하나의 새로운 문화코드며 사회방언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강희숙 조선대 국문과 교수는 "10대 등 특정세대에서만 쓰던 통신언어가 최근 (20~30대 등) 다른 연령층으로 확산되듯 자연스레 언중(言衆)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며 "의사소통 수단으로 큰 문제 없이 쓰일 수 있다면 일부 통신언어도 국어사전에 새로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글 파괴가 한때 유행하다가도 사라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큰 사회문제로까지 바라볼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정우영 동국대 국문과 교수는 "아예 한글을 잘 모르고서 (신조어를) 무분별하게 쓰면 문제겠지만 이를 쓰는 세대들이 대체로 한글을 익힌 상황에서 언어 유희처럼 사용하기 때문에 해당 언어는 끊임없이 생성ㆍ소멸한다"며 "현시대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논란을 떠나 맞춤법, 띄어쓰기 같은 기초적인 글쓰기 수준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명문대에서도 한글의 위기는 나타나고 있었다.

서울대에서 공과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기술과 글쓰기'를 강의하는 김광식 기초교육원 교수는 "이미 1학년 때 대학국어 과목을 듣고 3~4학년 때 또 수업을 듣는 학생들인데도 기본적인 맞춤법, 띄어쓰기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특히 영어로 된 전공수업 교재나 전공 교수들의 빈번한 영어 사용에 영향을 받은 학생들이 불필요한 영어 표현을 남용하고 있다는 점도 김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전공 전문용어도 아니고 '확신하는' 같은 평범한 용어조차 '컨빈싱(convincing)하는'으로 쓰는 등 영어 남용이 심각하다"며 "이공계생들도 사회에서 소통이 중요한 만큼 글쓰기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더 심각한 것은 주어와 술어가 분명치 않아 아예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의 문장이 많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글쓰기 교육에 앞서 사고력 훈련의 문제"라며 "초중등 교육에서 토론, 발표 수업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성기지 학술부장은 "신문, 잡지 등 출판물은 독서를 통해 아이들이 제대로 된 문장을 배울 수 있는 통로"라며 "맞춤법이나 문법에 어긋나지 않는 문장을 쓰도록 심의기구를 통해 출판물에 대한 검열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진우 기자 / 정석우 기자 / 배미정 기자]


37. [매일경제]도가니 대책 내놨다…친고죄 없애고 전과자 교단 퇴출

앞으로 성폭력범은 교단에 설 수 없고 장애인 대상 성폭력 범죄에 대한 친고죄 규정도 사라진다. 정부가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계기로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종합 대책을 7일 내놨다.

경찰은 전국 경찰서 2~4개를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모두 여성 경찰관으로만 구성된 성폭력 전담조사팀을 편성하기로 했다. 이들은 24시간 수시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이들을 인권ㆍ시민단체에 인도하는 등 피해자 지원 업무에 주력하게 된다.

다음달 1일부터 12월 말까지 전국 17개 지방경찰청별로 1개권역씩 시범 운영한 후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신속한 피해자 보호를 위해 초등학생 위주로 제공해온 '원터치 SOS' 서비스 대상을 19세 미만 장애인(8만4313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 서비스는 휴대폰으로 112에 신고하면 경찰이 피해자 위치를 위성으로 즉각 확인해 경찰관을 급파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경찰은 이달 중으로 교육과학기술부와 함께 전국 장애인 교육기관 종사자(155개교ㆍ8600여 명)에 대한 성범죄 경력 전수 조사에 나서 관련 전과자를 모두 교단에서 퇴출시키기로 했다.

장애인 성폭력 관련 법령 정비에도 나선다. 경찰은 국회ㆍ법무부 등과 함께 성범죄자 취업제한 시설에 장애인 복지시설까지 포함시키고 장애인 성폭력의 '항거불능' 조항과 공소시효를 모두 폐지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19세 미만 청소년에게만 인정되는 국선변호인 선임 권한(법률조력권)을 장애인에게 확대하고 경찰에게 증거보전신청권을 인정해 피해자의 법정출석 횟수를 줄이는 내용의 법 개정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날 국무총리실도 성폭력 교직원의 임용결격 사유를 현행 '금고 이상의 형'에서 '성폭력 범죄로 벌금형을 받은 경우'까지 확대하기로 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경찰과 국회가 추진 중인 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 범죄에 '항거불능' 대신 '위계ㆍ위력에 의한 간음'을 추가해 범죄 인정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친고죄 규정 역시 삭제하기로 했다.

또 장애인 강간죄에 대한 법정징역형도 3년에서 5년 이상으로 강화하고 장애인 성폭력 범죄는 단 1회만으로도 전자장치 부착 명령 청구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도가니' 사태로 양승태 대법원장이 "양형은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정신지체 소녀를 성폭행한 40대 남성에게 1심보다 엄한 형량이 내려져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조경란)는 정신지체 3급 A양(14)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최 모씨(46)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3년간 정보공개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4년과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10년간 신상정보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14세이고 지능지수(IQ)가 45인 정신지체 장애인이므로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라는 특별가중인자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최씨의 범행은 양형기준상 가중처벌 대상이므로 징역 4년 이상의 선고가 권고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통해 A양을 만난 최씨는 노래방에서 한 차례 성추행한 뒤 며칠 뒤 A양의 집이 빈 틈을 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진우 기자 / 윤재언 기자]


38. [매일경제][WEEKEND 매경] 잡스 걸작 아이폰 실속은 누가?

▶ 아이폰 경제학

스티브 잡스는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가 남긴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은 영원하다. 영웅은 떠났지만 그가 창조한 경제는 디지털 세계의 황금룰이 되고 있다. 여기서 궁금한 점. 과연 애플 아이폰으로 누가 돈을 벌었을까? 잡스가 벌어들인 돈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아이폰 판매량이 전 세계적으로 1억2800만대를 넘어서고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가 150억건을 돌파하면서 애플은 여전히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이 조성한 생태계에서 파생되는 이익은 앱 개발자나 애플의 근거지인 미국, 아이폰을 판매하는 이동통신사 등이 가져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앱을 사고파는 장터인 앱스토어를 통해 개발자들에게 '엘도라도'를 보여줬다. 능력 있는 개발자라면 누구나 앱을 개발해 앱스토어에 올려놓고 마음껏 팔게 해준다는 개념은 혁명적인 것으로 평가받았다. 앱 판매 수익에 대해 개발자가 70%를 가져가고 애플이 수수료 명목으로 30%만 받겠다는 것도 개발자들로 하여금 '대박'의 꿈에 부풀게 했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을 통해 돈을 번 것은 결국 애플이었다. 정보기술(IT) 전문가 토미 에이호넌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폰 앱스토어에 등록된 유료 앱의 연간 평균 수입은 682달러인 반면 평균 개발비는 3만5000달러에 달한다. 무려 51년이 걸려야 개발비를 회수하고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앱스토어에서 히트한 앱은 극소수일 뿐이고 이용자들이 내려받는 앱의 85% 이상이 무료 앱이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파이퍼제프리의 보고서도 '애플만 돈 버는' 앱스토어 시스템을 증명한다. 진 먼스터 파이퍼제프리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의 평균 가격은 1.44달러. 이 중 0.18달러가 애플의 순수익이다. 이런 방식으로 계산할 경우 지금껏 애플이 앱스토어를 통해 얻은 수익은 2억9200만달러로 추정된다.

"앱스토어에서 거두는 수익은 적은 것처럼 보이지만 앱스토어의 앱 생태계 시스템이 매년 수천만 대의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터치를 판매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수익은 결국 애플에 집중된다"는 것이 먼스터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애플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고 아이폰도 미국에서 설계됐지만 정작 아이폰 판매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것은 일본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아이폰은 개발과 설계 등 디자인은 미국에서, 부품 공급은 일본 독일 한국 등에서 이뤄지고 생산은 중국 등에서 한다. 자체 공장 하나 없이 전량 해외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구소가 아이폰 생산에 기여하는 각국의 부가가치 창출 비중을 산출한 결과 일본이 도매가 179달러짜리 아이폰의 부가가치 가운데 가장 높은 3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 조달하는 부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독일과 한국이 각각 17%와 13%로 뒤를 이었다. 미국 업체들은 고작 6%의 부가가치만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의 조립 비용은 3.6% 규모였다. 나머지 국가들에서 27%를 가져간다.

미국은 아이폰 한 품목만으로 2009년 연간 19억달러의 대중 무역적자를 낸 것으로 산출되기도 했다. 아이폰이 미국에 대규모 무역적자를 안겨주는 것은 최종 생산지를 기준으로 하는 무역수지 통계 산출 방법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최종 조립만 이뤄지고 있음에도 통계상으로는 한 대당 179달러짜리 아이폰이 모두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것으로 계산된다는 것이다.

ADB는 "미국이 아이폰 판매로 무역적자를 기록한다는 것은 통계적인 착시 현상이지만 아이폰 판매로 거두는 수익 중 극히 일부분만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아이폰이 1억대 이상 팔려나가면서 이를 실질적으로 판매한 통신사의 수익이 클 것이란 계산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아이폰으로 오히려 여러 어려움에 직면했다.

애플은 아이폰의 보조금이나 광고 판매 유통 등 부대비용을 통신사에 모두 부담하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통신사들은 아이폰에 400~500달러의 보조금을 쏟아부어야 한다.

게다가 아이폰이 휴대폰 인터넷 시대를 열면서 그동안 통신사가 운영했던 휴대폰 내부 포털이 의미를 잃었다. 통신사들이 콘텐츠 업체들에서 벌어들이던 수수료를 포기해야만 했던 것이다.

또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와 모바일메신저 등의 등장으로 기존 음성과 문자 수익까지 훼손되고 있다.

여기에 모바일인터넷 이용 증가 때문에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과부하로 인한 불통 사태가 나타났고, 통신사들은 네트워크 부문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실제 아이폰 공급으로 연간 100% 이상 영업이익 성장을 거뒀던 KT는 네트워크 용량 부족 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아이폰을 필두로 스마트폰시장이 열리면서 페이스북, 트위터, 징가 등 소셜 서비스 기업들은 전성기를 맞았다.

2007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2억4000만달러를 투자할 당시만 해도 150억달러에 불과했던 페이스북의 기업가치는 지난 1월 골드만삭스가 투자할 당시 500억달러로 뛰었다. 또 지난달 투자펀드사인 GSV캐피털이 660만달러를 들여 22만5000주를 주당 29.28달러에 매입하며 페이스북의 기업가치는 70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현재 페이스북의 가치는 약 840억달러로 평가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1000억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아마존닷컴(970억달러)과 휴렛패커드(740억달러)의 시가총액을 넘어서는 규모다.

소셜 게임업체 징가 역시 아이폰의 수혜 기업이다. 징가의 기업가치는 올해 2배가 뛰어 100억달러가 넘었다. 올해만 5억1000만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징가 시티빌은 하루에 1억명이 넘는 이용자가 게임을 진행하고 있으며 가상 아이템과 광고로 15억달러 수입을 올렸다.

소셜 커머스 기업 그루폰 역시 기업가치가 지난해 20억달러에서 올해 100억달러로 5배나 증가했다. 11억4000만달러 자금을 유치하면서 기업 규모를 급속하게 키우고 있다. 구글이 지난해 12월 60억달러의 인수ㆍ합병(M&A)을 제안할 정도다. 매출 역시 지난해 7억6000만달러에서 30억달러로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트위터는 80억달러의 기업가치가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올해 매출은 1억5000만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황지혜 기자]


39. [매일경제]애플, 앱시장 점유율 77%…구글 안드로이드가 맹추격

"우리는 오늘 500개 이상 애플리케이션(앱)을 아이폰 3G에서 받을 수 있는 혁명적인 앱스토어를 공개합니다. 액션 게임이나 의료 앱, 기업을 위해 생산성을 높여주는 소프트웨어를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2008년 6월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스티브 잡스가 이끌던 애플은 아이폰 3G(2세대 아이폰)와 아이폰 개발자도구(SDK) 그리고 앱스토어를 공개했다.

이날의 주인공이 아이폰이 아닌 앱스토어였다는 것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개발자들은 애플이 만들어놓은 생태계(eco system) 위에서 개발자 도구로 값싸면서도(등록비 100달러) 손쉽게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데 열광했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손 안에 있는 스마트폰이 게임기가 되고 의료 측정기가 되며 악기가 되고 때로는 충실한 정보 알리미라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앱스토어를 통해 개발자, 애플, 소비자가 엮여 돌아가는 생태계가 만들어지면서 구글 노키아 블랙베리 등도 잇달아 앱스토어를 개설해 앱스토어는 IT 업계 혁신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앱스토어를 기반으로 한 앱시장 성장 속도는 매년 70~80%에 이른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모바일 앱시장 규모는 3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 비해 78% 성장한 수치다.

원조인 애플 앱스토어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는 올해 앱 전체 시장의 77%인 21억1000만달러의 매출을 차지할 전망이다. 애플 앱스토어의 앱 다운로드 건수도 지난해 95억건에서 올해 181억건으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벨로퍼 이코노믹스 2011'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애플 앱스토어에는 39만8000개의 앱이 등록돼 있고, 구글이 운영하는 안드로이드마켓이 17만6000만개로 바짝 뒤를 쫓고 있다.

블랙베리의 앱월드에서는 2만5000개, 노키아의 오비스토어에서는 1만3000개, 윈도 마켓플레이스에서는 1만1000개의 앱이 유통되고 있다.

안드로이드마켓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마켓플레이스도 연말 윈도폰이 나오면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선점효과를 통해 이미 틀을 잡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안드로이드마켓은 개방성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불법 앱의 기승으로 수익 현실화가 용이하지 못한 편이고, 윈도 마켓플레이스는 최근에야 앱 3만개를 돌파했을 정도의 규모다.

한국은 앱스토어의 등장이 이동통신사의 콘텐츠 장터 모습을 변화시켰다. 특히 SK텔레콤의 T스토어가 대표적인 예다.

2009년 9월 오픈한 T스토어는 이전 이통사와 개발자들과의 관계에서 벗어난 앱스토어식 비즈니스로 뛰어난 성공을 거뒀다. 서비스 2년 만에 누적 가입자는 920만명, 판매량은 3억건을 넘었고, 등록된 앱이 17만개에 달하는 앱장터의 면모를 갖춘 것. 현재 T스토어는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후발 앱장터다.

[황지혜 기자 / 김명환 기자]


40. [매일경제][NIE] 사람들은 비싼 명품 왜 소비할까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 1층 루이비통 매장. 쇼핑객이 불어나는 오후 무렵이면 어김없이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주말에는 1시간 30분~2시간은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줄이 길다. 국내 명품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생긴 새로운 풍경이다. 백화점 매장 풍경만 바뀐 게 아니라 명품 관련 신조어도 대거 양산됐다. '3초백' '샤테크' '맥 럭셔리' 등이 그것이다.

'3초백'은 길을 걷다 보면 3초마다 발견할 수 있다고 해서 루이비통 가방에 붙여진 별칭. '샤테크'란 샤넬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샤넬 핸드백은 해마다 가격이 올라 미리 사두는 게 이득이라는 의미다. '맥 럭셔리'는 맥도널드와 럭셔리를 섞은 말로 명품을 맥도널드 햄버거처럼 누구나 구입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 명품 매출 10년 새 10배로

정말이지 샤넬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등의 로고와 상품은 어린아이들까지 알 정도로 이제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한국 명품시장은 2006년 이후 매년 최소 12%씩 성장해 지난해 45억달러 규모에 이르렀다.

맥킨지는 한국 가계소득 중 명품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로 일본의 4%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국내 명품 소비자 45%가 '명품을 갖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 결과인 21%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반면 일본은 이같이 생각하는 소비자가 2010년 39%에서 2011년 38%로 줄었다.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등 3대 명품의 국내 매출 변동 추이를 살펴보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명품 3사 매출은 10년 새 무려 10배를 넘어섰다.

2000년 382억원에 불과했던 루이비통코리아 매출은 지난해 4273억원을 기록했고, 구찌그룹도 2000년 238억원에서 지난해 2731억원으로 매출이 가파르게 늘었다.

지난 9월에는 세계 공항 면세점으로는 처음 인천공항 면세점에 루이비통 매장이 둥지를 틀었다. 이브 카셀 루이비통 최고경영자(CE0)가 인천국제공항 신라면세점 오픈식에서 "20년간 매장을 운영해 온 한국은 루이비통의 세계 4대 시장"이라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을 정도다.

◆ 가치소비 vs 사치

명품시장이 이처럼 폭발적으로 성장한 이유는 뭘까.

일단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가 주는 매력과 좋은 품질, 질리지 않는 디자인 등이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줬기 때문이라는 것이 긍정적인 해석이다.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가운데 가격이 비싸더라도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는 사례가 많다. 심지어 "며느리나 딸에게 대를 물려 쓰겠다"는 목소리도 있다. 명품 자체가 보유한 뛰어난 가치 때문에 명품을 소비하는 일명 '가치소비'가 자리 잡고 있다는 얘기다.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해 다양한 소비계층 욕구를 만족시키고 소비를 촉진시킨 것 역시 명품의 순기능이다. 명품이 국내에서 생산되지는 않지만 명품시장 성장으로 매출 신장과 고용 증대 등 국민경제에 선순환적 영향을 미친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명품시장 성장 배경에는 한국인 특유의 비교 심리와 질시, 열등감, 동조화 등의 성향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명품 소비를 통해 사회적 지위와 부, 권력을 표현하고자는 하는 과시욕과 다수의 사람이 소유하지 않은 희소한 제품을 통해 일반 대중과 자신을 구별하고자 하는 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명품을 소유하면 상위계층에 소속돼 있다고 느끼는 '파노플리 효과'와 비쌀수록 더 잘 팔리는 '베블런 효과'도 소비를 촉진시킨 배경이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국은 '맥도널드형 명품 소비'라는 특징이 있다. 누구나 맥도널드에 가서 빅맥을 사먹는 것처럼 쉽게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 행태을 보이고 있다"며 "자기를 드러낼 수 있는 과시형 수단으로 명품을 구매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명품, 네이밍의 승리?

명품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지만 "명품의 정의가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좀 난감한 게 사실이다.

명품은 원래 장인들이 수제로 만든 값어치 있고 희귀한 제품을 의미했다. 하지만 지금은 특별히 비싼 해외 고가 브랜드를 통칭하는 말이 됐다.

해외에서는 일반적으로 럭셔리(Luxury)로 불리는 이들 브랜드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명품이라는 용어를 채택한 것이 명품 확산의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

명품은 럭셔리 브랜드가 들고나온 일종의 마케팅 용어였던 것. '네이밍의 승리'라는 해석이다.

원대연 한국패션협회 회장은 "사치품이라고 불렀다면 지금과 같은 명품 열풍이 생겨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명품이란 말의 오용에서 벗어나자"고 지적했다.

명품 구매가 증가하면서 명품을 칭하는 용어도 다양해졌다. 매스티지 명품, 위버럭셔리 등의 용어로 진화한 것. 명품업체들이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를 위해 만든 조어이기도 하다.

매스티지(Masstige)란 대중제품(Mass product)와 명품(Prestige product)의 합성어로 명품의 품질에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소비자 깊숙이 파고든 제품이다.

위버럭셔리(uber-luxury)는 영어 'uber(최고의)'와 'luxury(고가 사치재)'를 합성한 말이다. 일반 명품 가격을 뛰어넘는 초고가 명품을 의미한다. 대중화한 명품을 일컫는 '맥럭셔리'와 대별되는 용어로 사용된다.

5000만원짜리 에르메스 가방, 1000만원을 호가하는 키톤 수제 정장, 37억원짜리 스위스 시계 바쉐론콘스탄틴 등이 이 영역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 명품 숭배의 그늘

명품에 열광하는 트렌드가 사회에 심각한 그늘을 드리웠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상대적 박탈감과 심리적 빈부 격차 심화 등이 그것이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신의 저서 '럭셔리 코리아'에서 명품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과시형, 질시형, 환상형, 동조형 등 네 가지로 분류한다. 이 같은 개인적인 감정 외에 외적 조건인 사회의 동조도 사치를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사치를 동조하는 사회가 될수록 집단 혹은 개인 간 불화의 골은 깊어지며 사람들은 서로를 물질로서 판단하게 된다"며 "대한민국은 소비 만능이라는 새로운 이데올로기 아래서 사치를 권하는 사회가 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명품에 대한 애정이 도를 넘는 사례를 주변에서 종종 보게 된다. 프랑스 명품 에르메스 버킨백을 사기 위해 1000만원이 넘는 선불을 내고 기다리고 있는 국내 대기자가 1000여 명에 달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명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나친 숭배는 백화점과 명품업체 간 공정하지 못한 거래 관행으로 귀결된다. 명품을 유치하려는 백화점 간 경쟁이 과열되다 보니 명품의 콧대를 높여 국내 브랜드와 비교해 헐값의 수수료만 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명품 소비 대열에 끼고 싶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악용한 짝퉁시장 비대화도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심윤희 유통경제부 부장대우]


41. [매일경제][POLICY INSIDE] 회계법인 못구하는 저축은행

회계 부실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저축은행들이 또다시 회계 업무로 곤욕을 치르게 생겼다.

2011회계연도(2011년 7월~2012년 6월) 결산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회계법인) 지정 문제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회계연도 개시 후 4개월 내 외부감사인을 지정해야 한다. 이달 말이 마감이기 때문에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달 말까지 감사계약을 체결하고 2주 내(11월 14일)까지 금융감독원에 계약 내용을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사정이 여의치 않다. 감사를 맡아서 하겠다는 법인이 없어서다.

예년과 다르게 올해는 갑을 관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통상은 감사업무를 발주하는 저축은행이 '갑'이고 계약을 따는 회계법인이 '을'이다. 그러나 대형 회계법인들은 가능한 한 저축은행 감사 업무는 수임하지 않을 방침이다. 감사 수수료가 수천만 원~수억 원에 불과한데 추후 부실 감사 논란이 빚어지면 책임져야 할 리스크만 크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들이 이달 말까지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감사계약 미체결 상태'로 넘어간다. 이렇게 되면 금감원이 강제로 감사인을 지정(지정감사)하는 절차로 넘어간다. 일정 기준에 따라 배정이 이뤄지는데 주로 대형 회계법인에 돌아간다. 대형 회계법인들은 느긋하게 기다리다가 비싸게 수임할 수 있다.

감사인 강제 지정은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는 법인이 분식회계 등으로 제재를 받았을 경우와 저축은행법상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될 경우 등의 문제를 일으켰을 때 이뤄진다.

2010회계연도에 지정감사를 받은 저축은행은 13개였는데 모두 이런 회계상 문제가 발생했거나 부실이 생겼던 저축은행이었다. '감사계약 미체결 상태'라는 사유로 감사인이 강제 지정된 사례는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당국과 회계업계 전망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감사수수료 인플레이션이 일고 있다. '갑' 입장으로 바뀐 회계법인들은 수임료를 대폭 높여 부르고 있다. 부산지역 한 저축은행은 5000만원 주던 수임료를 1억2000만원으로 높여줬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강제 지정될 때 44~113% 수임료가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회계법인이 최근 제출한 감사보고서 표현들은 까칠하기 이를 데 없다. 삼일회계법인은 한 저축은행에 대해 "회사의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불러일으킬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기재했다.

코너에 몰린 저축은행들은 뿔이 날 대로 났다. 그러나 감수해야 할 과정이고 비용이다. 수임수수료가 아무리 높아져도 수억 원씩 후순위채에 투자한 한 개인 투자금보다 적지 않지 않은가.

[박용범 기자]


42. [매일경제][아하! 그렇구나] 외환보유액은 왜 쌓아 놓나요

외환보유액은 유사시를 대비해 마련해둔 외화표시 자산을 말한다. 한국 정부나 금융사가 외국에서 돈을 빌려오는데 우리나라의 채무 지급 능력에 의구심이 생기거나 상대국에 위기가 생기면 빌린 돈을 갑자기 상환해야 한다. 채무가 한꺼번에 돌아올 때 자금시장에서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중앙은행이 보유한 외화를 풀어 위기를 사전에 막는 것이다.

외환보유액이 모자라 채무를 해결하지 못해 급하게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벌렸던 것이 바로 1997년 외환위기다. 당시 한국은행은 보유한 외환을 국내 은행들에 해외 영업자금으로 지원해줬다가 위기 상황에서 쉽게 회수할 수 없었다. 당시 기록상으로는 외환보유액 200억달러가 남아 있었지만 실제로 가용할 수 있는 돈은 80억달러에 불과했다.

이때부터 가용 외환보유액이라는 개념이 강조됐다. 외환보유액을 해외 채권이나 예치금 등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형태로 보유해 필요하면 언제든지 대외지급에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치에 큰 변동이 없고 어느 채권자에게나 지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도 만족해야 한다.

외환보유액은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쓰이기도 한다. 정부는 외환시장에 혼란이 왔을 때 시장의 쏠림 현상을 막고 시장 안정을 유도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에서 외화를 꺼내 쓴다.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 차원에서 지나치게 개입하면 외환보유액을 많이 사용할 수도 있다.

외환보유액에 적정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잔액이 많으면 대다수 안전자산이기 때문에 운용 수익이 적은 데다 외화 대비 원화값이 상승할 때 역마진이 생겨 손해를 보기도 한다. 9월 말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3033억8000만달러로 8월 말에 비해 88억1000만달러 줄어들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3000억달러면 유럽이 붕괴되는 최악의 사태에도 대비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석민수 기자]

43. [매일경제][매경TEST] 특허끝난 신약 복제`바이오 시밀러`

■ 매경테스트 예제 : 2013년 이후 바이오 신약의 특허가 대거 만료될 예정이어서 이 시장에 대한 제약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허보호 기간이 끝난 바이오 신약을 복제한 약을 뜻하는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다음 설명 중 올바른 것을 고르면?

ㄱ. 개발비용과 기간이 오리지널약에 비해 훨씬 적다.

ㄴ. 합성의약품을 복제하는 것보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ㄷ. 최초 개발된 약(오리지널약)과 100% 똑같이 복제가 가능하다.

ㄹ. 생물의 세포와 유전자를 배양해 만들기 때문에 외부 조건에 영향을 받는다.

① ㄱ, ㄴ ② ㄱ, ㄷ ③ ㄱ, ㄹ ④ ㄴ, ㄷ ⑤ ㄷ,ㄹ

▶ 해설

최근 들어 국내외 제약사들 시선이 '바이오 의약품'에 쏠리고 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특허보호 기간이 끝난 바이오 신약을 복제한 약) 시장 신규 참여가 눈에 띈다. 2013년부터 바이오 신약 특허가 대거 만료되기 때문이다.

신약은 특허보호 기간이 보통 20년간인데 이 기간에 법적으로 독점적 지위와 함께 높은 가격을 보장받는다. 특허가 만료되면 거대한 복제약 시장이 열리게 된다.

합성의약품은 약효를 나타내는 화학성분을 인공적으로 합성해 만든다.

특허가 끝난 합성의약품은 공장에서 손쉽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데 약효를 지닌 성분을 반죽해 기계(타정기)로 1초에 수백 개씩 찍어낸다.

그러나 바이오 의약품은 생물의 세포와 유전자를 배양해 만들기 때문에 온도 습도 등 외부 조건에 영향을 받기가 쉽다.

이 때문에 최초로 개발된 약(오리지널약)과 100% 똑같은 약을 만들 수는 없다.

이런 이유로 합성의약품 복제약은 오리지널약을 그대로 복사한다는 의미에서 '카피약(제네릭ㆍgeneric)'이라고 부르지만 바이오 복제약은 '시밀러(similar)'라고 한다.

유전자를 조작해 의약품을 만들어내는 바이오 의약품 산업은 합성의약품보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며 약을 만들고 정제하는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시설 투자비도 많이 들어간다. 막대한 자금과 비용이 소요되는 신약 개발에 비해 복제약을 만드는 바이오시밀러는 비교적 단기간에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이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제품과 사실상 같은(복제) 제품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개발비용은 오리지널약에 비해 10분의 1밖에 들지 않고 개발 기간도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제약사는 생산 기술이 뛰어나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해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의약품을 수출하려면 외국에서 임상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이런 경험이 많지 않고 마케팅 능력이 부족하다.

또한 막대한 임상시험 비용과 외국에서 신약을 등록해본 경험이 별로 없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한편 우리나라는 세계 첫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영예를 차지했다.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벤처기업 에프씨비파미셀의 심근경색치료제 '하티셀그램-AMI'를 의약품으로 승인했다. '하티셀그램-AMI'는 심근경색 환자의 골수에서 성체줄기세포를 분리ㆍ배양한 후 환자에게 다시 투여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경쟁은 뜨겁다. 미국 오바마 정부는 2009년 배아줄기세포(아직 분화가 일어나지 않은 배아의 발생 과정에서 추출한 세포) 연구지원을 허용하고 2억달러 규모의 지원계획을 수립했다. 정답은 ③

[박승룡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44. [매일경제][경제용어산책] 커미티드라인 비상 외화 공급원

최근 그리스 디폴트 우려와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원화값이 폭락했다. 정부는 외환시장 불안을 줄이기 위해 각 은행에 외화유동성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국내 은행들은 외화 여유자금을 확보하고 커미티드라인을 확대ㆍ신설하고 있다.

은행들이 외화유동성 확보에 집중하는 이유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달러 부족 사태를 겪은 데 따른 학습효과 때문이다. 필요할 때 달러를 확보하지 못하면 원화값이 폭락하고 수입업체들이 결제할 때 자금을 내주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대비해 외화를 확실하게 확보하는 방안 중 하나가 커미티드라인(Committed Line) 구축이다. 이 커미티드라인은 우리나라와 해외 금융사 간 일종의 단기 마이너스 대출이다. 국내 은행은 해외 금융사에 일정한 수수료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비상시 사전에 약속한 한도에서 외화를 우선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법적으로 자금 인출권이 보장되기 때문에 외화유동성 경색 현상이 발생했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커미티드라인과 유사한 개념의 크레딧라인(Credit Line)도 있다. 다른 점은 크레딧라인은 수수료도, 자금 인출에 대한 구속력도 없다는 것이다. 지난 9월 국내 은행의 외화 여유자금은 지난 6월과 비교해 4배 정도 늘었다. 국내 은행들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신용 강등이라는 악재 속에서 국제 자금시장 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커미티드라인으로 약 40억달러를 확보했다.

[이현정 기자]


45. [매일경제]편리한 알루미늄의 `불편한 진실`

맥주가 캔에 담기게 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1930년대 초반 미국에는 금주령이 내려져 있었다. 캔은 병으로 간주되지 않아 캔에 든 술을 마시는 것은 사회적으로 용인되었던 것이다. 캔은 병보다 가볍고 잘 깨지지 않으며, 쉽게 냉각시킬 수 있고 창고에 저장하기도 간편했다. 당시 사용됐던 유리병은 우악스러운 기계세척과정에서 깨지지 않게 하려고 무겁고 튼튼하게 제작됐다. 1922년 750㎖짜리 빈 병의 무게는 거의 1㎏에 가까웠다. 100g에 불과한 맥주 캔은 그야말로 파리 몸무게 수준이었다.

크뢰거 맥주가 공식적으로 첫 캔 맥주를 출시한 것은 1935년. 캔 맥주와 마찬가지로 식료품 통조림 또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앤디 워홀의 그림으로 익숙한 캠벨 수프 통조림 또한 이 시대의 산물이다. 캔의 소비속도에 제동을 건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이었다. 전쟁 기간 중 미국에서 금속은 군수물자에 우선적으로 사용되도록 제한됐다. 하지만 바다 건너 군사기지의 군인들은 통조림과 캔 맥주를 마셨다. 사기 진작을 위해서였다.

초기 캔 음료에 사용된 금속은 함석이었다. 미국 맥주회사는 강철에 주석을 합금하는 비용이 치솟자 막대한 연구비를 투자해 대체재를 찾았다. 1958년 쿠어스 맥주는 알루미늄 캔 맥주를 처음으로 출시했다. 알루미늄 캔은 열전도율도 강철보다 5배가 높아 음료를 빨리 차갑게 만들 수도 있었다. 알루미늄의 화려한 등장이었다.

'알루미늄의 역사'는 청바지의 단추, 병뚜껑, 캔 맥주, 비행기 등에서 날마다 사용되는 알루미늄이 어떻게 현대의 가장 중요한 금속이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과학 기자인 저자는 우리의 생활을 혁명적으로 바꿔준 이 금속을 둘러싼 근현대사회의 문화, 정치, 경제, 생태적 연관관계를 연대기처럼 촘촘하게 그려나간다.

원소주기율표 13번. 알루미늄은 지구 바깥 층에서 가장 흔한 금속이다. 하지만 실생활에 쓰이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807년 영국의 과학자 험프리 데이비 경이 전류를 이용해 알루미늄을 함유한 명반으로부터 이 금속을 분리하려던 첫 시도는 무참한 실패로 끝났다. 19세기까지 이 추출된 알루미늄은 금보다 더 귀중할 정도로 희귀했다.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것은 1886년 찰스 마틴 홀과 폴 에루가 개발한 전기분해식 생산법의 발견 이후부터였다. 처음에 이 금속은 다른 금속을 위한 대체재에 불과했다. 20세기 중반이 되어서야 알루미늄을 따라다니던 불신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1960년대 이래로 알루미늄은 철 다음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금속에 등극한다. 알루미늄 캔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연간 2200억개 이상 소비된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40배를 웃도는 양이다.

이 금속의 역사는 최적화 과정의 역사이기도 하다. 금속 절약을 위해 노력한 결과, 알루미늄 캔은 나온 지 50년 만에 처음보다 무게가 약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알루미늄의 총소비량은 줄어들지 않았다. 금속은 손쉽게 재활용된다는 사람들의 믿음이 이 같은 과소비를 불러온 것이다. 갈증의 해결을 위해 담겨진 캔 속의 음료는 단 몇 모금이면 사라진다. 그러곤 주저없이 쓰레기로 버려진다.

하지만 알루미늄은 전기를 많이 필요로 하는 금속이다. 캔 하나를 생산하는 데는 약 0.38㎾의 전기가 필요한데 이는 5시간 동안 육체노동을 할 때 소비되는 에너지와 비슷하다. 재활용 과정에서도 원료와 에너지가 필요함을 우리는 쉽게 간과한다.

인류는 이제 알루미늄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하지만 알루미늄은 '부자들의 재료'이기도 하다. 알루미늄의 추출을 위한 원료인 보크사이트 채굴은 주변의 토지를 황폐화시킨다. 보크사이트 광산을 덮고 있는 표토를 덜어내고 식물을 캐내는 과정에서 자연 파괴는 불가피하다.

보크사이트 광산의 90%가 적도 주변의 열대지방에 몰려 있어 채굴은 주로 호주, 브라질, 수리남, 자메이카, 카메룬 같은 나라에서 이루어진다. 갈등의 소지는 여기에 있다. 천연 알루미늄을 생산하는 나라가 생산 과정의 황폐화를 전적으로 책임지는 데 반해 지구의 유복한 북반구에선 이 금속의 혜택만 누리고 있다. 어찌 보면 이 금속은 현대의 모순을 비추는 거울인 셈이다.

[김슬기 기자]


46. [매일경제]이달 25일 출간되는 잡스 자서전 벌써부터 인기몰이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면서 그 후폭풍이 서점가에 밀려들고 있다. 아직 출간되지 않은 그의 전기가 예약판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기존에 출간됐던 관련서들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가장 화제가 되는 책은 역시 11월 출간할 예정이었으나 잡스의 사망으로 출간일을 25일로 앞당긴 스티브 잡스 전기다. 타임 전 편집장인 월터 아이작슨이 쓰고 있는 이 책은 잡스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유일한 전기라는 점 때문에 집필 초기부터 서점가의 화제를 끌고 있었다. 아이작슨은 퓰리처상을 받은 언론인이자 아인슈타인 전기 등을 저술한 전기작가다.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6일 이 책은 아마존 예약판매 1위를 차지했고, 한국에서도 반나절 만에 예스24 베스트셀러 종합 9위에 오르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

현재 잡스 측은 책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한국어판을 출간하는 민음사의 이미현 부장은 "미국 쪽 출판사인 사이먼앤드슈스터 측에서 책이 나오기 전까지 책 내용을 공개하지 말라는 각서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번역은 국내 최고 경제서 번역자로 꼽히는 안진환 씨가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책에는 필자가 잡스와 40여 차례 인터뷰한 것을 바탕으로 쓴 그의 삶과 철학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가족, 동료, 경쟁자 등 100여 명에 달하는 지인들 증언과 기억도 포함된다. 잡스 측에서 정한 전기의 제목은 '스티브 잡스 전기'(Steve Jobs a biography)다.

전기를 집필한 월터 아이작슨은 타임 최신호(17일자)에 쓴 에세이에서 잡스 전기에 관한 몇 가지 단서를 남겼다. 아이작슨은 잡스에게 오랫동안 비밀스럽게 살아왔는데 왜 모든 것을 공개하는 전기를 쓰도록 허락했냐고 질문하자 잡스는 "나는 내 자식들이 나에 대해 알기를 원했다. 항상 아이들 곁에 있어주지는 못했지만 아이들이 내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이해해 줬으면 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교보문고 측은 "잡스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하루 만에 관련서 매출이 3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전 세계 서점가가 스티브 잡스의 유일한 공식 전기 출간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잡스 열풍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허연 기자]


47. [매일경제][저자와의 대화] `기후대전` 펴낸 귄 다이어

"지구 온난화에 따른 식량난이 북한정권 붕괴를 앞당길 겁니다. 2020년이면 남북통일이 이뤄질 게 확실해요."

이상기후로 인한 미래의 정치와 경제, 외교와 안보를 전망한 책 '기후대전'을 펴낸 귄 다이어 씨(68)는 인류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는 식량 부족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과 같이 자국민을 먹여살릴 수 없는 나라가 늘어나면서 붕괴하는 정권이 속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최근 펴낸 '기후대전'(김영사)에 따르면 남북통일은 핑크빛 미래를 약속하는 신호가 아니라 한반도가 겪어야 할 또 다른 비극에 지나지 않는다.

'기후대전' 한국판 출간에 맞춰 방한한 다이어 씨는 이번 신간에서 2050년까지의 인류의 미래를 9개의 시나리오로 압축했다. 국제안보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군사지정학 분석가인 그는 인류의 몰락을 마치 전지전능한 예언자처럼 소상히 그려냈다.

실제로 일어난 상황은 아니지만 그는 이 끔찍한 미래가 곧 도래할 것으로 생각했다. 지난 30년간 취재 현장에서 축적한 지식과 새로운 정보로 단숨에 책을 써내려갔다.

"집필 기간은 딱 18개월 걸렸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외교관과 군인 장교 등 100여 명의 외교ㆍ군사 전문가들을 심층 인터뷰했어요. 논문과 과학적 데이터 수집도 게을리하지 않았죠. 덕분에 가까운 미래를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예측에 따르면 50년 후엔 지구의 평균기온이 4도 이상 상승한다. 주요 식량 생산국은 현재의 20%도 안되는 곡물을 생산하고, 인류는 기아에 시달리게 된다.

그의 책이 영미권과 대만에서 출간됐을 때, 그는 논란의 정점에 섰다. 대중은 그의 비극적 시나리오에 동의할 수 없다며 화를 냈다. "아직 시작 단계니까요. 대중적 관심을 얻고 기반을 쌓아가다 보면 많은 국가가 대책을 마련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죠."

그는 다시 한 번 자신은 예언가가 아니라고 힘주어 말했다. "저는 심층취재를 즐기는 저널리스트예요. 제 시나리오는 영화 속 대본 같은 허구의 것이 아니죠.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현 상태를 가지고 가장 가까운 미래를 설명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기에 그의 '기후대전'은 우리에게 더욱 섬뜩하게 다가온다.

[이경진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48. [매일경제][매경이 만난 사람] 하루 15개신문 꼼꼼히 읽는 임형주 팝페라 테너

팝페라 테너 임형주 씨(25)와 숯불구이집에서 마주앉았다. 곱상한 외모와 달리 대창을 좋아한다고 했다. 임씨는 "사람들이 나를 도도하다고 오해하는 게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럴 만도 하다. 8년 전부터 봐온 그는 싹싹한 청년이다. 먼저 말을 걸고 잘 웃는다. 입담도 좋고 아는 것도 많다. 신문 기사와 기자 이름을 줄줄 외운다. 일간지 15개를 구독하기 때문이다. 임씨는 "신문은 커피"라고 말했다. 아침에 신문을 펼쳐야 정신이 번쩍 든다고 한다. 세수를 하기도 전에 1시간 동안 신문 15개를 읽는다. 독점(단독) 기사 위주로 읽고 겹치는 내용은 건너뛴다.

"눈을 뜨면 '오늘 각 신문의 1면 헤드라인 기사는 뭘까' 궁금하다. 1면에 대한 환상이 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사건이 뭔지 정확하게 짚어준다. 이 시대도 시간이 지나가면 역사가 된다. 신문을 읽는 것은 역사를 지켜보는 일이다. 기자는 믿을 만한 정보 전문가다. 그 손을 거친 정제된 뉴스가 좋다."

지독한 신문 사랑 덕에 최근 한국신문협회 '올해의 신문읽기 스타'로 선정됐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학 중인 그는 시상식(6일)에 참석하기 위해 급하게 귀국했다. 5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후 3시간 만에 그를 만났다. 여독을 감추기 위해 양복에 노란 행커치프를 꽂고 왔다.

몹시 피곤해 보이는 임씨에게 왜 신문을 15개나 보는지 묻자 "외국 연주회 때문에 장시간 비행을 하다 보면 기내에서 많은 신문을 보게 된다. 집에서도 읽고 싶어 하나둘씩 구독하다 보니 15개가 됐다"고 답했다.

15개 신문의 차별된 기사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고 한다. 같은 사건에 대해 신문사마다 다른 논조를 비교한다.

이해관계가 있어 그런지 신문사마다 정치면이 예민하다. 논조도 판이하다. 경제신문 시각에서 쓴 정치 기사도 좋아한다.

신문을 펼치면 1면과 문화, 정치, 경제면 순으로 읽는다. 사회면과 수도권 뉴스면은 잘 안 본다고 한다. 그는 "성폭행이나 엽기적 내용을 담은 기사를 안 좋아한다"며 "좋은 것만 봐도 모자란 세월"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임씨는 활자 중독이다. 하루만 신문을 안 봐도 몸이 헛헛하다고 했다. 집에서 못 보면 이동 중에 차에서 틈틈이 읽는다. 그는 인터넷과 TV뉴스로는 충족시킬 수 없는 게 신문에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시대에 실시간 뜨는 정보는 신뢰가 가지 않는다. 반면 신문은 편집국 회의를 거쳐 기사를 거르고 크기를 결정한다. 기사 중요도에 따라 크기가 1단에서 7단까지 나뉜다. 아날로그적이지만 뉴스의 본질이 지면에 담겨 있다."

신문 예찬론자인 그는 요즘 매일경제신문 재테크면을 주의 깊게 읽는다. 돈 관리에 신경 쓸 나이가 됐다.

"금을 사고 싶다. 부모님 철칙 때문에 주식을 사지 않는다. 대신 저축을 많이 한다. 금리가 낮아도 좋다. 돈은 쉽게 벌면 쉽게 공중분해된다."

매일경제신문이 주최하는 세계지식포럼(10월 11~13일 쉐라톤그랜드 워커힐호텔)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글로벌 리더들이 모여 세계 경제위기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지식 축제로 아시아 최대 규모 행사다.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신문을 읽어야 한다. 세상을 읽는 바로미터가 신문이다. 기사가 내 인생의 내비게이션이자 선생님, 비서가 됐다. 600원(신문 가격)만 내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신문이 내 인생을 바꿨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꿈이 방송 기자였다.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신문을 읽으며 앵커 흉내를 냈다. 좀 더 정확하게 발음하고 싶어 동화구연과 웅변도 배웠다. 강당에 자주 서다보니 목청이 좋아지고 노래도 잘하게 됐다. 방과 후 노래부르기반 선생님 권유로 서울시 전국어린이 동요대회에 나가 대상을 받았다. 임씨는 "그때부터 노래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어머니 친구가 그의 미성에 탄복해 음반 제작을 권유했다. 1998년 불과 12세에 삼성영상사업단에서 음반을 냈다. 반응이 좋아 방송 출연 요청이 줄을 이었다.

2003년 뉴욕 줄리아드 음악원 예비학교 재학 중에 큰 기회가 왔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불렀다. 17세 소년의 청아한 노래에 대중이 열광했다. 하루아침에 스타가 됐다. '천상의 목소리'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1집 음반 '샐리 가든'도 불티나게 팔렸다. 하지만 그 인기가 영원해 보이지는 않았다. 너무 어렸고 팝페라(정통 클래식 음악과 대중음악의 접목)라는 장르가 생소했기 때문이다.

"벼락스타였다. 다들 '일찍 핀 꽃이 빨리 진다'고 했다. 팝페라 시장도 불모지였다. '얼마나 가는지 지켜보겠다'는 사람들을 향해 '꿋꿋하게 10년 넘길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진짜 버텼다. 내년이 15주년이다."

유감스럽게도 요즘 팝페라 인기가 시들하다. 이 장르를 고수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장인정신으로 한 우물만 팠다. 다른 가수들은 팝페라를 뮤지컬이나 연예계로 들어가는 발판으로 생각했다. 장기적으로 팝페라 시장이 형성되려면 나 말고도 후발주자가 있어야 한다. 걱정이다."

그는 데뷔 후 14년 동안 100여 회의 콘서트를 열었다. 거의 매진이었다. 국내에서 편안하게 돈을 벌 수 있는데 굳이 외국 시장을 개척하러 나갔다. 고생길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 어릴 때 책상 위에 붙여 놓았던 세계지도 영향인지도 모른다.

"매니저 없이 혼자 트렁크를 끌고 다니면서 유럽 공연을 하러 다녔다. 호텔방 예약이 잘못돼 니코틴에 절어 있는 흡연방에서 고생한 적도 많다. 목이 아팠다. 하얀 턱시도를 가지고 왔는데 검은 팬티밖에 없어 부랴부랴 하얀 팬티를 사러 돌아다녔다. 짐 가방이 도착하지 않아 그냥 입던 옷으로 무대에 올라간 적도 있다."

공들인 유럽 음악 시장에서 결실이 하나둘씩 생겼다. 공연마다 극찬을 받았다. 최근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모차르트 홍보대사로 위촉받았다. 2006년 잘츠부르크 콘서트의 반응이 좋아 입소문이 퍼진 덕분이다. 유럽 무대에 서면서 17세기 바로크 음악에 빠진 그는 빈 슈베르트음대 성악과 석사과정에 진학했다. 세계 음악 시장을 겪으면서 시야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인 최초ㆍ전 세계 최연소 유엔 평화메달 수상

그는 눈물이 많다. 정도 많다. 8세 아이부터 70대 노인까지 다양한 친구와 교유한다. 신문이나 방송에 어려운 사람들이 나오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돕는다. 좋은 일에 나서달라면 거절하지 못한다. 그래서 대한적십자사와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등의 홍보대사가 됐다.

2008년에는 가난한 예술 영재들을 돕기 위해 비영리재단인 '아트원 문화재단'을 설립했다. 1998년 데뷔 후 10년 동안 모은 100억원을 기부했다. 저소득층 자녀들을 선발해 무상으로 레슨을 해주고 있다. 신문에서 읽은 베네수엘라의 무료 음악교육 프로그램인 엘시스테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사람들에게 안식을 주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 그 근본이 휴머니즘이다. 기사에서 불쌍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느끼는 게 많다. 신문이 내 음악과 지성의 자양분이다."

그의 노래는 세상의 아픔을 지나치지 않았다. 지난 3월에는 일본 대지진 이재민 돕기 음악회를 열었고, 지난 6월에는 북한의 포격으로 고통받은 연평도 주민들을 위로했다. 대통령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부른 이미지 때문인지 국가 주요 행사의 단골손님이다. 200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90주년 기념음악회'와 지난해 12월 '6ㆍ25 한국전쟁 60주년 기념공연 ' 무대 등에 섰다.

"나는 나라를 사랑한다. 애국심이 강하다. 정치에도 관심이 많아 투표에 꼭 참여한다. 국회의원이나 시장, 구청장을 잘못 뽑으면 먼 훗날 큰 피해를 본다."

그는 국가의 주요 정치 사회 이슈가 생길 때마다 적극적으로 나서 '정치적'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혹시 정치에 뜻이 있느냐고 묻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이제 20대 중반이다. 인생이 계획대로 살아지는 것은 아니다.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정치인은 국가와 사회, 민족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 서유럽에서는 자전거 타는 국회의원이 있다. 우리나라는 정치 선진국이 되려면 멀었다. 이미지 정치가 아니라 나라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

그를 비딱하게 보기보다는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지난해 12월 한국인 최초이자 전 세계 최연소로 유엔 평화메달을 수상했다. 세계 평화와 인권 신장에 힘쓴 사람들만 받는 영예로운 상이다.

▶역사 에세이 '임형주, 장희빈을 부르다' 집필

한국 신문들을 보면서 불만스러운 점이 하나 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르 피가로보다 공연 리뷰 기사가 적다는 것이다.

"외국 유명 신문 리뷰는 그 자체로 '명함'이 된다.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문화 전문기자가 드물다. 3~4년 주기로 담당 기자가 바뀐다. 감성을 건드리는 문화 기사가 적은 것도 불만이다."

물론 글을 쓰는 게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일간지 칼럼을 자주 써봤다. 기자들의 애로를 느꼈다고 한다.

인문학에 관심이 많은 그는 신문 기고를 쓰면서 자신감이 생겨 역사 에세이 '임형주, 장희빈을 부르다'를 집필했다. 조만간 책이 출간된다.

"정사인 조선왕조실록 19대 숙종실록 속 장희빈과 야사 '인현왕후전'에 나오는 희빈 장씨가 판이하게 다르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보니 패자인 장희빈을 너무 매도했다. 장희빈의 진면목을 바로 알리고 싶다."

신문 읽기와 글 쓰기 외에 취미는 영화 감상과 전화로 수다떨기다. 너무 바빠 친구들을 자주 못 만난다. 예전에 사귄 여자친구도 그게 섭섭해 떠났다.

외국에서 혼자 지내면서 요리는 수준급이 됐다. 그가 개발한 김치 파스타 레시피를 알려줬다.

"저민 마늘과 올리브오일을 볶다가 삶은 파스타면을 넣으세요. 썰어둔 김치는 맨 나중에 넣어야 사각거려요."

3년 전에 그는 "입맛 없을 때는 된장에 청양고추를 쏭쏭 썰어넣고 참기름을 넣어 먹으라"고 추천했다.

정성껏 만든 요리는 애인과 먹어야 맛있다. 여자친구가 있느냐고 묻자 "요즘엔 신부처럼 성스럽게 살고 싶다"며 "바티칸 성당에 가서 순결 서약서를 쓰고 평생 독신으로 살까…"라고 말했다.

이상형인 심은하와 이영애는 시집갔지만 아직 배우 전지현은 남아 있지 않나. 괜한 소리라고 생각하며 흘려들었다. 하지만 아직 앳된 소년 같은 그의 얼굴을 보면서 신부도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 어릴 적부터 그를 따라다닌 '노래하는 천사' 이미지가 부담스러울 나이인데 말이다.

"아직도 '때 묻지 않은 천사 같다'는 말을 듣는다. 그럴 때마다 '저 때 많이 묻었어요'라고 말한다. 한때는 소년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어 수염을 길러볼까, 담배 피우는 화보를 찍을까 고민한 적도 있다. 하지만 급히 먹는 밥은 체한다. 세월의 흐름에 맡기고 싶다."

임씨는 1986년 5월 7일 태어났다. 작곡가 차이콥스키(1840~1893)와 브람스(1833~1897)와 같은 날이다. 음악은 숙명처럼 다가왔다.

"가끔 콘서트 무대에서 '여러분, 제가 왜 노래를 하고 있을까요'라고 묻는다. 가장 좋아하는 게 노래다. 가장 재미있고 언제 해도 질리지 않는다. 죽을 만큼 힘들 때도 있지만 가장 뿌듯하게 좋았을 때가 노래 부르는 순간이었다."

그는 인터뷰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링거를 맞았다고 한다. 긴 여행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몸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미안했다.

▶ He is…△ 1986년 5월 7일 서울생 △ 2002년 예원학교 성악과 졸업 △ 2002년 뉴욕 줄리아드음대 예비학교 입학 △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애국가 선창 △ 2003년 뉴욕 카네기홀 데뷔 독창회 △ 2005년 일본 'NHK 홍백가합전' 트로피 수상 △ 2010년 피렌체 산 펠리체음악원 성악과 졸업 △ 2010년 유엔본부 '유엔 평화메달' 수상 △ 2011년 빈 슈베르트음대 석사과정 입학 △ 2011년 '이달의 나눔인 시상식' 보건복지부 장관상

[전지현 기자 / 사진 = 박상선 기자]


49. [매일경제][이렇게 생각한다] 당황스런 인터넷쇼핑몰 `꼼수` 마케팅

얼마 전 회사에서 어려운 가운데 임직원이 열심히 해줘서 성과가 났다며 그 보답으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용 가능한 상품권을 줘서 매우 기분이 좋았다. 때마침 한 달 전 둘째를 낳은 아내가 첫째와 함께 처갓집에서 몸조리 중이었기 때문에 고생하시는 장인어른을 위해 옷 한 벌을 선물하면 좋을 것 같았다. 이를 위해 어느 인터넷 쇼핑몰에 접속해 장인어른을 위한 상품을 검색해 봤다.

검색을 하던 도중 밖에서 운동하거나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트레이닝복을 사드리면 좋아하실 것 같아 찾아보던 도중 저렴한 가격에 브랜드 인지도도 있는 상품이 보여 바로 결제 후 주문을 했다.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며칠간 행복했는데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다.

상품이 도착한 뒤 포장을 뜯어보니 트레이닝복 상의는 보이지 않고 하의만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당황한 나와 아내는 불만 신고를 접수하기 전 혹시 몰라 다시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한 뒤 확인을 해봤다. 확인 결과 트레이닝복 상의ㆍ하의 세트 사진 옆에 매우 작은 글씨로 '트레이닝복 세트 : 팬츠'라고 적혀 있었다.

물론 내 부주의로 이를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주문했을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누가 봐도 완벽한 상ㆍ하의 조합 사진에 세트라고 적혀 있으니 업체에 기만당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인터넷 쇼핑몰들이 진정으로 고객을 위하고 이들을 위해 노력한다면 정직한 마케팅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바탕으로 좋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의 물품을 판매하고 고객에게 다가선다면 가장 좋은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민수 회사원·서울시 강서구 염창동]


50. [매일경제][기고] 100년기업 길러낼 상속과세제도

한국은 2018년 고령사회, 2026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는 사회 고령화에 따른 경제 성장의 주력 세대가 창업 세대에서 창업 후 세대로 이전되고 있음을 뜻하며, 향후 10년 내에 나타날 기업지배구조 변화가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협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

기업이 여러 세대에 걸친 승계를 통해 지속성장하려면 장기간 기업 내 축적된 사업용 자산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활용돼야 한다. 정부는 기업의 지속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 수년 전부터 상속ㆍ증여세법을 개정해 왔으나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개정 효과가 미흡하다는 불만이 제기돼 왔다. 특히 경제 전반에 파급 효과가 큰 중견기업에 대한 세제개편 감면 효과가 10% 수준에 머무르는 한계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안정적 승계 문제는 기존 상속ㆍ증여세제 아래서는 풀기 어려운 게 아니라 풀지 못하는 문제였다. 이는 중소기업인 재산 대부분이 사업용 자산으로 묶여 있고, 현금 유동성이 낮아 승계 관련 과중한 조세 부담을 해소하기 어려운 현실에 기인한다.

주요 경쟁 상대국들을 보면 기업지분 승계 시 기업의 조세 부담을 최소화하는 제도를 마련해 기업경영의 안정성을 지원하고 있다. 독일은 기업재산 상속 시 일정기간 고용을 유지하는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상속세를 100% 감면받을 수 있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일본도 가업 상속 시 재산 평가액의 80%를 공제받을 수 있도록 해 가업승계를 통한 기업의 지속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의 중소기업이 일본 독일 등 주요 경쟁국에 비해 기업재산에 대한 상속세 부담이 과중한 현실에 비추어 조세제도를 국제적 시각에서 바라보고 적절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7일 2011년 세법개편안을 발표했다. 그 중 중소기업 현장에서 관심의 초점이 되는 상속ㆍ증여세법 부분의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행 상속ㆍ증여세법은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영위한 가업(중소기업 또는 매출액 1500억원 이하 중견기업)을 상속받는 경우 가업상속재산의 40%(공제한도 100억원)를 공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편안은 가업상속재산의 공제율을 100%, 공제 한도를 500억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물론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개편안의 경제적 효과를 위해 사후관리 요건으로 가업상속기업이 상속 후 10년간 고용을 평균 1.0배(중견기업 1.2배)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가업상속 대상 자산을 해당 법인의 사업에 직접 사용되는 자산으로 한정했다. 이는 종전에 사업용 자산 여부에 대한 제한이 없어 법인의 사업과 무관한 자산까지 포함해 전액 가업상속을 받는다는 문제점을 보완한 것이다. 이번 개편안은 상속과세제도가 중소기업 가업승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정부 의지가 담겨 있다. 중소기업이 창업 후 장기간에 걸쳐 축적한 기술, 노하우, 경영기법 등 사회ㆍ경제적 자산을 후계 세대에 원활하게 전수할 수 있도록 하여 일자리 유지와 경제 안정성을 높이는 기대를 담고 있다.

이제 중소기업이 편법 상속 유혹에서 벗어나 법적 제도 내에서 가업을 안정적으로 승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상속세 납부를 위해 부채를 떠안게 되거나 소유 지분을 처분해 기업의 지속성장이 위협받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을 전망이다. 앞으로 중소기업은 경영 투명성을 높여 부정적 시각을 해소하고, 높은 경영성과로 사회에 보답하는 과제를 충실히 수행해야 할 것이다.

지분가치 평가 방법, 증여 활성화 등 앞으로 개선할 부분이 남아 있지만 개편안의 정책 의지를 재차 환영한다. 부디 100년 장수기업을 길러내는 상속ㆍ증여세법으로 입법 완료되기를 희망한다.

[신상철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51. [매일경제][사설] 장애인 성범죄 공소시효 폐지하라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장애인 대상 성폭력 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을 내놨다.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와 마찬가지로 장애인에 대해서도 친고죄를 폐지하고 장애인에 대한 강간죄 최소 법정형을 3년에서 5년으로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영화 ’도가니’의 실제 모델인 광주 인화학교를 폐교하는 내용도 담겼다.

정부가 종합대책이라고 내놓았지만 친고죄 폐지나 처벌 강화, 인화학교 폐교 등 대부분의 내용이 이미 정치권에서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거나 관할 교육청에서 밝힌 것을 모아놓은 것에 불과해 새로운 것이 별로 없다.

그나마 항거 불능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천인공노할 범죄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할 수 있도록 현재 7년인 공소시효를 폐지해야 한다는 강력한 요구는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도 현재 실시하고 있는 장애인 특수학교 및 복지시설 전반에 대한 실태점검을 토대로 올해 말까지 추가적인 후속 대책을 마련할 계획을 밝힌 만큼 빈틈없이 보완해야 할 것이다.

사실 도가니가 고발하고 있는 것은 법의 허점만이 아니다.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한통속이 돼 법을 무력화시키거나 왜곡되게 적용함으로써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짓밟는 현실이 국민을 더 분노케 하고 있는 것이다. 법을 집행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직자들이 먼저 자세를 바르게 하지 않고는 법과 제도를 아무리 정비해본들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국민도 대형 사건이 터졌을 때 법석을 떨다가 이내 잠잠해지는 행태에서 벗어나 장애인의 인권보호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사회적인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


52. [매일경제]경영전략 짠다고 아직도 룸미팅?…이젠 언제 어디서든 바로 접속하라

■ 클라우드 컴퓨팅시대 경영

# 1. 구글에 다니는 A씨는 회사에서 근무하는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출근시간과 회의를 위해 사무실에 있어야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 물론 하루 근무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구체적인 근무는 전적으로 A씨 자신이 정한다. 모든 일은 클라우드에 접속된 상태로 이뤄지기 때문에 근무시간이 자동으로 기록된다. 팀 동료의 업무는 언제 어디서든 점검할 수 있다. 급여에 영향을 주는 인사 평가는 팀원들의 다면평가로 이뤄진다. 이 모두가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 2. 디자인으로 유명한 3M은 직원과 고객들의 아이디어를 잘 활용해 소비자들이 생각하지도 못했던 니즈를 채워주고 있다. 3M은 전 세계 60개국에서 7만50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 직원들 모두의 아이디어를 반영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직원과 고객들의 아이디어를 바로 반영할 수 있게된 배경은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 덕이다.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PC가 아닌 데이터센터의 서버에 저장해뒀다가 필요할 때마다 인터넷에 접속해 사용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가 본격 도래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정보관리비용 절감이나 협업 용이 등의 장점을 내세워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개인용 클라우드 사용자도 1000만명을 넘어섰다. KT, 삼성SDS, IBM 등 IT 업체들은 이 같은 수요에 맞춰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설비 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던가. 정보 저장 공간을 개인 PC에서 데이터센터의 서버로 이동한다고 해서 기업의 경쟁력이 저절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에 걸맞은 경영환경을 만들어야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근무 형태는 물론이고 인사 조직 판매 업무 평가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과 함께 경영활동 전반에 걸쳐 새롭게 개편하고 이에 맞는 최적의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신속경영'의 저자 마이클 휴고스는 경영환경이 변하는 속도가 느렸던 20세기에는 경직적인 수직 구조가 효율적이었다면, 경영환경이 매 순간 급변하는 21세기에는 탄력적인 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해 탄력적인 경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업 내 조직 체계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으로는 회사의 주요 부서가 모두 본사에 있을 필요가 없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직원 간의 자료 공유가 쉬워지면서 공간상의 제약이 큰 의미를 갖지 않게 된다. 지방이나 세계 곳곳으로 조직을 분산시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네트워크 조직이 필수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오정석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의 공유가 가능해짐에 따라 기업 간 커뮤니케이션이 촉진되면서 네트워크 조직이 일반적인 조직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또 "경직된 수직 구조가 아닌 평평한 조직이 확산되면서 조직 문화도 수평적 문화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직원들의 근무 형태에 대한 변화 역시 피할 수 없는 경영 전략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도입되면 장소나 시간 제약을 받지 않고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에 맞게 근무 시간이나 장소도 보다 유연하게 바꿔줄 필요가 있다. 직원들에 대한 평가 시스템도 손질이 불가피하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본격 도입되면 동료들 사이에 협업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팀 내 다른 직원이나 다른 팀원들이 하는 일을 바로 파악할 수 있고 평가도 할 수 있다. 따라서 누가 얼마나 많이 기여했는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원들이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마케팅 부서 역할도 새로 짜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그동안 마케팅 부서의 주된 업무는 정보 수집이었다. 그러나 고객과의 접점이 무한대에 가깝게 늘어나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는 정보의 홍수에 놓이게 된다. 각 단말기로 수많은 정보가 동시에 모든 구성원과 공유된다. 양희동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래에 마케팅 역량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보 수집 능력이 아니라 정보 분석 능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용어설명>

클라우드 컴퓨팅 (Cloud Computing) = 클라우드 컴퓨팅은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PC가 아닌 데이터센터의 서버에 저장해뒀다가 필요할 때마다 인터넷에 접속해 사용하는 서비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소프트웨어ㆍ저장공간을 빌려쓰고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모델이 일반적이다. 이 말은 구글의 CEO인 에릭 슈밋이 2006년 강연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기술 시장조사기관인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에 따르면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규모는 올해 31조원 정도이지만 매년 평균 27.4% 성장해 2014년에는 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시장의 성장 속도는 더 빨라 올해 시장 규모는 1604억원 정도이지만 매년 평균 47.6% 성장해 2014년 4985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용환진 기자 / 황미리 연구원]


53. [매일경제][Biz Buzz] 최신 유행 사냥꾼 `트렌드 헌터`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궁금한 것 중 하나가 '가장 트렌디(최신 유행)한 것이 무엇이냐'다. 일반 대중뿐 아니라 기업체, 연예인, 심지어 정치인들도 최신 트렌드를 알고 싶어한다.

각기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가장 뜨거운 트렌드를 알아야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예를 들어 '친환경'이 트렌드라면 기업들은 하이브리드 제품을 내놓을 것이고, 연예인들은 환경을 아끼는 일상의 사진을 소셜커머스에 올리는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또 정치인들은 친환경적인 법안을 내놓을 수 있다.

이렇듯 트렌드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하지만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트렌드에 발맞춰 따라가기란 쉽지 않다. 이런 수요를 감안해 등장한 것이 바로 '트렌드 헌터(Trend Hunter)'라는 매체다. 말 그대로 트렌드를 사냥하는 사이트다.

매월 3500만명이 접속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트렌드헌터.com'은 세계에서 가장 큰 트렌드 커뮤니티다. 패션, 가구, 자동차는 물론이고 사상에 이르기까지 최근 유행하는 것들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트렌드에 뒤처져 구시대적인 사람으로 낙인 찍히지 않으려면 가장 발 빠른 트렌드 통신 '트렌드헌터'를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황미리 연구원]


54. [매일경제][커버스토리] 클라우드 컴퓨팅 대가 마이클 휴고스 c4si 회장

"효율성보다 민첩성을 중시하라." IT 전략의 대가이자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전문가인 마이클 휴고스 c4si(IT컨설팅업체) 회장이 최근 기업 현장에 본격 도입되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 기업들이 취해야 할 전략으로 던진 화두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미 비즈니스계에서 대세로 떠오른 지 오래다.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을 어떻게 활용해야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와 관련해 마이클 휴고스 회장의 주장은 '크게 생각하고, 작게 시작하되, 빨리 전달하라'는 말로 요약된다. 한마디로 큰 그림을 보고 신속하게 실행하라는 얘기다. 그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기업 전략을 수립할 경우 기존에 얻지 못했던 많은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매경 MBA팀은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가 대세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 분야 대가로 통하는 휴고스 회장과 전화인터뷰를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이 가져올 경영환경 변화와 이를 활용한 경영 전략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모든 기업이 활용해야 하나.

"각각의 기업이 갖추고 있던 데이터센터 대신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옮겨가는 것은 마치 자가발전기를 갖고 있던 시대에서 중앙 전기공사가 각각의 집으로 전기를 송출해주는 방식으로 바뀐 것과 같다고 보면 될 것이다. 물론 전기가 자주 나가는 곳에서는 자가발전기를 만들 수밖에 없다.

전기 공급이 자주 끊어지면 중앙시스템에서 전기를 받더라도 대비용으로 자가발전기를 설치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다. 클라우드도 마찬가지다. 기업들에는 기본적인 컴퓨팅 베이스를 아웃소싱하는 것이 비용 절감을 위해 최선이다. 꼭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에만 인하우스로 갖고 있되 나머지는 아웃소싱해야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부인하는 기업들은 몰락할 수밖에 없다. 모토롤라나 코닥같이 경쟁력을 잃고 추락하고 싶은 기업이라면 클라우드 컴퓨팅을 무시해도 좋다."

-업종이나 기업 크기에 따라 활용하는 방법도 다를 것 같다. 벤처기업, 중소기업, 대기업들은 각각 어떻게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해야 하나.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미 새로 시작하는 회사들과 거의 모든 소셜미디어 회사들이 사용하고 있다. 새로운 벤처들은 투자자들이 컴퓨터를 사고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돈을 많이 쓰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기 때문에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시작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신생기업에 원하는 것은 독특하고 이목을 끌 만하며 잘 팔릴 만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구입하기보다는 클라우드 컴퓨팅 회사에서 빌리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다. 중소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교체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는 대로 거의 모든 중소기업들도 비용 절감에 최적화된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해야 한다. 대기업들도 각기 다른 계열사들과 소통하거나 스페셜 제품을 프로모션할 때, 그리고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려고 할 때 클라우드 컴퓨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팀원이나 다른 팀 간 협업하기가 쉬워진다는 장점이 있다. 협업을 증진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인터넷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은 함께 클라우드 컴퓨팅을 사용할 수 있다. 제조사부터 운송사, 도매업자와 소매업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하면 일이 수월해진다. 각기 다른 포지션에 있는 사람들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일이 얼마나 진전되고 있고 상황이 어떤지 소통할 수 있다. 소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 무엇이 필요한가를 파악해 비즈니스의 효율성을 높인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경영 전략을 사용해야 하나.

"클라우드 컴퓨팅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크게 생각하고, 작게 시작하되, 빨리 전달하는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Think Big, Start Small, and Deliver Quickly). 불필요한 IT 업무와 그 외 부수적인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한편 중요 업무에 역량을 집중시키라는 말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곧바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 투자 여부를 장시간 고민할 시간이 없다. 원자재 비용부터 원유 가격, 그리고 제품의 라이프사이클까지 모두 몇 개월 또는 며칠 만에 뒤바뀌는 게 현실이다.

다시 말해 효율성보다는 민첩성에 집중하는 경영 전략을 사용하라는 말이다. 휴대폰 역사상 가장 많은 휴대폰을 생산한 기업인 모토롤라를 예로 들겠다.

모토롤라는 싼 가격으로 휴대폰을 생산할 수 있는 효율적인 대량 양산 체제를 갖고 있다. 그런데 지금 모토롤라 폰을 누가 구입하려고 하는가. 모토롤라의 효율적 생산라인은 결국 무의미한 것이 돼버렸다. 현시점에 필요한 것은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빠르게 파악하고 이에 따라 새로운 제품을 곧바로 생산할 수 있는 민첩성이다. 기업의 이익에 있어서도 민첩성이 효율성보다 중요한 시대가 왔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면서 이러한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경쟁력 측면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할 것이다. 효율적인 면에 집중하면서 인하우스 시스템을 이용하는 기업들은 도태될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는 업체들 사이의 경쟁은 끊임없이 나오는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다. 앞으로 정보 수집 능력보다 정보 분석 능력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먼저 의사결정이 민주적으로 변해야 하는 것 아닌가.

"서양에서도 고위 간부가 일방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고위 간부들이 의사결정을 한 후에 의사결정 사항을 이끌어가야 하는 행동대장들이 재빠르게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일할 수 있도록 분권화할 필요가 있다. 이런 환경을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을 잘 활용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행동을 취해야 하는 부서들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고위 간부들의 의사결정을 즉각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신들이 취할 행동도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보고해야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아웃소싱한 회사에 종속될 가능성은 없는가.

"현실적으로 이미 많은 기업이 컴퓨팅 벤더들에 종속돼 있다. 이미 ERP벤더와 손잡은 회사들은 그곳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고, 시스템을 바꾸기엔 너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바꿀 수 없는 위치에 와 있다. 많은 기업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에 매년 라이선스와 기술 서포트 비용의 항목으로 많은 돈을 내고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옮긴 기업들은 다르다. 클라우드 컴퓨팅 벤더를 옮기는 것은 쉽다.

수백만 달러를 내고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함께 일하던 클라우드 컴퓨팅 벤더로부터 모든 데이터를 다운로드한 후에 새로운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의 클라우드에 업로드하면 된다. ERP벤더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쉽게 업체를 바꿀 수 있다."

-중요한 영업 기밀 누출을 막기 위해 기업들은 어떠한 전략을 사용해야 하나.

"사실 인하우스 IT시스템의 보안이나 정보 유출은 클라우드 컴퓨팅보다 더욱 위험하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 인하우스 IT 시스템 보안을 매번 업그레이드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따라서 보안을 고려하더라도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정말로 중요한 영업 기밀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별도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내용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관리하더라도 암호화해야 한다. 그래서 혹시라도 정보가 보지 말아야 할 사람들에게 보일 경우가 생기더라도 이해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기업들이 가진 정보 중 80~90%는 따로 저장할 만한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들은 보안과 기술을 시시각각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그 어떤 인하우스 IT 시스템보다 강한 시스템을 갖도록 노력해서 인하우스 IT 시스템보다 보안 측면에서 항상 우위를 차지해야 하며 그 사실을 기업들에 알리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기업 내 일상적인 프로세스를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지난 몇 년간에 새로 생겨난 기업들이라면 기업 내 일상적인 프로세스를 모두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해결하는 것이 좋다. 우선 그들은 인하우스 IT 시스템을 구축할 만한 돈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인하우스 IT 시스템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어떤 때 미리 확보된 시스템을 활용할 것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 엔지니어, 디자이너, 생산라인, 유통라인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협력하면서 일을 하도록 하려면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금융 트레이드 시스템이라든가 CAD(Computer Aided Design) 등 매우 빨리 반응해야 하는 일들은 인하우스 컴퓨팅 시스템이 더 좋을 수 있다. 가끔 클라우드 컴퓨팅이 느려질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특히 몇천 ㎞가 떨어진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에 일을 맡겼다면 반응속도는 확실히 기업 내부에 컴퓨터가 있는 인하우스가 빠를 것이다."

-여름에 전력 수요가 급등할 때 정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갑자기 정보 수요량이 폭증해 사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가 마비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정보 수요량은 이미 포화 상태다. 전 세계가 실시간 정보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다. 주식과 상품 시장만 실시간 대량의 정보를 내뿜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엄청난 양의 정보를 만들어내고 있다.

전 세계 나라들은 텔레콤 네트워크를 와이어리스 브로드밴드 네트워크나 광섬유 케이블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만약 정보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마비시킬 정도로 폭증한다면 한 나라 전체가 멈춰버릴 것이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TV와 이메일도 접속할 수 없을 지경이 될 것이다. 이런 정도라면 사실 인하우스 시스템을 갖고 있는 기업이라 할지라도 함께 마비될 수밖에 없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미래 전망은.

"큰 기업들은 점점 더 많은 투자비용을 클라우드 컴퓨팅에 쏟을 것이다. 구글, 아마존, 델, IBM, HP는 물론이고 많은 소프트웨어 기업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미래라고 생각한다. 지금 유럽에서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매우 어렵다. 유럽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3~5년에 한 번씩 컴퓨팅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이제 유럽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클라우드 컴퓨팅밖에 없다. 인하우스를 계속해서 업데이트하기엔 너무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유럽 외 지역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He is…

마이클 휴고스는 컨설팅 업체인 c4si(Center for Systems Innovation) 회장으로 IT 전략 전문가다. 특히 베스트셀러 '클라우드 컴퓨팅과 신속경영'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6년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유통협동조합에서 CIO로 일하는 등 현장 경험도 갖추고 있다. 그는 민첩성과 공급망관리 분야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로, 대담하고 재치 있는 기술 활용을 인정받아 2003년과 2005년에 '100대 CIO상(CIO 100 award)'을 수상했다.

2005년에는 '인포메이션위크 500상(InformationWeek 500 Award)'을, 2006년에는 '컴퓨터월드 프리미어 100상(Computerworld Premier 100 Award)'을 수상했다. 휴고스는 신시내티대학 도시계획 및 설계학과를 졸업했으며,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획득했다. 그는 매거진 'CIO'를 위해 '실시간경영(Doing Business in Real Time)'이라는 제목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신속경영' '비즈니스 민첩성 : 가혹한 경쟁세계에서의 지속성장' '공급망 관리의 핵심' 등이 있다.

[황미리 연구원 / 용환진 기자]


55. [매일경제]기업생태계 뒤흔들 클라우드 시대 생존전략

기존의 컴퓨팅 모델과 클라우드 컴퓨팅 간의 가장 핵심적인 차이점은 별도의 소프트웨어 설치 및 데이터 저장이 더 이상 필요없다는 점이다. 그동안 기업은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 자신들만의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데이터를 처리했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의 세계에서는 기업의 데이터센터가 해체되고, 소프트웨어를 개별 PC에 따로 설치할 필요성이 없어진다. 필요한 모든 것은 클라우드에서 가져다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단지 웹에 접속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가지고 있다면 모든 작업과 처리과정은 구름 너머 어딘가의 컴퓨팅 자원을 이용해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단순히 데이터 저장 방식이 달라지는 것만으로 만족한다면 별 의미가 없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는 이제 경영 환경은 물론 직장문화와 기업 생태계에도 엄청난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업들은 클라우드에서 고객 관계 관리, 인사 관리, 회계 및 애플리케이션 관리 등 경영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조정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이에 걸맞은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전문가들은 업무 방식 변화는 물론 성과평가 등 인사관리에도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 맞는 전략을 수립할 것을 주문한다.

◆ 집단지성 활용한 시스템 구축

클라우드가 보급되면 대중의 의견과 노력을 경영에 반영하는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이 일반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라우드소싱은 네트워크를 통해 사내외 사람들과 공동작업을 하면서 성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말한다. 일종의 집단지성을 활용한 업무방식이다.

과거에는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어 직원들과 공유하는 과정에서도 각자의 컴퓨터에 동일한 버전의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지 않다면 문서를 바로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하면 공동작업이 훨씬 수월해진다. 가령 구글 독스를 사용하여 문서를 작성한다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연결해 해당 파일을 열고 편집하는 것이 가능하다. 굳이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같은 장치가 아니더라도 인터넷에만 연결된다면 태블릿이나 휴대폰 같은 단말기로도 똑같은 작업을 할 수 있다.

네크워크 연결이 당연시된 지금, 자기 혼자만의 아이디어에는 한계가 있다. 자사 내부에서만 아이디어를 생각하지 말고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기업과 공동으로 작업해야 한다. 이러한 흐름에 뒤처지면 공동작업을 통해 새로운 것을 잇달아 만들어내는 기업들을 절대 이길 수 없다.

미국의 델사는 매일 300만명 이상의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데다 전 세계 8만명의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기업이다. 델은 고객과 직원 모두에게서 솔직한 의견을 듣기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한 소셜 엔터프라이즈를 시도했다. 이를 위해 델은 '델 아이디어스톰(Dell IdeaStorm)'과 '델 임플로이스톰(Dell EmployeeStorm)' 플랫폼을 구축했다. 아이디어스톰은 고객들의 목소리를 수집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으로 첫 주에 500건 이상의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첫 달에 2500건의 아이디어를 수집했다. 임플로이스톰은 직원들과 소통하는 장으로 쓰인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으로 첫 2주 만에 700개 이상의 아이디어가 집계됐다.

◆ 근무 형태를 유연하게 재편

클라우드에 접속 가능한 휴대용 모바일 단말기가 개발되면 업무방식 자체가 변하게 된다. 외국의 많은 대기업들은 이미 일주일에 8시간 이상 사무실 이외의 장소에서 근무하는 업무형태인 '텔레워크(Telework)'를 채택하고 있다.

클라우드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만 된다면 집이나 카페, 도서관이 곧 사무실이 될 수 있다. 작업장소를 가리지 않는 업무방식은 클라우드화와 함께 점점 크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사무실 이외의 장소에서 일할 수 있게 되면 필연적으로 타사 사람들과 정보를 교류할 기회가 늘어난다. 조직 내 한정된 사람들만 만나는 것보다는 다양한 사람과 교류할 때 업무 성과가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

양희동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사람들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근무할 수 있게 됐다"며 "보다 성과지향적인 기업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회사 근무 형태를 보다 유연하게 바꾸고 근무시간과 업무 분장도 업무의 양과 성격에 따라 배분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 수평적인 조직으로 바꾸라

클라우드 시대에는 네트워크 조직 구조가 일반적인 조직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통제 체제는 소수의 사람들만 전략에 대해 알고 있고 나머지는 모두 허가를 기다리는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움직임이 느릴 수밖에 없다. 전통적인 조직 구조에서 기업 계층의 상부에 위치한 사람들은 그들이 내려야 할 결정의 양이 방대하고, 현장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이 문제다.

미국의 네트워크 통신회사인 시스코시스템스가 네트워크 조직으로 변신해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시스코는 2002년 닷컴 버블 붕괴 때 큰 위기를 맞았다. 당시 시스코 주가가 77달러에서 11달러로 폭락했을 정도였다. 그후 문제의 원인을 분석했던 시스코는 최근 네트워크 조직을 가진 민첩한 기업으로 거듭났다. 시스코의 의사결정은 500명가량의 관리자들에게 분산돼 있고, 기업 전체는 블로그, 위키, 소셜미디어 도구와 같은 인터넷 기반의 협력기술에 의해 움직인다. 시스코 직원들은 무엇을 할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 평가ㆍ인사 시스템도 바꾸라

텔레워크가 일반화하면 직장인들은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게 된다. 특히 협업이 보다 활성화된다. 예를 들어 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같은 팀의 동료는 물론 다른 팀의 진행 상황 등을 공유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되면 누가 업무를 잘 수행하는지, 협력을 잘하는지 여부 등을 쉽게 평가할 수 있게 된다. 또 외부 조직이나 사업파트너들의 평가도 보다 객관적으로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부서장 위주로 되어 있는 평가와 보상 시스템도 이에 걸맞게 바꿔줄 필요가 있다.

특히 인센티브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 실제로 시스코시스템스는 직원들에게 각자의 업적이 아니라 공동의 업적에 대해 보상하는 금전적 인센티브 시스템을 갖춰 직원들 간의 협력을 촉진시키고 있다.

◆ SCM(공급망 관리) 재구축

클라우드 컴퓨팅 체제 아래서는 공급망도 보다 신속하게 관리할 수 있다. 기획-디자인-제조-판매로 이어지는 제조 판매 흐름을 거의 실시간으로 운영할 수 있다. 스타벅스는 음료를 담을 수 있는 컵을 공급하는 체계를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으로 전환하면서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스타벅스에 일회용컵을 제공하는 네트워크 서비스사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에 스타벅스 컵 시스템을 도입해 북미지역 805개 매장의 컵 보유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시기에 공급하고 있다.

◆ 정보분석 역량을 강화하라

클라우드 시대에서는 개인의 데이터나 지식이 클라우드상에 넘쳐나게 된다.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단만 있으면 클라우드상에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서 여러 가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정보수집에 중점을 뒀던 마케팅 부서의 역할도 변해야 한다. 많은 정보 중에서 필요한 정보만을 추출해내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양희동 교수는 "정보 수집 능력이 아니라 정보 분석 능력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56. [매일경제][Insight] 나눌수록 커지는 기업이 살아남는다

■ 복지경영의 길

작년부터 펩시는 전미에 걸쳐 보다 나은 사회을 만들기 위한 '리프레시 프로젝트'(Pepsi Refresh Project)를 시작하여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매월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주제는 문화, 예술, 건강, 환경, 빈곤, 교육 등 사회 모든 분야에 해당되며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홈페이지에 등록해 공모전에 참여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일단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매월 1000만달러가 넘는 지원금을 제공하기 때문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이 사회 발전 캠페인을 위해 매년 2억달러짜리 광고를 내걸었던 미국 프로미식 축구 경기인 '슈퍼볼'을 포기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호감도가 수직 상승하는 효과도 보았다.

오늘날 세계 어디에서든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에 활발히 참여하는 것은 보편화됐으며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지 오래다. 특히나 대기업은 지속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을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미래에 투자하는 일이 장기적 성장을 추구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지난 50년간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기여하며 눈부신 성장을 보인 대기업들이 이제 앞다퉈 사회에 환원하는 활동에 우선순위를 두기 시작했다. 시장점유율 경쟁에만 혈안이 되었던 기업은 이제 복지경영 체제를 확립하며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근래 경영학에서 새롭게 통용되는 공식 중 하나가 '소비자 신뢰=브랜드 가치'다. 즉, 소비자들이 기업에 대해 낮은 신뢰도를 갖고 있다면 이는 곧 기업의 브랜드 가치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의 신뢰를 얻으며 브랜드 호감도와 인지도를 동시에 높이는 방법으로 바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강조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 진출을 시도할 때도 마찬가지로 현지 사회와 소비자들에게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CSR 활동을 병행하는 추세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홍콩에 진출한 우리은행은 올해 주홍콩총영사관으로부터 CSR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미국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구글과 애플 등 굴지의 대기업들에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촉구하며 실업난을 해소하는 데 힘써 달라며 올해 1월 '스타트업 아메리카 파트너십'(Startup America Partnership)이란 중소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렇듯 대기업이 실천할 수 있는 복지경영이란 승자독식 경제에서 탈피하고 동반성장이라는 협업모델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기업 생태계와 풍요로운 고용환경을 창조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협력업체의 역량을 강화하며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것은 대기업 입장에서는 궁극적으로 윈윈 전략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회공헌활동이 단편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정부와 국민의 여론을 의식하여 억지로 진행하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뤄지면 소비자들도 금세 알아채며 의미 있는 효과도 거두지 못한다. 2009년 미국 기업들의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녹색' 컨설팅을 담당하는 BBMG가 미국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사회적으로 또 환경적으로 책임을 다하는 최고 기업과 최악 기업을 동시에 꼽으라고 한 결과, 미국 최대 할인매장인 월마트가 두 항목에서 나란히 1위를 기록했다. 이 컨설팅 회사는 이러한 현상을 '월마트 패러독스'라고 지칭했다. 월마트 패러독스란 기업의 활발한 사회적 책임 활동에 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실제로 느끼는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그만큼 상응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기업에 있어서 진정한 복지경영으로 나아가는 길은 무엇일까. 일회성 기부나 표면적인 사회공헌활동에 기대면 안 된다. 기업윤리와 기업문화 내부에서부터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는 의지가 자리잡아야 한다.

이제는 단순한 CSR 활동을 넘어서 기업의 이윤을 지역사회에 나눌 수 있는 '사회적 기업' 육성에 앞장서는 국내 대기업들이 귀감이 되면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란 2006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그라민뱅크의 창립자 무함마드 유누스로부터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그는 가진 자에게만 대출하며 빈부격차를 벌리는 기존 자본주의 태세를 비판하며 '착한 자본주의'를 실천하는 것이 모든 이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는 거라 생각했다. 방글라데시의 취약계층은 곧 신용을 담보로 빌린 돈으로 삶의 의지를 되찾아 2006년 돈을 빌린 600만명 중 60% 이상이 빈곤층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사회적 기업 붐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사회적 기업 확산에 이바지하는 데 주력하는 대기업이 많아졌다. SK는 기존의 'SUPEX 추구'에 이어 'SK식 사회적 기업론'을 한창 실행 중이다. 대기업이 복지경영을 실천하는 것은 얼마나 지속성을 갖고 공동체 가치를 지향하느냐에 달렸다. 사회활동에 투자한 돈의 기회비용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발전이 곧 강한 기업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임하는 것이 정답이다. 유누스가 주장했듯이, 이제는 대기업들이 마음속에 단순히 '기업가 정신'을 되새길 것이 아니라 '사회적 기업가 정신'(Social Entrepreneurship)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김수욱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주가, 유가정보 : http://www.naver.com
그림 : 매일경제


'Economic issu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10.11  (0) 2011.10.11
2011.10.10  (0) 2011.10.10
2011.10.7  (0) 2011.10.08
2011.10.6  (0) 2011.10.07
2011.10.5  (0) 2011.10.05
Posted by Andy 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