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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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매일경제
1. [매일경제]헤지펀드 `셀코리아` 정점 통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투자 관문인 홍콩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유럽의 재정 및 금융위기 분위기에 휩싸여 한국주식 투자에는 큰 관심이 없다. 한국 증시의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일단 유럽 위기란 발등에 떨어진 급한 불부터 꺼야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통상 한국 주식투자 비중을 15% 정도는 유지하는 글로벌 큰손들은 이달 들어 한국 투자 비중을 줄여 나가기 시작하고 있다고 홍콩에 소재한 한국 증권회사 현지법인장들은 전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은 지난 6일 홍콩에서 국내 6대 증권사 홍콩법인장과 좌담회를 갖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시각을 긴급 점검했다.
이들은 외국인 투자자 동향에 대해 "단기 투자 펀드나 자기매매 비중이 큰 유럽 IB(투자은행) 등 비교적 호흡이 짧은 투자자들은 유럽 문제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한국 등 현금화하기 좋은 아시아 주식을 우선 정리하겠다는 기류가 대세"라고 말했다.
한국 증권사를 창구로 투자하는 중장기 성향의 펀드들도 한국 주식이 싼 상태라는 것은 부인하지 않지만 떨어지는 칼은 잡고 싶지 않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이들 홍콩법인장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경영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대표는 "최근 한국 증시 급락을 주도했던 유럽계 헤지펀드 매도 공세가 최고조에 달했으며 일부 헤지펀드들은 보유자산의 50%를 털어냈다"며 "헤지펀드들의 투자 여력이 바닥을 통과한 것 같긴 하나 기본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물량 자체가 줄어든 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이상미 한국투자증권 상무보는 "미국과 유럽발 저성장 구조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한국 역시 저성장으로 고생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자문형 랩 등 한국 시장 자체의 수급 변수도 불안하기 때문에 되도록 한국은 건드리지 말자는 펀드가 상당수"라고 말했다.
정성엽 대신증권 홍콩법인 이사도 "시장이 불안한데 굳이 적극적인 매수세를 유지할 이유는 없다"며 "불확실성이 걷히고 나서 자금 집행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큰손들이 대부분"이라고 현지 투자 분위기를 전했다.
김종선 대우증권 아시아ㆍ태평양지역 담당 상무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올해 말까지는 주식, 채권시장이 어려운 시기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선진국보다 이머징마켓이 유망하며 이머징마켓 가운데서도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전자, 자동차, 중공업, 조선 등의 분야에서 상당수 대기업들이 포진한 한국시장이 상대적으로 매력이 있다는 데 이견을 달지 않았다.
[홍콩= 손현덕 증권부장 / 김정환 기자]
2. [매일경제]루비니 교수 인터뷰… 2012 키워드 '블랙스완의 꼬리'
◆ 세계지식포럼 내일 개막 ◆
"아시아 경제는 각각의 발전모델이 있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정부 및 공공의 직접적 개입으로 인해 성장한다는 점이다. 이런 모델이 최근 무너지고 있는 미국식 시장주의 모델이나 유럽식 사회복지국가 모델에 비해 훨씬 더 나은 대안이 될 것이다."
제12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하는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학교 스턴스쿨 교수는 9일 매일경제와 서면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그는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리는 세계지식포럼에서 11일 오후 솔로 세션을 통해 이 같은 자신의 경제전망을 보다 깊이 있게 전달할 예정이다.
'닥터 둠'으로 유명한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 경제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 시각을 견지했다. 그는 "당분간 전 세계 어떤 국가도 경제성장률이 상승하지 못할 수 있다"며 "향후 5년간 세계 경제는 침체의 덫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평년보다 낮은 3.3%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예전에는 다수의 경제학자들이 3%의 경제성장률을 경기침체로 보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침체로 보지 않는다. 이는 경기 회복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반증한다"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2012년 키워드를 묻는 질문에 '블랙스완의 꼬리(Tails of Black Swan)'를 내세웠다. 불확실성이 2012년을 계속 지배할 것이며 그 꼬리는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또 그는 'G제로 시대'라는 단어가 또 다른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루비니 교수는 "유럽 국가들과 대형 은행들이 마구잡이식으로 채무불이행 상태로 들어가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지만 정책적인 해결책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가지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먼저 그리스 같은 국가들을 유로존에서 퇴출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유럽중앙은행이 긴축 정책을 빨리 버려야 하며 유로화 가치를 달러 수준으로 떨어뜨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빚을 갚을 잠재력이 있는 국가들에는 2조유로의 자금을 마련해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신현규 기자 / 이지윤 연구원]
3. [매일경제]브라질 수입규제…현대車 비상
우리 정부가 브라질 정부의 잇단 수입차 규제책에 맞서 '현대ㆍ기아차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정부 차원의 본격 대응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브라질 정부는 최근 헤알화 강세에 따라 수입차 물량이 급증하자 수입차에 대한 공산품세(IPI) 부과 계획 등 각종 보호무역 조치를 내놓아 현대ㆍ기아차에 상당한 피해가 염려되고 있다.
9일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브라질 정부의 이 같은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자유무역 규범을 넘어선 차별적 정책이라고 판단해 외통부와 지식경제부, 코트라가 참여하는 '브라질 현대ㆍ기아차 TF'를 최근 발족시켰다. 이어 TF를 총괄하는 이시형 외통부 통상교섭조정관(차관보급)을 오는 12일께 브라질로 급파해 브라질 정부의 보호무역 조치로 인한 시장 피해 가능성을 점검하고 한국 정부의 우려를 전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브라질 정부의 자국 내 수입차 규제책이 심상치 않게 진행되고 있다"며 "세계 4위권 브라질 자동차 시장에 불리한 규제가 계속된다면 한국 완성차 제조사들에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앞서 브라질 재무부는 수입차와 국산부품 사용비율 65% 미만인 차량 등에 대해 IPI 부과율을 배기량에 따라 현재의 7~25%에서 37~55%로 대폭 높이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1000~2000㏄ 차량은 IPI 세율이 현행 11~13%에서 41~43%로 30%포인트씩 급등해 현지 1500㏄ 이상 풀사이즈급 수입차 시장에서 쏘나타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차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IPI 세율 인상은 다음달 1일부터 내년 말까지 13개월가량 적용될 예정인데, 정부는 TF를 통해 브라질 정부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한국차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자구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해 브라질의 자동차 판매량은 324만여 대로 세계 4위 규모였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이 시장에서 2009년보다 48% 증가한 13만5159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을 2009년 3%(7위)에서 지난해 4.1%(6위)로 높였다.
특히 현대차는 쏘나타를 앞세워 지난 1~5월 누적 기준 1500㏄ 이상 브라질 수입차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정부 관계자는 "브라질은 소득 증가와 헤알화 강세 여파로 자국 내 수입차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자동차 부문의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작년 한 해 동안 우리가 브라질에서 거둔 무역흑자 30억달러가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이미 3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차 중 현대ㆍ기아차는 아직 현지 공장이 없어 IPI 세율 증가에 따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재무부 발표가 나오자마자 브라질 자동차수입업체협회(Abeiva)는 "지나친 수입 규제"라고 반발하는 등 외국 제조사들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현지 제조 기반이 없는 현대차는 올해 초 상파울루에 연간 생산력 15만대 규모의 공장을 착공해 이제 막 현지 생산 체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일단 내년 준공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현지 조달률을 높이는 게 이번 보호무역 조치에 대응하는 근원 처방이라는 판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지 세금이 강화되면 아직 공장을 준공하지 않은 현대차로서는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정부는 최근 수년간 헤알화 강세로 수입은 폭발적으로 증가한 반면,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자 IPI 세율을 필두로 각종 수입 규제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브라질 개발상공부가 '환율 반덤핑(foreign exchange anti-dumping)'이라는 새로운 수입 규제 아이디어까지 WTO에 제안한 상태다.
환율 반덤핑은 환율이 국가 간 교역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 환율과 관세율을 연동하는 개념이다. 예컨대 한국이 원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조정해 자국 상품 수출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경우 브라질에 수입되는 한국 제품의 기본 관세율에 불리한 가중치를 부여하는 식이다. 정부 관계자는 "환율이 무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특히 중국, 한국 등 환율이 저평가된 아시아 국가에서 들어오는 물품에 대한 불만이 커지다 보니 이 같은 규제 아이디어까지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규식기자 / 이재철 기자]
4. [매일경제]`곡물공룡` 카길 한국 온다…단숨에 국내 1위
세계 최대 곡물회사인 카길이 한국시장에 본격 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식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9일 충청남도와 업계에 따르면 사료사업으로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 카길이 대두유(콩기름) 시장에도 뛰어든다. 카길은 곡물 사일로(곡물을 보관하는 탑형의 곡물저장고)와 사료공장을 짓고 있는 충청남도 당진군 신평면 양곡부두에 대두 가공공장 건립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종합단지를 설립하기 위해 5만2144㎥ 규모의 땅을 확보했다.
카길은 2013년까지 748억원을 들여 대두 가공공장을 짓고 대두유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대두 가공처리 기준 연간 75만t으로 생산량 기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카길이 2013년 국내 시장에서 대두유(콩기름) 제품을 내놓으면 단숨에 업계 1위가 된다. 현재 국내 대두유 시장은 약 700억원 규모로 CJ제일제당(65만t)과 사조해표(30만t)가 주도하고 있다. 원료인 콩을 들여와 대두를 가공하는 곳은 이 두 회사뿐이다.
생산량 외에 카길의 또 다른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곡물업체로부터 원료를 구매해 들여오는 국내 업체와 달리 카길은 자사 콩을 사용한다. 원료 가격부터 차이가 나는 것이다. 카길은 자체 물류처를 갖고 있어 물류 비용에서도 유리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두유는 올리브유나 포도씨유 등 고급 식용유와 달리 가격에 매출이 좌우되는 품목"이라며 "원가 경쟁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는 카길이 본격 생산에 나서면 시장을 고스란히 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길은 사료사업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종합 대두 가공단지를 통해 대두를 들여와 기름(대두유)을 짜내고, 기름을 짜내고 난 부산물인 대두박을 가공해 사료로 만드는 전 과정을 처리하게 된다. 카길은 단지 완공과 함께 사료시장 점유율을 현재의 2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카길이 소유한 카길애그리퓨리나는 현재 국내 사기업 사료시장의 10%(120만t)를 점유한 1위 업체. 카길의 계획대로라면 제일사료(100만t)와 CJ제일제당(80만t), 대한제당(72만t), 우성사료(65만t) 등 국내 기업들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게 된다.
국내 식품업계로서는 원화값 하락으로 인한 원가압박과 중기적합업종 선정으로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려 카길에 맞설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카길은 세계 곡물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는 세계 최대 곡물업체로 연간 매출이 130조원 규모에 이른다. 사업 내용도 곡물 사업뿐만 아니라 육가공 소금 파스타 주스 코코아 등도 취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제약 철강 섬유 등에도 진출해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카길이 한국시장에서 사료나 대두유 시장을 발판으로 종합식품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카길이 곡물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파스타와 초콜릿, 육가공 등 종합식품사업 등에까지 진출해 있는 글로벌 공룡 기업"이라며 "본격적으로 한국에 진출하면 식품시장 판도가 뒤집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걱정했다.
카길과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충남도 관계자는 "공장 용지에 전기 배선 등의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춰 놓은 상태"라며 "조만간 카길이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길 관계자는 "한국 사업 계획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으며 진행 상황을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주연 기자]
5. [매일경제]李대통령 美국빈방문 "FTA - FTA - FTA"
11일부터 15일까지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한 상징적인 행사로 빼곡하게 채워졌다.
9일 청와대에 따르면 12일 미국 하원과 상원에서 한ㆍ미 FTA 이행법안이 통과되고 13일 아침 공식 환영식에 이어 이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 기자회견을 한다. 이어 조 바이든 부통령 내외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공동 주최하는 국빈 오찬에 참석하며, 오후에는 상ㆍ하원 합동의회에서 우리말로 연설한다.
존 베이너 미국 하원 의장은 성명을 통해 이 대통령의 의회 연설 계획을 밝히고 "미국과 한국 국민은 역사와 공통가치에 뿌리를 둔 깊은 연대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민주주의를 증진하고 경제적 자유를 진전시키며 핵 확산을 막는 강력한 동맹이자 파트너"라고 말했다.
한국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는 것은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빈방문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또 이례적으로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연설에 나설 계획이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외국 정상의 미국 의회 연설은 영국 독일 멕시코 호주 이스라엘 정상에 이어 6번째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ㆍ미 FTA가 한ㆍ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고 경제성장과 일자리 측면에서도 '윈윈'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의회 연설에 앞서 갖는 한ㆍ미 정상회담에서도 이 대통령은 한ㆍ미 FTA가 군사동맹 중심의 한ㆍ미 동맹 관계가 통상ㆍ교역 영역으로 확대됨으로써 동맹관계가 더욱 공고해지도록 할 것이라는 점을 밝힐 방침이다. 정상회담에서는 또 북한 문제와 동아시아 정세 그리고 범세계적인 이슈 등이 전략대화 형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정상회담 이튿날인 14일에는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함께 미국 자동차산업의 본고장인 디트로이트를 방문해 한ㆍ미 FTA의 가치를 상징하는 일정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방문에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 20여 명의 재계 인사들이 동행한다.
[이진명 기자]
6. [매일경제]6대증권사 홍콩법인장이 보는 향후 한국증시
유럽발 소버린 리스크(국가부도 위기)가 끈질기게 세계 증시 발목을 붙잡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경기 구원투수로 손꼽힌 중국에서 경기둔화 우려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뉴스에 따라 증시가 출렁이는 폭이 커지며 글로벌 큰손들 투자심리도 흔들리고 있다. 홍콩에서 만난 한국 증권사 현지법인장들은 "내 발등에 불부터 꺼야 하는 상황에서 예전처럼 소신을 갖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고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이 지난 6일 대우 삼성 미래에셋 한국투자 우리투자 대신증권 등 국내 6대 증권사 홍콩법인장과 긴급 좌담회를 갖고 최근 글로벌 기관투자가들 물밑 동향과 한국 증시에 대한 시각을 점검했다. 6대 법인장들은 "유럽계 헤지펀드 매도 공세가 꼭지는 지난 것 같다"라면서도 "다만 유럽 위기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자금을 집행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한국에 대한 홍콩 기반 외국인들 시각이 어떤가.
▶이경영 미래에셋증권 대표=8월 이후 증시 쇼크 때 유럽계 헤지펀드 환매 물량이 전체 순자산의 평균 30~50%까지 쏟아졌다. 이 매물이 집중됐던 게 한국, 홍콩, 대만이다. 상반기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지역편드들의 한국 비중도 최고 15%에서 꼭지를 찍은 후 완만하게 비중이 하락하고 있다. 다행히 헤지펀드 매도 물량이 이미 정점은 통과한 것 같다. 환매가 더는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이를 긍정적으로만 해석하기는 힘들다. 환매 물량이 워낙 커 추가로 주식을 매입할 가능성은 줄었기 때문이다. 프라임브로커(PB) 자금조달 비용도 올라가고 있다. 신용이 좋을 때는 헤지펀드에 투자자산을 공급해주는 PB가 레버리지를 많이 일으켜줬는데 최근 신용위기로 조달 비용이 워낙 높아지면서 PB가 제대로 자산을 물어다 주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헤지펀드 운용이 제대로 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황성준 삼성증권 부사장=최근 한국 주식 매도 원인은 전적으로 미국, 유럽 돈 문제 때문이다. 시장이 열려 있고 유동성이 좋기 때문에 투매가 집중됐다. 이제 미국, 유럽 소버린 리스크에 중국 경제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특정 지수대를 설정해놓고 그 안에서 트레이딩을 할 수밖에 없는 장이다. 이미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
▶이상미 한국투자증권 상무보=큰손들이 주식 펀더멘털이 아닌 뉴스 효과에 따라 흔들리고 있다.
현 상황에서 한국 주식이 싸다 비싸다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어닝(실적)이 흔들리고 있는데 밸류에이션(주식가치) 얘기를 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 홍콩 기관들은 요즘 한국도 저성장 구조를 피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얘기를 많이 한다. 기업 펀더멘털은 좋아졌지만 가계부채가 많고 고령화 인구가 늘고 있는 인구 구조다. 글로벌 기관들이 앞으로 한국도 저성장으로 고생하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는 것 같다.
▶김종선 대우증권 상무=공감한다. 지금은 주식가치로 시장을 설명할 시기는 아니다. 올해 말까지는 한국시장이 크게 좋아질 여지가 없다. 어느 정도 불확실성이 걷히는 내년 1분기부터 증시가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성엽 대신증권 이사=한국시장에 대한 포트폴리오 전략이 바뀐 것은 아니다. 다만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지금 무분별하게 진입하느니 시장이 안정되고 난 후 상황을 보고 자금을 집행하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주식시장은 10월만 되면 불안해지는 게 일종의 트라우마가 됐다. 87년 10월 증시 대폭락도 그렇고, 2008년 10월 리먼사태도 그랬다. 올해도 10월 위기설에 대한 걱정이 많다.
▶이경영=2008년 리먼사태 때는 위기의 전조가 있었다. 당시 주식 담보 수탁은행으로 HSBC를 썼는데 리먼사태 직전에는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두 배가량 급증했다. 주식 담보 이자율이 계속 올라가는지를 위기 전조 시그널로 유심히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아직은 크게 의미 있는 움직임은 없다.
▶김종선=현지에서 1억6000만달러 정도 원화 채권을 운용하면서 이를 담보로 크레디트 라인을 설정해 대출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담보 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등의 위기 신호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와 달리 자금 차입처가 많이 바뀌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IMF사태 때만 해도 미국계, 유럽계에서 빌려오는 자금 비중이 70~80%에 달했다. 지금 미국, 유럽계 비중은 20~30%밖에 안된다. 나머지 중국, 동남아 비중이 굉장히 많이 올라왔다. 차입처가 많이 다변화됐다는 건 좋은 신호다.
▶이상미=증권사는 낙관주의를 팔아 장사하는 집단이다. 연초에는 전통적으로 증시 범위를 높게 잡아놓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현실과 타협하기 시작하는 시기가 바로 3분기다. 증권사 기대감이 조정되는 시기가 10월 전후이기 때문에 종종 10월 위기설이 나오는 것 같다.
▶기동환 우리투자증권 법인장=유럽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유럽 은행들의 자본확충이 단행돼야 한다.
결국 구제금융을 할 것인지, 꼬리를 자를 것인지의 문제다. 프랑스 당국은 은행이 아예 더 망가져 국유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을 더 크게 갖고 있는 것 같다. 현재 프랑스, 영국 은행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까지 내려가며 가격 하락이 너무 커졌다. 이제 뱅커들도 공공연히 국유화 이야기를 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과정에서 금융시장의 혼란이 증폭될 수는 있다.
[사회=손현덕 부국장대우 겸 증권부장 / 홍콩 = 김정환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7. [매일경제]중국경제 경착륙 없을 것 어떻게든 8%대 성장 유지
6대 홍콩법인장들은 향후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을 탈출할 수 있는 카드로 중국을 꼽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현재로선 부정적 기류가 있는 건 사실이다. 중국 경기 둔화 먹구름이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 발표한 9월 중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3개월 연속 경기 중립선인 50을 밑돌며 세계 증시 동반 하락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중기적으로 건설부문 과잉투자와 이와 관련한 지방정부 부실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고조되고 있다. 내년 10월 중국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 2013년부터 부실문제 해결과 건설 과잉투자 구조조정으로 중국 성장률이 깎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홍콩법인장들은 "중국이 최소한 연 7% 선에서 성장 마지노선을 다질 것"이라며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황성준 삼성증권 부사장은 "다행히 CPI(물가)가 잡히는 모습을 보이면서 부동산 정책에 유연성이 생기고 있다"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교훈을 익히 알고 있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부실을 미리 잡고 가자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부동산 관련 회사가 5만개가 넘었다"면서 "당국이 금리, 융자한도 규제를 하는 식으로 군소업체 정리에 나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 부사장은 "중국은 공산국가이기 때문에 인력, 고용이 일정 부분 유지돼야 정권 유지가 가능하다"면서 "권력 지탱을 위한 성장률 마지노선이 연 7%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황 부사장은 "연 7~8%대 성장만 유지할 수 있다면 시장에서도 중국 경기를 연착륙으로 해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영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대표는 "중국 정부가 지방정부에 빌려준 돈이 1조7000억달러에 달한다"며 "중국 지방은행의 부실채권이 완만하게 증가하며 내년 부동산 부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차세대 지도부가 기존 성장률과 새로운 정권하에 나타날 성장률 간 격차가 커지는 데 따른 리스크를 잘 인지하고 있다"며 "전후 정권 합의 아래 어떻게든 연 8%대 성장률을 유지하는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주가 하락이 심했던 중국 소비재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상미 한국투자증권 상무보는 "중국 소비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증시 쇼크 기간에 상대적으로 소비재 하락 충격이 컸다"며 "가격 차원에서 소비재 관련주는 과매도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경영 대표는 "중국 소비 욕구가 여전히 엄청나기 때문에 반등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홍콩법인장들은 지난해 7월 중국 본토 밖에서 위안화 거래가 허용된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홍콩 역외 위안화 시장 전망도 밝게 봤다. 이에 따라 딤섬본드, 딤섬펀드 등 위안화 관련 상품군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종선 대우증권 상무는 "금융당국 방침과 점진적인 위안화 절상 기대감에 힘입어 역외 위안화 시장 성장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8. [매일경제]단순기술 `테키` 보다 인문소양 갖춘 `비저너리` 발굴하라
◆ 한국의 잡스 키우려면 ◆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숨어 있는 '스티브 잡스'를 발굴할 수 있는 사회적 안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에도 수많은 능력 있는 청년들이 있지만 보수적인 사회 구조상 이를 제대로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획일적인 교육 속에 꿈을 펼칠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윤종록 벨연구소 특임연구원(연세대학교 미래융합기술연구소 교수 겸직)은 "스티브 잡스가 만약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신용불량자가 되었을 것"이라며 "꿈이 있는 청년들이 좋은 학교를 나오지 않아도 도전할 수 있고, 실패했더라도 꿈틀대는 창의력만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종갑 매크로비아벤처스 대표 역시 "이미 스티브 잡스급 인재는 한국에 있다"면서 "문제는 우리 사회가 주변에 있는 스티브 잡스를 발굴할 만한 능력이 있느냐는 것"이라고 사회 분위기를 지적했다.
한국에서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이 있었다면 사회 부적응자 취급을 받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벤처 모바일게임업체 엔타즈를 이끌고 있는 김현수 대표 역시 "잡스와 같은 창의성을 가진 인재와 아이디어는 한국에서도 쏟아지지만 이를 한데 모아 영향력을 극대화할 장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장기적인 안목,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 발굴 등을 제안했다.
윤종록 교수는 "지금 한가하게 스티브 잡스 이후의 IT 주가나 경쟁사의 반사이익과 같은 근시안적 주제를 다룰 때가 아니다"며 "스티브 잡스가 살아있다면 오늘 고민하고 있을 것이 무엇인지 그 손이 가리키는 달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우리가 지난 30년 동안 우리가 산업경제에서 경쟁력 있게 잘 만들어왔던 모든 제품에 영혼을 불어넣어 지능형 제품으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트라이버전스(3중 융합)' 세 축이 균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국내 IT의 현실도 스티브 잡스의 등장을 막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윤 교수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에도 투자와 기술개발을 확대해야 융합형 인재가 탄생한다"고 말했다.
김종갑 대표는 단순 기술 중심의 '테키(기술자)'보다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비저너리(선지자)' 발굴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은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먼저 보고 거기에 부합되는 기술을 개발하는 인재"라며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읽어낸다면 그것을 위한 기술 개발은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인문적 소양을 갖춘 사람이 나오기 위해서는 마케팅의 중요성과 지식재산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회가 돼야 한다"며 "한국 사회에서 이런 것들이 인정되지 않는 한 스티브 잡스 등장은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의 이제범 대표는 도전하는 창업자들이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천재적인 인물들이 많이 도전해야 애플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며 "벤처캐피털 자금을 선순환시키는 등 벤처를 위한 토양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문제 때문에 국내에서는 똑똑한 청년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추구한다"며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들이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전문가 제언
스티브 잡스 애플 전 CEO의 죽음 이후 잡스의 창의성, 도전정신, 미래를 읽는 눈 등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전 세계 산업 흐름을 바꿔놓는 잡스와 같은 인물을 키워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기업과 하드웨어 중심 산업구조, 획일적인 교육, 벤처 창업이 어려운 환경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스티브 잡스' 탄생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황지혜 기자 / 김명환 기자]
9. [매일경제]넥스트 잡스는 누구?
◆ 한국의 잡스 키우려면 ◆
스티브 잡스의 영향력에 버금갈 '넥스트 스티브 잡스'는 누가 될까. 폭스뉴스는 7일(현지시간) 10명의 넥스트 잡스를 꼽았다.
마크 핀커스 징가 공동창업가 겸 최고경영자(CEO), 카테리나 페이크 플리커닷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들이 우선 꼽힌다.
마크 핀커스는 활짝 웃는 얼굴에 반짝이는 아이디어,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소셜마케팅의 천재'라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핀커스는 페이스북용 게임 팜빌 등을 개발해 창업 5년 만에 징가를 200억달러 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카테리나 페이크는 창업 천재로 지목됐다. 페이크는 플리커닷컴(2004년), 브릭하우스(2005년) 등을 탄생시켰으며 최근에는 지인들과 영화, 책 등에 대한 감상평을 나누는 헌치닷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27세인 마크 저커버그는 전 세계 8억명의 회원을 보유한 페이스북을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 새로운 프로필 기능 '타임라인'과 확장된 소셜 앱 '오픈그래프'를 선보이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아이팟을 만들었고 한때 애플 안에서 잡스를 대신할 후계자로 지목됐으나 2006년 애플을 떠나 팜으로 이직한 후 웹OS 탄생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존 루벤스타인, 마리사 메이어 구글 부사장, 딘 카멘 세그웨이(친환경 두 바퀴 스쿠터) 발명자, '행복 전달하기' 저자이자 자포스닷컴 CEO인 토니 헤이시, 마이클 델 델 창업자도 넥스트 잡스로 꼽혔다.
[김대기 기자]
10. [매일경제]잡스를 입고 읽는다…터틀넥·청바지·운동화 판매 불티
◆ 한국의 잡스 키우려면 ◆
스티브 잡스 애플 전 CEO의 장례식이 열린 가운데 소니픽처스가 스티브 잡스의 일대기를 영화화하기로 하는 등 잡스를 기리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은 소식통을 통해 장례식이 잡스의 저택이 있는 캘리포니아주 팰러앨토시에서 가족과 지인 몇 명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열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잡스와 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해 장례식이 열린 장소와 시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WSJ는 덧붙였다. 죽음마저도 신비주의를 고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잡스의 일생을 담은 공식 전기 '스티브 잡스'가 24일(현지시간) 발간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공식 전기의 저자인 월터 아이잭슨(전 타임 매거진 편집장)은 잡스가 지난 8월 말 애플 CEO직에서 사임할 때까지 잡스를 40여 차례 직접 인터뷰했다. 이 책은 현재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 중이며, 한국에서도 민음사를 통해 25일부터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책을 바탕으로 한 영화도 소니픽처스가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소니픽처스가 약 300만달러를 들여 월터 아이잭슨에게서 전기의 영화판권 구입하는 것을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의 스티브 잡스 패션 따라하기 열풍이 한국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검은색 터틀넥과 청바지, 흰색 운동화 차림을 따라하려는 움직임이 한국까지 번지고 있는 것.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잡스가 프레젠테이션 때 신었던 뉴발란스 '993' 제품은 전국적으로 품절 사태가 이어지고 있으며 리바이스 '501' 청바지도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뉴발란스 '993' 제품에는 예약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 매장당 하루 7~8명씩 예약 주문에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잡스 사후 6~8일 뉴발란스 브랜드가 지난해보다 90.1% 신장했다고 밝혔다.
스티브 잡스가 애용해온 리바이스 '501' 청바지도 6~8일 신세계백화점에서 매출이 14%가량 성장했다.
트위터 등 네티즌 사이에선 오는 14일을 추모일로 정하고 검은색 상의와 청바지를 입는 일명 '잡스룩' 행사를 갖자는 움직임까지 있다.
한편 스티브 잡스 추모 분위기에 맞춰 삼성전자는 당초 10일(현지시간) 샌디에이고에서 열 예정이었던 '삼성 모바일 언팩 2011' 행사를 연기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 행사를 통해 미국에서 새 스마트폰 '넥서스 프라임'을 공개할 계획이었다.
[김지미 기자]
11. [매일경제]한쪽선 `잡스 죽음 악용`스팸메일 극성
안철수연구소는 9일 "스티브 잡스의 사망을 이용한 악성코드가 다수 발견됐다"며 "전자우편에 첨부된 파일이나 링크 주소를 함부로 열지 말고 보안 프로그램을 최신 버전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악성코드는 '잡스가 살아 있다'는 'Steve Jobs Alive!' 'Steve Jobs Not Dead!', 'Steve Jobs:Not Dead Yet!', 'Is Steve Jobs Really Dead?' 등의 제목을 단 전자우편이다. 접속하면 악성코드에 감염시키는 파일이 실행된다.
전 세계인들이 애플의 공동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죽음을 애도하는 가운데 그의 죽음을 이용한 악성코드 배포와 사이버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컴퓨터 보안업체 카스퍼스키 랩은 스티브 잡스의 죽음을 악용한 가짜 경품 응모사이트를 적발했다.
이 사이트는 '스티브 잡스를 기리고 맥북 프로 15대 중 하나를 가져라'는 문구로 네티즌의 참여를 유혹하는데, 네티즌이 경품을 받기 위해 메일주소를 입력하면 스팸메일을 받게 된다.
지난 7일 스티브 잡스의 장례식이 비공개로 이뤄지자 장례식의 미공개 동영상과 사진을 볼 수 있다는 거짓 광고 사이트도 등장했다.
이 사이트는 '스티브 잡스의 삶과 죽음, 그리고 유산'이라는 머리글 아래 장례식 화면과 사진이 생중계로 올라오니 매일 사이트를 방문하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페이스북에도 스티브 잡스를 추억하며 아이패드 50대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사기성 글이 퍼지고 있다.
'R.I.P Steve Jobs'라는 계정의 링크를 클릭하면 처음에는 설문조사 화면으로 사람들을 속이지만 곧바로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로 가게 된다.
[김명환 기자]
12. [매일경제]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그리스 유로존서 퇴출방안 마련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경제학자 중 한 명으로 떠오른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제12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신(新)경제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짚는다.
그는 2006년 9월 국제통화기금(IMF) 강당에 모인 경제학자들 앞에서 세계 경제의 '12단계 붕괴론'을 제시했다. 당시 다수의 경제학자가 그의 주장을 비웃었지만, 이듬해 그의 예측이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이를 계기로 그는 일약 스타 경제학자가 됐다. 루비니 교수가 세계지식포럼을 찾기 전 매일경제와 인터뷰했다.
-세계 경제가 얼마나 더 침체될 것인가.
▶지금 전 세계의 거시경제 상황은 심각하다.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은 바닥에 가깝고 신흥국가들의 경제성장도 과열 상태를 지나 하강 국면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선진국 경제가 향후 2~3분기 안에 더블딥에 들어갈 가능성은 50% 이상이다. 특히 유럽연합(EU) 국가들이나 대형은행들이 채무불이행 상태로 들어가고 동시에 일부 유로존 국가들이 동일 통화권에서 이탈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최소한 2008년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같은 파국을 초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정책적으로 이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신흥시장 국가들은 여전히 잠재적 경제 성장의 여력을 갖고 있으며, 국가 재정상 부채비율 역시 낮은 상태다. 다양한 경기부양 정책을 쓸 수 있는 여지도 많다. 따라서 완전한 경기침체까지는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세계 경제가 언제쯤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인가.
▶선진국 경제는 2011년 1.3%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본다. 2008년보다도 안좋은 수준이다. 신흥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은 2012년에는 5.7%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는 2010년 7.7% 성장에 비하면 확실한 둔화다. 신흥국도 선진국 경기침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서 다소간의 리커플링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전 세계 경제성장률은 평년보다 낮은 3.3% 정도 예상된다. 더 안좋은 상황은 선진국 정책 결정자들이 추락하는 주식시장, 치솟는 민간ㆍ정부의 신용 스프레드, 악화되는 경제지표 등의 악순환 사이에서 이를 중단시킬 정책적 수단을 다 소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유럽 경제 해결책은 무엇인가.
▶유럽은 재정적 여유가 있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재정 부양책을 사용해야 한다. 유럽중앙은행은 긴축 정책을 하루빨리 버려야 한다. 상대적으로 유동성 여유가 있는 국가들이 나서 중앙은행에 공급할 2조유로를 마련하는 것도 서둘러야 한다. 부실 채권 및 국가들을 정리하는 과정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지급 불가능한 국가와 은행들의 부채는 원칙을 정해 줄여나가야 한다. 통화동맹 내에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없는 그리스 같은 국가들은 유로존 퇴출을 허용하는 메커니즘이 설계돼야 한다.
미국은 무너져가는 인프라스트럭처를 재건하기 위해 4년 동안 1조달러를 투입하는 계획을 짜야 한다. 특히 노동집약적 프로젝트가 우선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모기지 디폴트와 포클로저(가압류)를 급격히 줄이는 대대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보다 근본적인 조치가 지금 취해지지 않는다면 주택시장 불황은 10년 동안 지속될 것이다.
-'선진국과 신흥국 경제의 재동조화'가 작년 세계지식포럼의 핵심이었다. 2012년 세계경제를 표현할 가장 좋은 키워드는.
▶두 가지를 말하고 싶다. 첫째는 '블랙스완의 꼬리'가 경제, 금융, 국가재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2012년 세계경제를 흔들 것이라는 점이다. 일시적인 위기가 아닌 장기적 경기침체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우리는 글로벌 리더십의 부재에 대비해야 한다. G7이나 G20가 아닌 패권국 미국의 몰락 이후의 'G0(제로) 시대' 글로벌 리더십의 방향이 키워드가 될 것이다.
[윤원섭기자 / 장재웅 기자]
13. [매일경제]작년 세계지식포럼 참석 석학들 올해 경제전망 적중했다
"아직 퍼스트딥(첫 번째 경기침체 국면)도 벗어나질 못했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제가 동반 침체하는 리커플링이 시작될 것이다."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가 지난해 세계지식포럼에서 내놨던 2011년 세계 경제 전망이다.
이는 대다수 전문가들의 경기 전망을 뒤엎는 발언이었다. 당시만 해도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경기는 침체되더라도 신흥 경제국인 브릭스(BRICsㆍ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들의 경제성장이 글로벌 경기 회복을 이끌 것이라는 디커플링(탈동조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비니 예언은 족집게처럼 적중했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위기 여파에도 멈출 줄 모르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는 9%대로 주춤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 재정위기에 이어 미국발 소버린쇼크까지 벌어지면서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 증시와 외환시장이 뒤흔들렸다. 루비니 교수는 지난해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전 세계 다른 나라들이 감기에 걸린다"며 리커플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를 경고했다.
지난해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했던 연사들의 투자 전망도 눈길을 끌고 있다.
1987년 뉴욕 증시 급락사태인 '블랙 먼데이'를 예측했던 마크 파버 마크파버 리미티드 회장은 지난해 세계지식포럼에서 열린 특별세션에서 "지금이라도 당장 금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세계지식포럼이 열렸던 지난해 10월 금 1돈(3.75g) 가격은 20만원(15일 한국금거래소 기준)으로 2009년 대비 25% 가까이 오른 상태였다. 당시 금값이 고점을 이미 찍었다는 전망과 달리 파버 회장은 당장 금 등 원자재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실제로 지난달 금값은 달러화 가치 하락과 그리스ㆍ이탈리아의 디폴트 사태를 우려한 투자자들의 금 투기, 원ㆍ달러 환율 급등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인 26만4000원(1돈ㆍ3.75g)까지 치솟았다.
[차윤탁 기자]
14. [매일경제]유로존 신용강등 도미노 우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또 무디스는 벨기에의 강등 가능성을 밝혀 유로존 17개국의 '도미노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프랑스 5개 은행이 정부에 공적자금을 요청했다는 보도까지 나와 그리스발 재정위기가 유로존 내 경제규모가 큰 국가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피치는 8일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두 단계,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은 A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했다. 경제성장률 둔화와 공공 부채 부담으로 이른 시일 내 건전 재정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해서다.
피치는 두 국가의 신용등급 강등 이유에 대해 "유로존 내 위기 심화를 반영한 조치"라며 "위기 확산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충격을 미치면서 두 국가의 재정 위기도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3대 신용평가회사인 S&P와 무디스도 같은 이유로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낮췄다.
피치는 이날 스페인의 경제성장률이 2015년까지 매년 2%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 부채도 크게 늘어나 2013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72%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스페인은 현재 실업률이 21%를 웃돌며, 교육ㆍ공공의료 등을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도 빚더미에 올라 5개 지자체가 지난달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오는 11월 총선을 앞둔 스페인 집권 사회당은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은 경기회복이 늦어지면서 당초 예상된 1.3%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사정이 어렵게 되자 스페인 정부는 중국에 'SOS' 신호를 보내고 있다.
스페인의 국가 투자기관인 '인베스트 인 스페인'은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자금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하비에르 산스 홍콩 주재 스페인 선임무역관은 "지금 스페인 기업이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고 있지만, 해외 투자처를 찾는 중국 국부펀드와 중국 기업에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은 중국 외에도 싱가포르와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투자유치 활동을 할 계획이다.
무디스도 이날 벨기에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무디스는 성명에서 "'Aa1' 등급인 벨기에의 자국 및 외화표시 국채등급을 하향조정 가능성이 있는 검토 대상에 놓았다"고 밝혔다. 벨기에는 프랑스와 합자은행인 덱시아은행이 과도한 그리스 국채 보유로 파산 위기에 직면한 것이 이유로 지적됐다.
유로존 내 경제규모 3위, 4위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프랑스 주요 은행들이 정부에 공적자금을 요청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신문은 "프랑스 5개 은행이 1000억~1500억유로(약 158조~237조원)의 공적자금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금융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신문은 프랑스 대형 은행들이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 역시 독일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받아 자본을 확충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유럽과 미국 증시에는 큰 충격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강등 소식이 전해진 8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0.18% 떨어지는 데 그쳤으며, 유럽 증시는 오히려 소폭 상승으로 마감했다.
두 나라의 신용등급 강등은 이미 예고된 데다, 유로존 내 국가의 신용등급 강등 악재에 대해 시장이 무뎌진 것도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서찬동 기자]
15. [매일경제]G20, 이번엔 경제위기 `소방수`될까
오는 14~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신흥국의 과도한 자본유출입 변동성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한 자본시장 발전 방안이 논의된다. 논의 결과에 따라 급격한 외자 유출입으로 골머리를 앓아온 우리나라 등 신흥국이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를 위해 현재 국제통화기금(IMF), 국제결제은행(BIS) 공동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얼마나 많이 풀렸는가를 측정할 수 있는 '글로벌 유동성 측정지표'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9일 "작년엔 세계 경제 불균형 해소에 논의의 초점이 맞춰졌지만 이번에는 세계 경제위기 극복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며 "개발된 유동성 지표를 토대로 국제유동성 수준을 설정하고 강제하는 IMF 감시활동에 대한 활용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또 이번 회의에서 동시다발적 금융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을 다시 추진한다. 재정부 관계자는 "IMF에서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금융위기 전염을 방지하는 금융안전망 구상을 다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개별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현 IMF 지원제도로는 여러 국가에 동시 발생하는 시스템 위기 대응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 간 통화스왑 확대, IMF의 단기유동성 지원제도 등 새로운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해당 국가 요청이 없어도 IMF가 일시적 위기에 빠질 염려가 있는 국가에 선제적으로 신용공여(credit line) 설정을 제안하는 개념이다.
정부는 지난해 G20 의장국으로 이 같은 안을 추진했지만 독일 등 일부 선진국이 "수혜국이 도덕적 해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난색을 보여 대신 IMF의 탄력대출제도(FCL), 예방대출제도(PCL) 도입 등 대출제도를 개선하는 데 그쳤다. 이번에도 선진국들의 반대가 예상되지만 프랑스가 그리스 재정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선제적인 금융위기 방지책이 의외로 쉽게 합의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G20는 자본 유출입을 완화할 수 있는 규제에 대해 각국의 정책 자율성을 보다 폭넓게 인정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정부 관계자는 "선진국들이 신흥국의 인위적 환율조정과 과도한 외환보유액 축적에 대한 감시 강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G20 실무그룹 논의에서 각국 상황에 따라 자본 유출입 규제를 자율적으로 하는 쪽으로 정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내외국인을 차별하는 자본이동 통제에 대해 심각한 위기 때 한시적으로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2008년 이후 에너지ㆍ농산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변동이 세계 경제의 위협요인으로 떠오름에 따라 원자재를 매개로 한 투기 규제 방안 마련도 논의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파생상품시장 규제와 감독에 대해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가 권고안을 이번 장관회의에 제출하고 칸 정상회의에서 액션플랜 논의가 구체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병득 기자]
16. [매일경제]▶ 3번에서 계속 : 브라질, 수입규제…현대·기아차 비상
지난해 브라질의 자동차 판매량은 324만여 대로 세계 4위 규모였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이 시장에서 2009년보다 48% 증가한 13만5159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을 2009년 3%(7위)에서 지난해 4.1%(6위)로 높였다.
특히 현대차는 쏘나타를 앞세워 지난 1~5월 누적 기준 1500㏄ 이상 브라질 수입차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정부 관계자는 "브라질은 소득 증가와 헤알화 강세 여파로 자국 내 수입차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자동차 부문의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작년 한 해 동안 우리가 브라질에서 거둔 무역흑자 30억달러가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이미 3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차 중 현대ㆍ기아차는 아직 현지 공장이 없어 IPI 세율 증가에 따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재무부 발표가 나오자마자 브라질 자동차수입업체협회(Abeiva)는 "지나친 수입 규제"라고 반발하는 등 외국 제조사들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현지 제조 기반이 없는 현대차는 올해 초 상파울루에 연간 생산력 15만대 규모의 공장을 착공해 이제 막 현지 생산 체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일단 내년 준공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현지 조달률을 높이는 게 이번 보호무역 조치에 대응하는 근원 처방이라는 판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지 세금이 강화되면 아직 공장을 준공하지 않은 현대차로서는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정부는 최근 수년간 헤알화 강세로 수입은 폭발적으로 증가한 반면,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자 IPI 세율을 필두로 각종 수입 규제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브라질 개발상공부가 '환율 반덤핑(foreign exchange anti-dumping)'이라는 새로운 수입 규제 아이디어까지 WTO에 제안한 상태다.
환율 반덤핑은 환율이 국가 간 교역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 환율과 관세율을 연동하는 개념이다. 예컨대 한국이 원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조정해 자국 상품 수출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경우 브라질에 수입되는 한국 제품의 기본 관세율에 불리한 가중치를 부여하는 식이다. 정부 관계자는 "환율이 무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특히 중국, 한국 등 환율이 저평가된 아시아 국가에서 들어오는 물품에 대한 불만이 커지다 보니 이 같은 규제 아이디어까지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7. [매일경제]기초생활수급자 도대체 몇명?
올해 기초생활수급 예산에는 잡혀 있지만 실제 지원을 받지 않는 사람이 11만명이 넘어 사상 최대로 조사됐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기초생활수급 예산은 대상자를 160만5000명을 추산해 짰다. 하지만 복지부는 연말까지 실제 수급자는 149만명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득 증가 등으로 수급 대상에서 제외돼 예산상 대상자와 실제 수급자 간 격차가 11만5000여 명에 달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기초생활자 지원을 명분으로 책정된 예산 사용처가 없어져 예산 편성이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는 돈은 국고로 환수되지만 다른 사업에 긴요하게 쓸 수 있는 돈이 묶여버린 셈이다. 정부 내에서는 예산과 실제 집행 간 오차범위가 3% 이내면 적정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올해 기초생활수급 예산 오차는 6.8%에 달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올해 들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기초생활수급자를 추가로 찾아낼 것으로 보고 대상자를 160만5000명으로 늘려 잡았다. 하지만 상반기 경제사정이 좋아지면서 수급 기준에 부합하는 대상자를 추가로 찾기가 어려워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체 국민 소득증가율이 4%라면 하위로 갈수록 소득 증가폭이 커져 기준에 부합하는 수급 대상을 추가로 넣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지난 5~8월 대대적인 소득재산 및 부양의무자를 확인 조사해 수급자격이 없는 4만여 명이 빠져나갔다. 올해 초만 해도 155만명을 유지하던 것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실제 수급규모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처음부터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망과 취업, 부양가족 소득 증가 등으로 기초수급자에서 탈락하는 등 변동이 수시로 생기기 때문에 정확하게 추산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기초생활수급 예산을 155만명으로 추산해 편성 발표했다. 올해 실제 수급대상인 148만9000명에다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해 순증분(6만1000명)을 더한 수치다. 예산은 7조4856억원으로 올해보다 2.7% 증가했다.
[김병호 기자]
18. [매일경제]도시가스료 5.3% 오른다
10일부터 도시가스 요금이 평균 5.3% 인상된다.
이번 요금인상으로 일반 가정(서울시 기준)은 월평균 940원 정도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식경제부는 가정용 도시가스 요금을 현행 ㎥당 785.43원에서 826.84원으로, 자영업자들이 사용 중인 일반영업용 요금은 ㎥당 828.79원에서 870.20원으로 각각 인상했다고 9일 밝혔다. 지경부는 최근 LNG 도입 원가가 상승한 데다 가스공사 미수금이 누적된 데 따른 조치라며 이번 인상으로 일반 가정(4인 가구 월평균 사용량 32㎥ 기준)의 요금 부담이 월평균 940원 정도 늘어나게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이번 요금 인상과는 별도로 가스공사의 복지기금 예산 축소, 수도권 사택 매각, 비핵심업무 민간 위탁 등 강도 높은 경영 효율화 대책을 병행해 추가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9. [매일경제]SW 패키지 개발에 2년간 614억원 지원
국내 소프트웨어(SW) 패키지 개발사업에 내년부터 2년간 총 614억원의 정부 예산이 지원된다.
지식경제부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추진 중인 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 지원사업(월드베스트사업)의 3차 지원분야를 패키지형 SW로 선정하고 내년부터 2년간 16개 중점과제에 대해 총 614억원을 신규 지원할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지경부는 16개 분야를 대상으로 10일부터 한 달간 신규 사업자를 공모한 뒤 오는 12월 사업자 선정을 거쳐 내년부터 자금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20. [매일경제]농촌 소득양극화 도시보다 심각
농촌지역 내 소득 양극화가 도시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 미만 농가의 평균소득(7732만원)은 하위 20% 소득(660만원)의 11.7배나 됐다. 반면 도시 근로자가구는 상위 20% 평균 소득(8779만원)이 하위 20%(1948만원)의 4.5배였다.
저소득층일수록 도농 간 소득격차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상위 20%의 경우 농가 평균소득이 도시근로자가구 소득의 88.1%를 차지한 반면, 하위 20%는 농가 소득이 도시근로자가구 소득의 33.9%에 불과했다.
21. [매일경제]`월가점령` 비디오 유튜브에 한달새 1만건
영화감독인 마이클 픽스(47)는 최근 월가 시위를 지원하기 위해 브라질에서 뉴욕으로 급거 귀국했다.
그는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대가 몰려 있는 맨해튼 주코티공원에서 유튜브용 비디오 제작을 총괄하고 있다. 매일 시위대 활동을 찍어서 유튜브에 올리는 3개 팀을 '지도'하고 있는 것.
픽스는 "우리는 왜 우리가 여기에 있는지에 대한 스토리를 만들고 있다"며 "이 비디오들을 통해 외부 사람들에게 현재 이슈를 알리고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한 달 새 유튜브에 올려진 '월가 점령' 비디오는 1만개를 넘어섰다. 이 비디오들은 뉴욕뿐만이 아니라 세인트루이스, 보스턴, 시애틀 등 미국 전역에서 올라오고 있다.
월가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퍼지는 데 유튜브는 물론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다.
미디어분석회사인 '트렌드르'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구나임은 "지난 7일엔 월가 점령 관련 트위터가 1시간에 1만개에서 1만5000개까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는 허리케인이나 유명인사 사망 때보다 더 많은 숫자라고 전했다.
SNS는 지지세력을 모으고 시위를 조직하는 것은 물론 각자 의견을 모아 목표도 정하고 경찰에 대응하는 요령까지도 전파하고 있다.
주코티공원 한쪽에는 아예 시위대 미디어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공원 테이블 위에는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장비들이 갖춰져 있다.
마이클 헤니 미시간대 정치학과 교수는 "지난 10여 년 동안 각종 시위를 연구하고 참가해봤다"며 "페이스북이 내가 경험해본 것 중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시위를 조직하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월가 점령' 시위에 훈수를 뒀다.
라이베리아 출신 여성 평화운동가 리머 보위는 7일 뉴욕 컬럼비아대 초청 강연에서 자신은 여성들의 권리, 평화, 안전이라는 목표를 갖고 아침에 일어난다며 "당신이 저항하고 있다면 의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시위에는 일정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월가 시위에서도 목표와 의제를 설정할 것을 주문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월가 시위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7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시위대가 하고 있는 일은 뉴욕에서 일자리를 빼앗으려는 시도"라며 "이번 시위는 관광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민주당 측은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이어 월가 시위에 대한 지지 발언을 계속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원내대표(민주)는 8일 "나는 그들이 직업이 없는 데 화가 났다고 본다"며 "가족을 부양할 수 없거나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것보다 더 화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위대가 월가와 정치인을 포함한 기득권층에 보내는 메시지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금융회사에 대한 구제금융은 서민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22. [매일경제]BOA 또 퇴직금 잔치…해고된 자산운용 책임자에 70억원
금융권의 부패와 탐욕에 항의하는 '월가 점령'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퍼져가는 가운데 미국 최대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퇴직금 돈 잔치'를 벌인 사실이 알려졌다.
BOA는 지난달 해고한 샐리 크로첵 자산운용 책임자에게 총 600만달러(약 70억8000만원)를 지급한다고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크로첵과 함께 회사를 그만둔 조 프라이스 전 소비자금융 책임자도 500만달러(약 59억원)를 받게 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에 따르면 크로첵은 월급 85만달러와 수당 515만달러를, 프라이스는 월급 85만달러와 수당 415만달러를 각각 받는다.
시위대는 지난 2일 보스턴의 BOA 건물 밖에서 집회를 가졌고, 7일에는 로스앤젤레스 BoA 건물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다 11명이 무단침입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시위에서 "다수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수백만 달러의 급여와 상여금을 긁어모으며 매월 수천 명의 직원들을 해고하고 있다"면서 "계속 이대로 둘 수는 없다"고 비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7일 "시위대들이 분노하는 것은 우리 금융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BOA는 지난 6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연계 증권에 대한 투자로 손실을 본 기관투자가들에게 85억달러(약 10조300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데다 2분기에 88억3000만달러(약 10조4000억원)의 손실을 보는 등 재정난을 겪고 있다.
지난 8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50억달러(약 5조9000억원)를 투자해 우선주 5만주를 사들이기로 하는 등 지원에 나섰지만 위기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달 BOA의 신용등급을 'Baa1'으로 두 단계 강등했다.
[김덕식 기자]
23. [매일경제]스퀴레스 조지워싱턴대 교수 인터뷰
월가의 탐욕을 성토하며 시작된 반월가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사회학자 그레고리 D 스퀴레스 교수는 이번 시위의 근본 원인을 지난 30년간 진행된 빈부 격차에서 찾았다.
그는 반월가 시위가 지금처럼 대규모로 진행되지는 않겠지만 노조 등의 참여로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봤다. 지난 7일 오전 그의 연구실에서 반월가 시위에 관한 견해를 들었다.
-반월가 시위가 왜 벌어졌나.
▶지금 미국 실업률이 9%에 이른다. 모기지론을 받아 집을 산 사람 중 25%가 집을 차압당할 지경에 처했다. 경제위기 때문에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자신과 가족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잠 못 이루고 있다. 반면 상위 1% 사람들은 더욱 부를 축적해 가고 있다. 이 같은 빈부 격차 문제는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지난 30년간 서서히 진행됐다. 따지고 보면 상위 1%가 부자가 된 것은 그들이 똑똑하고 열심히 일해서만은 아니다. 정치와 정책이 이들을 밀어준 면도 강하다.
특히 금융위기 당시 공적자금 투입으로 대형은행들이 살아나고, 이 회사 임직원들이 돈을 많이 벌게 된 것도 그들이 잘해서라기보다 가난한 사람에게 가야 할 국민 혈세가 그곳으로 투입됐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벌어들인 돈으로 자기네 호주머니만 채웠다. 이는 미국 국민들 사이에 공통의 분노를 공유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시위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말인가.
▶지금과 같이 많은 사람이 동참하는 시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각계 직능단체 노조원 등 수천 명이 참여한 지난 5일 뉴욕 시위가 이번 시위의 피크였다는 판단이 든다. 당장 언론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시위는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 시위 지속성 여부는 몇 가지 사항에 달렸는데, 먼저 조직화 문제다. 시위를 주도하는 세력과 조직이 구축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앓고 있다. 미국 사회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빈부 격차다. 구체적으로, 단순한 빈부 격차 그 자체가 아니라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빈부 격차가 나는 것이다. 자유시장경제 때문에 발생한 것은 결코 아니다. 부시 대통령 당시 만들었던 부자들에 대한 감세 조치는 경기부양책 일환이었지만, 다른 측면에선 계층 갈등을 촉발하는 사건이 됐다. 이 세법을 엄격히 따지면 부자들이 추가적인 세금 납부를 거부한 경우다. 그 바람에 가난한 사람들은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의료 서비스인 메디케어ㆍ메디케이드를 줄여야 했고, 빈곤층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인 소셜서비스도 축소됐다.
시간이 갈수록 중산층은 줄고, 빈곤층은 늘어나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지금은 우리 주변 이웃들만 봐도 가난이 집중되고, 부가 집중되는 현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중산층이 줄어든다는 것은 사회를 지탱하는 안정층이 얇아지는 현상으로 부자들에게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24. [매일경제]미국의회 "오바마 이메일 기록 내놔라"
미국 의회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메일 기록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미국 하원은 파산신청을 한 태양광 패널생산업체 솔린드라에 대한 정부의 대출보증이 적절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백악관이 대출보증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 이메일까지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는 지난 5일 백악관 웨스트윙(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와 비서진의 방이 있는 곳)에서 솔린드라 대출보증과 관련해 오간 통신 내용을 제출하라고 백악관에 요구했다.
위원회는 특히 솔린드라 대출보증 문제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이 보낸 모든 이메일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의회로부터 이메일 제출을 요청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CNN은 8일 백악관이 2000쪽이 넘는 이메일 기록을 의회에 전날 밤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소식통은 제출된 이메일에는 오바마의 현직 백악관 고위 참모는 물론 물러난 람 이매뉴얼 전 백악관 비서실장의 이메일까지 포함됐다고 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중 이메일을 계속 사용하고 있는 첫 미국 대통령이다. 전직 미국 대통령들은 보안 문제 때문에 대통령에 취임한 뒤에는 이메일 사용을 중단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메일을 어떤 식으로 사용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오바마는 취임 후 블랙베리를 이용해 이메일을 주고받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솔린드라는 태양광 패널 생산업체로 2009년 9월 5억3500만달러 규모 대출을 정부로부터 보증받았다가 지난 8월 파산신청을 냈다. 그동안 일부 언론은 솔린드라에 대한 성급한 대출보증에 대해 백악관 참모진이 예산관리국(OMB)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보도해 왔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25. [매일경제]산은, HSBC 11개 지점 인수 추진
우리금융 인수전에 실패한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은 아직 '메가뱅크의 꿈'을 접지 않았다. 그는 언론 인터뷰 때마다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는 뜻을 천명해왔다. 이번 HSBC은행 서울지점의 소매금융부문 인수 추진은 그의 메가뱅크 구상의 첫 단추에 불과하다.
강 회장이 '국내 수신기반 확대'를 제1목표로 잡아왔던 만큼 HSBC은행 서울지점의 소매금융부문 인수 추진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산은이 야심차게 시작한 다이렉트 뱅킹은 지난달 30일부터 영업을 시작했지만 신규 가입 신청이 몰리는 바람에 감당이 안되는 상황이다. '점포 없는 온라인 은행'을 표방하며 다이렉트 뱅킹을 시작했지만 담당직원이 턱없이 부족해 지난 7일에 신청한 사람은 영업점 방문 없이는 다음달 2일은 돼야 가입이 가능한 상황이다.
산은의 구상에 따르면 현재 60개인 산은 지점망은 연내 77개, 내년까지 100개로 늘리고 앞으로 3년간 200개 이상까지 확대된다. 만약 산은지주가 HSBC서울지점 영업망을 인수한다면 지점망은 단번에 71개로 늘어나게 된다.
산은지주의 HSBC은행 서울지점 소매금융부문 인수는 자산부채인수(P&A)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HSBC 측은 소매금융부문은 팔고, 기업금융과 투자은행(IB)부문은 그대로 운영하는 쪽으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이 큰 이견이 없는 상황이기에 협상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영업에서 기업금융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일찌감치 밝힌 HSBC 측과 소매금융 확장에 나서는 산은지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며 "론스타의 '먹튀 논란'과 관련해 HSBC 측도 소매금융에 대해 적잖은 부담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산은지주가 HSBC은행 서울지점 소매금융부문 인수를 신호탄으로 본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산은지주가 M&A에 나서면서 쏠 수 있는 실탄은 지난번 우리금융 인수전 당시 언급되곤 했던 '4조원+α'가량으로 추정된다. 산은 측이 현재 보유 중인 현금은 그리 많지 않지만, 회사채 발행 등으로 조달 가능한 금액이다. 또 기업공개(IPO)가 성사되면 여력은 더 커질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건만 맞는다면 웬만한 규모의 은행은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외환은행 인수전에 산은지주가 뛰어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가 이미 론스타와 계약을 맺은 상태에서 산은이 인수전에 뛰어든다면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비판과 함께 매각가를 높여 '정부 관련 은행이 먹튀를 돕는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이 우리금융 인수전에서 여론 악화로 실패한 데 이아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현 정권 임기가 1년 반가량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쉽지 않은 시나리오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던 SC제일은행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로서는 영국계 글로벌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가 SC제일은행을 매각할 의사가 없는 상태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주로 중국ㆍ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어 금융위기의 여파를 타 글로벌 은행에 비해 덜 받았다. 게다가 한국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지 6년 만에 다시 SC제일은행을 매각한다면 경영전략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유력한 시나리오로 한국씨티은행과 몇몇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의 인수를 점치고 있다.
미국 내 3위 은행인 씨티그룹은 최근 들어 영국, 일본 등의 일부 사업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또 씨티그룹이 장기적으로 소매 금융을 핵심사업군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게다가 한국씨티은행이 씨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을 정도로 '알짜 영업'을 하고 있어 인수가 역시 높게 책정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만약 미국 씨티그룹의 경영이 지속적으로 나빠진다면 한국씨티은행을 매각해 여력을 확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외국계은행 서울지점 등도 충분히 산은의 인수대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인수 기자 / 최승진 기자]
26. [매일경제]론스타 13일 상고여부 결정
외환은행의 주인인 론스타에 유죄가 선고되면서 론스타의 대법원 상고 여부가 외환은행 매각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론스타의 상고 시한은 오는 13일이다.
론스타가 상고를 하지 않을 경우 금융당국은 다음 금융위원회 회의(19일 예정)에서 론스타에 외환은행 지분에 대한 강제매각 명령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론스타가 상고를 하게 되면 금융당국은 행정조치를 늦출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9년여를 끌어온 외환은행 매각은 다시 표류하게 된다.
론스타의 대법원 상고 칼자루를 쥐고 있는 사람은 론스타 창립자인 존 그레이켄 회장(사진)이다.
언론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그레이켄 회장은 2007년 매일경제와 가진 두 차례 인터뷰에서 외환은행을 국민은행에 매각하려고 했고, 싱가포르개발은행(DBS)과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음을 공개한 후 "떠나기를 바란다면 지체없이 떠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론스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존 그레이켄 회장은 자금회수 극대화 차원에서 금융위의 강제매각명령을 따르는 방안과 상고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제명령을 수용했을 경우와 상고했을 경우에 대한 론스타의 이해득실에 대해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고를 선택한다면 론스타가 얻게 되는 것은 '시간'이다. 당분간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유지할 수 있고 하반기 하이닉스 매각에 대한 이득도 배당으로 챙겨갈 수 있다. 또한 시간을 벌면서 다른 인수자를 물색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잃는 것도 만만치 않다. 우선 한국시장에 대한 출구전략이 다시 완전히 엉키게 된다. 하나금융과의 기존 계약이 깨질 가능성이 있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하나금융을 대체할 새로운 인수자를 찾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당장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돈을 환매해줘야 하는 론스타로선 큰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징벌적 강제매각을 검토한다면 론스타가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상고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징벌적 강제매각 명령을 받으면 시장에서 시가로 주식을 팔아야 하는데 소버린쇼크 이후 외환은행 주가가 50% 가까이 하락했기 때문에 자금회수에 차질이 빚어진다.
[손일선 기자]
27. [매일경제]부실운용 1천억대 주택기금 손실
부실 운용으로 1000억원대 손실이 난 '국민주택기금'을 두고 정부가 위탁사인 국민은행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시효 소멸'로 은행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2부(서창원 부장판사)는 지난 5일 정부가 주택은행을 합병한 국민은행을 상대로 "기금에 대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큰 손실이 났다"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
재판부는 "기금을 운용하는 은행 측이 주의를 게을리해 손해가 발생했다면 정부가 감독 등을 위탁한 주체라고 해도 은행 측에 배상책임이 있다"고 전제한 뒤 "다만 이번에는 법률상 손해배상 청구 기한이 이미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가재정법에는 정부가 기금 등의 위탁 운용을 맡긴 업체가 주의의무 위반 행위를 한 지 5년 이내에 손해배상 청구 등을 하지 않으면 권리가 사라진다고 돼 있다. 2007년 3월 감사원이 통보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은행은 당시 보증채무의 시효를 잘못 파악하거나 사업에 대한 심사 평점 착오 등으로 기금에 1017억여 원의 손실을 안긴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이어 "정부는 은행 측이 1995~1997년 발생한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보고한 바 없어 2007년 감사원의 통보 이후부터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판례상 권리의 존재나 행사 가능성을 알지 못했다고 해도 이는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국민은행이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윤재언 기자]
28. [매일경제]은행들 지난달 46억달러 조달
은행들이 지난달 중장기 외화자금 46억1000만달러를 조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9월 중 지방은행을 제외한 16개 국내은행의 단기차입 차환율(만기연장비율)이 136.4%로 전월(157.4%)에 이어 큰 폭의 순차입세를 이어갔다고 9일 밝혔다. 중장기차입 차환율도 186.6%로 5.5%포인트 늘었다.
9월 중 중장기차입 규모는 46억1000만달러로 지난 2009년 1월(47억1000만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29. [매일경제][표] 외국환율고시표 (10월 7일)
30. [매일경제]포스코, 中광둥성에 50만톤 車강판 공장
포스코가 3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중국 광둥성에 자동차강판 생산기지를 건설한다.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선 중국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자동차 강판 생산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목적에서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인도 멕시코 중국 공장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국외 자동차 강판 생산 규모를 1000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광둥성 포산시에 40만~50만t 규모의 용융아연도금강판(CGL) 생산 공장을 곧 착공할 계획이다. 현재 사업성 검토 중으로 향후 포스코 이사회 때 이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CGL은 아연도금 이후 고온 가열해 철이나 아연 합금층을 입힌 강판으로 자동차용 고급 철강재로 사용된다. 일반 철강재보다 수익성이 높아 포스코가 전략 제품으로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최근 글로벌 철강사들의 격전지로 떠오른 중국 자동차 강판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 회장은 최근 2년 사이 중국을 10번가량 찾을 정도로 이곳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 3월 포산시에 연산 45만t 규모 CGL 공장을 착공하며 2년여 동안 공들였던 중국 자동차 강판 생산 공장 건설에 물꼬를 텄다. 그러나 중국 자동차 시장이 성장세를 지속하며 강판 수요가 급증하자 광둥성 정부가 포스코 측에 추가 설비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1800만여 대로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하며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포스코는 지난 3월 포산시에 CGL 공장 1기 건설 공사에 들어갔지만 확보해놓은 용지가 27만㎡에 달해 2기 공장 건설에 무리가 없는 상태다. 생산에 필요한 소재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등에서 가져와 가공한다.
포스코는 포산시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아연도금강판(GI), 아연도금합금강판(GA)을 만들어 인근 자동차 업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러한 자동차 강판은 기술 수준이 높아 중국 철강업체들이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광둥성은 포스코의 투자 확대로 기존의 제조가공업 중심에서 철강 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편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포스코는 이곳에 1997년 한국 기업 최초로 광둥순덕포항강판을 설립하며 광둥성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러한 돈독한 관계를 바탕으로 포스코건설, 포스코ICT, 포스코파워 등 포스코 패밀리도 향후 광둥성이 추진하는 여러 사업 분야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스코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성장에 따라 자동차 강판 생산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멕시코 타마울리파스주 알타미라시 CGL 공장의 경우 2013년까지 기존 연산 40만t에서 90만t으로 증설하고 있다.
중남미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멕시코의 자동차용 강판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현지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다.
멕시코는 임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폭스바겐, 크라이슬러, 제너럴모터스(GM) 등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뿐만 아니라 오토텍, 벤틀러 등 1000여 개 부품 회사가 밀집한 북중미 지역 자동차산업의 중심지다.
인도에선 내년 5월 준공을 목표로 지난해 3월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서 연산 45만t 규모 CGL 공장을 착공했다. 투자비는 2억4000만달러에 달한다.
이렇듯 정 회장의 중장기 비전 핵심은 자동차 강판 생산 확대다. 국외 공장 신증설과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의 일관제철소 건설로 향후 국외 자동차 강판 생산 규모를 1000만t으로 키울 생각이다.
포스코는 또한 '자동차의 본고장' 유럽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최근 환경 규제 강화로 가벼운 차량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포스코는 호재를 맞고 있다. 포스코는 유럽과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슈퍼철강'으로 불리는 TWIP(트윕)강을 8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트윕강은 기존 강판보다 강도는 3배 높은 반면 무게는 30% 이상 가벼워 꿈의 자동차 소재로 불린다.
[문일호 기자]
31. [매일경제]LGD, 세계 최소 전력 LCD 개발
LG디스플레이가 PC 모니터보다 전기를 덜 쓰는 세계 최저 소비전력의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개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40인치 이상 대형 TV용 LCD 패널로는 세계 최저 소비전력을 실현한 47인치 풀HD급 LCD 패널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제품은 백라이트(광원) 역할을 하는 LED 램프를 상하좌우 4개면 가운데 세로 한 개면(edge)에만 부착하는 독자 백라이트 기술을 적용해 사용되는 LED 램프 개수를 크게 줄임으로써 세계 최저 소비전력을 실현했다.
20인치대 일반 PC 모니터 소비전력이 30~50W인 데 비해 이 제품은 대형 TV이면서도 28W에 불과해 완제품으로 상용화하면 대형 TV에 대한 전기료 걱정이 한결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 빛의 확산과 집중을 돕는 3중 필름 구조, 효율이 뛰어난 LED 램프, 로컬 디밍(부분 제어) 기술 등도 적용됐다.
각 나라마다 에너지 관련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절전형 TV 패널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세계 최저 소비전력을 실현하면서도 프리미엄급 TV 밝기인 400니트(nit)의 고휘도 성능을 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테두리(베젤)도 8.5㎜의 초슬림 디자인이라 화면품질, 디자인, 소비전력 등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강신호 LG디스플레이 상무는 "저 소비전력 패널은 전기료 부담을 걱정하는 소비자 요구는 물론 친환경에 대한 시대적 요구도 함께 생각한 첨단 기술"이라며 "협력사와 공동 연구가 이번 기술 개발의 밑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고재만 기자]
32. [매일경제]삼성전자 4분기 실적 좌우할 부품사업 전망은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을 스마트폰이 이끌었다면 4분기 실적은 부품(반도체ㆍLCD)에 달려 있다."
"반도체는 밑바닥을 확인했지만 LCD는 바닥을 모른 채 계속 추락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삼성전자 부품사업의 두 축인 D램과 LCD 가격이 삼성전자 4분기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입을 모은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는 3분기 D램 가격 급락에도 불구하고 원가경쟁력과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일본ㆍ대만 경쟁업체를 압도했다. 두 회사의 지난 2분기 시장점유율은 64%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반면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부문과 LG디스플레이 실적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LCD 가격 급락 여파로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부문은 올해 3분기 내내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LG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다.
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D램 시장은 '제2차 치킨게임'이 막바지에 달하고 있다. 미세공정 기술에서 뒤처진 일본, 대만 업체는 생존을 걱정해야 될 처지가 됐다. 9월 후반기 DDR3 1Gb D램 가격은 0.52달러로 원가 이하로 떨어지면서 난야 등 대만 업체는 감산에 돌입했다.
여기에 세계 반도체 제조업체 재고가 지난 2분기 83.4일치를 기록해 2008년 초 경기침체 때보다도 많은 수준까지 급증하면서 불경기와 심각한 재고정리가 염려된다.
이 같은 불리한 시장 상황에서도 20나노 공정 상용화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에도 1조5000억원 수준 흑자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불황기에 더욱 빛나고 있다"며 "이번 불황이 지나고 나면 일부 업체가 파산 또는 인수ㆍ합병되면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 점유율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D램 가격도 바닥을 찍고 다소간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만 업체 감산 효과와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미미하지만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며 "특히 낸드플래시가 안정적인 수급상황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 업황은 나쁘지 않다"고 분석했다.
진성혜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재고 수준이 높아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긴 힘들다"며 "가격이 횡보하면 추가 감산이 예상되고 이에 따라 4분기 재고 소진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추가 감산과 재고 소진이 가격 반등의 관건인 셈이다.
반면 LCD 산업은 중국 업체 증산에 따라 당분간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 반등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세계 1ㆍ2위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조차 앞날이 순탄치 않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대표적인 LCD 패널 제품인 40~42인치 TV용 LCD 패널 가격은 이달 전반기 208달러로 9월 후반기보다 1.9% 하락했다. 바닥을 다지고 있는 D램 가격과는 반대로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전통적으로 10월부터는 성수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TV용 패널 가격이 추가 하락한 것은 의외"라며 "아직 공급과잉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치킨게임이 끝나가고 승자독식 구조가 정착돼 가는 반도체 업계와 달리 LCD 업계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시장이 안정을 되찾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해 LG디스플레이는 감산과 함께 중국 투자를 보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CD 산업은 미래 성장성에 대한 염려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며 "LCD를 대체할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부문 급성장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고재만 기자]
33. [매일경제]日자동차 신차로 한국 공략
연초 대지진 여파로 한국 시장에서 주춤하던 일본 자동차가 앞다퉈 신차를 내놓고 한국시장 공략을 가속하고 있다. 지진으로 인한 전력난과 부품 수급 차질로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 신차 공급을 계속 미뤄왔는데 전열을 가다듬고 올 4분기 활발한 마케팅에 나서는 모습이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혼다코리아. 혼다는 지난주 하이브리드형 스포츠카 CR-Z를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엔고로 신차 출시가 원활하지 못했던 혼다코리아로서는 거의 1년 만에 신모델을 내놓은 것이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은 지난 6일 CR-Z 출시 기념행사에서 "다음달 신형 시빅을, 연말에는 CR-V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준중형 세단 시빅은 혼다의 대표적인 볼륨 모델로 다음달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이 함께 나와 소비자들이 누리는 선택의 폭은 한층 넓어진다. 여기에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CR-V까지 나오면 한국 진출 10주년을 맞은 혼다코리아의 올해 성적표는 그다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요타는 고질적인 엔고 문제를 해외 생산을 통해 우회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다음달 시에나를, 연말까지는 캠리를 모두 미국에서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엔고 속에서도 계속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다음달 초 신차 발표회를 갖는 시에나는 미국 인디애나 공장에서 생산하는 미니밴이다. 3세대 모델로 배기량 2700㏄와 3500㏄ 모델이 나온다.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출시할 것으로 기대되는 신형 캠리는 7세대 모델로 도요타 본사에서는 이미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기존 모델보다 2000달러 이상을 내리는 파격적인 가격 할인을 예고했다. 한국에 들어오는 모델은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에서 생산하는 경우와 비교해 미국에서 생산한다면 수송거리는 10배 이상으로 늘어나 물류 비용이 증가하기는 하지만 엔고로 인한 가격 상승 압박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거기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될 경우 현재 8%인 관세가 내년부터는 4%로 낮아지기 때문에 물류 비용을 상쇄하는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올 8월 박스카 큐브를 출시하면서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한국닛산은 연말 소형차 '마치(March)'를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큐브는 지난달에만 439대가 팔리며 베스트셀링카 톱3에 들어간 만큼 한국 시장에서 개성적인 디자인의 소형차가 가지는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이승훈 기자 / 김제림 기자]
34. [매일경제]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다음달 2천만명 돌파
다음달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2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3월 1000만명을 넘어선 지 7개월 만으로 예상보다 빨라진 것이다.
9일 국내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SK텔레콤 950만명, KT 632만명, LG유플러스 301만명으로 총 1883만명이다.
3사는 최근 스마트폰 가입자가 하루에 4만∼5만명씩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추세대로라면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안에는 2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의 경우 스마트폰 도입이 시작된 2009년 12월 80만명에서 지난해 말 722만명을 기록한 후 올 3월 1000만명, 7월 1500만명을 잇달아 돌파했다.
애플의 '아이폰4S'도 국내에 나오면 증가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지혜 기자]
35. [매일경제][CEO & CEO] 한기선 두산중공업 사장
"동반성장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도와주는 것이 아닙니다. 중소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져야 대기업도 전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데 동반성장도 이를 기초로 해야 합니다."
8년 연애 끝에 결혼한 남자. 골프 입문 1년 만에 '싱글'을 치고, 독학으로 일본어를 마스터한 독종. 무엇이든 시작하면 끝을 내는 성격. 소주 '참이슬'과 '처음처럼'을 히트시킨 술 영업의 달인. 한기선 두산중공업 사장에 얽힌 얘기다.
한기선 사장이 동반성장 전도사로 변신했다. 그런데 그가 동반성장을 외치는 대상은 지난 20여 년 동안 일했던 술 회사가 아닌 글로벌 중공업 회사다. 한 사장은 대우그룹에서 사회 첫발을 내디딘 후 88년 진로로 옮겨 기획과 마케팅 임원, 진로발렌타인스 영업본부장을 지냈다. 2002년 OB맥주 수석부사장을 거쳐 2004년 두산 주류BG에 입사해 소주 '처음처럼'신화를 일궈냈다.
그는 두산이 주류BG를 롯데에 판 직후인 2009년 두산인프라코어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지난 3월 두산중공업 운영총괄 사장(COO)에 취임했다. 두산중공업은 원자력ㆍ파워ㆍ워터ㆍ주단조ㆍEPC 부문으로 구성된 글로벌 플랜트 전문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8조원가량이다.
그가 두산중공업 사장이 된 후 강조하는 경영방침은 협력회사와의 동반 성장을 위한 '선순환적 파트너십' 구축이다. 이를 통해 협력회사의 경쟁력 향상과 두산중공업의 성장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것이다.
한 사장은 지난 3월 이 회사에 온 이후 잡은 첫 외부일정이 협력사 방문일 정도로 협력회사 성장에 관심이 많다. 지난 4월 1일에는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서원풍력기계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고 적극적으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창원 본사에서 인터뷰가 있던 지난 7일에도 협력사인 금우산업과 성광을 방문했다. "대부분의 공사는 우리 회사와 협력사가 함께하는데 협력업체의 기술이 나쁘면 공사 전체가 망가집니다. 그 피해는 해당 중소기업뿐 아니라 두산중공업에까지 미치게 되죠. 대기업이 성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경쟁력 있는 협력사를 만나고 키우는 것입니다."
잘나가는 협력사는 스스로 만들어지지 않으며 대기업의 지원과 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한 사장의 논리다. 대기업이 기술과 회사운영 노하우를 협력사에 전수하면 그 회사의 운영 효율과 품질은 높아지게 된다. 이 과실은 해당 중기뿐 아니라 그 회사와 거래하는 대기업에도 돌아간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시장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협력사가 해외에서 쌓은 경험은 결국 국내 대기업의 자산입니다. 이런 알토란 같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 힘을 합치면 외국 회사들과도 경쟁이 가능합니다."
두산은 말뿐이 아닌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올해부터 전략품목 공급사 146개사를 대상으로 △품질보증 △품질개선 △생산기술 △설계개선 △생산성 향상 △EHS(환경보건안전) △작업환경 개선 등 7개 분야에서 협력회사와 공동으로 팀을 구성해 경쟁력 강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내외 전문가 72명으로 구성된 경쟁력강화지원단은 협력사들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마련해주고 있다. 이를 위해 두산은 인력뿐 아니라 업체당 1억원의 경영진단 비용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사업단을 설립해 협력회사의 신입 및 경력사원에 대한 기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한 사장이 중소기업에 선물만 주는 천사는 아니다. 협력사의 잘못된 영업방식에는 단호하게 대한다. "대기업이 주문을 준다는 이유로 각종 선물과 리베이트를 주는 문화는 바꿔야 합니다. 회사 돈으로 대기업에 주는 선물은 제품원가를 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그 물건을 사다쓰는 대기업에도 결국은 독이 된다는 말입니다. 만약 그런 회사가 발견되면 가차 없이 거래를 중단해야 합니다." 그의 목소리는 단호하고 주저함이 없었다.
한 사장이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직장생활의 덕목은 '호기심'과 '공부'다. 그가 소주회사 CEO에서 중공업회사 경영자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도 업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소비재인 주류와 산업재인 중장비 등 여러 분야의 제품을 두루 경험하며 느낀 것은 어떤 업무를 맡든지 끊임없는 호기심과 그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공부, 그리고 업무를 하며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직장생활을 하며 인연을 맺은 사람들과의 신뢰, 그 신뢰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도 저를 지탱해 주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사람'에 관심이 많다. 직원들과의 스킨십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권위적인 경영자가 아닌 자상하고, 배려심 깊은 선배의 모습니다. 한 사장은 사장에 취임하자마자 창원 본사 11층에서 1층까지 걸어서 이동하며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눴다.
신입사원들에게는 "선배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 회사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해 달라"고 따뜻한 말을 건넸다. 노조 간부들에게는 "5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달성하며 구축한 성숙한 노사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며 "안전에는 노사가 따로 없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안전 강화 활동을 펼쳐나가자"고 당부했다.
■ He is…
△1951년 충남 당진 출생 △1970년 휘문고 △1978년 서울대 일반사회교육과 △1994년 연세대 경영학 석사 △1978년 대우그룹 경영전략팀 기계 부문 △1988년 진로그룹 기획조정실 전략기획팀장 △1995년 진로유통 사업총괄 대표(전무) △1998년 진로&JBC 영업ㆍ마케팅본부장(부사장) △2002년 오비맥주 영업총괄 수석부사장 △2004년 두산 주류BG 부사장 △2005년 두산 주류BG 사장 △2009년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2011년 두산중공업 사장
[정승환 기자]
36. [매일경제]대기업 플랜트 저가수주 中企만 골병
지난 6일 오후 울산의 한 플랜트 기자재업체. 대형 엔지니어링사에 납품할 정유설비를 제작하느라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나 늦은 밤까지 켜져 있는 공장 불빛과 대조적으로 직원들을 바라보는 임원 A씨의 얼굴은 밝지만은 않았다. A씨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만 해도 모든 공장이 24시간 풀가동할 정도로 활기찼는데 지금은 납기가 임박한 일부 공장만 철야 가동할 뿐"이라며 "경기 불황에다 원자재 값 상승이 계속되면서 이익을 내는 것은 고사하고 간신히 직원들 월급을 줄 정도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차세대 수출전략산업으로 정부가 적극 육성 중인 플랜트산업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발전ㆍ담수, 원유ㆍ가스설비 등 대규모 공장을 짓는 플랜트산업은 외환위기 이후 달러를 벌어들이는 한국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수출액 645억달러로 반도체(515억달러)를 제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 성장의 기저에는 중소 기자재업체들이 있다. 현대 두산 삼성 등 대형 엔지니어링업체들이 해외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중소 기자재업체들이 기계ㆍ배관ㆍ전기설비 등을 공급한다. 미주, 유럽, 중동 등에 이어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플랜트 시장이 커지면서 대기업 위주 플랜트산업과 함께 중소업체들이 대부분인 기자재산업도 급속히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세계 플랜트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사정이 180도 달라졌다. 플랜트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대규모 펀딩이 필요한데,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다 유럽 금융위기 여파로 글로벌 금융회사들 돈줄이 막히면서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실제로 올 3분기까지 국내 플랜트업계 해외 수주 실적은 41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3%나 줄었다. 분기별 수주 실적도 작년 3분기와 비교하면 41억달러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플랜트산업 해외 수출액은 약 550억달러로 전년 대비 1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침체로 플랜트 수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기 시작했고, 우리 업체들 간 제 살 깎기식 과도한 출혈경쟁까지 벌어지면서 수익성도 크게 나빠졌다.
중견 기자재업체 B사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이 30~40%나 낮은 가격에 수주하면서 절감분 대부분을 기자재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상쇄하고 있다"면서 "플랜트 수주액의 약 60%가 기자재인 것을 감안하면 저가 출혈경쟁의 폐해가 고스란히 중소업체들로 전가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C사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수주 프로젝트에서 자신들 몫인 건설, 설계, 운송 비용 등은 거의 건드리지 않고 중소업체 부담인 기자재 단가를 조정하면서 수익성을 맞추고 있다"며 "철강, 특수강 등 원자재 값이 2008년 이후 약 30% 이상 인상된 것을 감안하면 중소업체들은 앉아서 죽으란 얘기"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대기업들의 납품가 후려치기로 급격히 수익성이 악화된 중소 기자재업체들은 문을 닫거나 인수ㆍ합병되고 있다.
지난해 중견 플랜트 기자재업체인 성진지오텍이 포스코에 인수된 데 이어 발전설비 업체인 DKT도 GS그룹 계열 GS글로벌로 넘어갔다. 올해 들어서도 화공기기 전문업체인 한텍이 후성그룹에 인수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월 지식경제부 장관이 플랜트업계 간담회를 열고 과도한 경쟁 자제 등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주문했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납품단가 현실화를 위해 대기업 모임인 플랜트산업협회 측에 수차례 만남을 요구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10월 플랜트 기자재산업 경쟁력 강화대책을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후속 대책이 없어 중소 기자재업체들은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며 "우선 중소 기자재업계 이익을 대변할 협회 창설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울산 = 최용성 기자]
37. [매일경제]지방中企 정책자금서 소외
지방소재 중소기업 정책자금 축소, 청년창업사관학교 입교생 수도권 집중 등 중소기업 지원자금 운영 기관인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 송종호)의 자금 집행에 적잖은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김태호 의원(한나라당)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2009년에 신설된 지방전용자금 4000억원이 2010년 폐지됐다"며 "지방소재 기업들이 정책자금 소진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갈수록 가중되고 있는 수도권 경제력 집중 완화와 지역균형발전,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방중소기업 육성은 지속적으로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권 의원(한나라당)은 국감자료를 통해 "어려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중소기업정책자금을 우량기업이 절반 이상 독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감사원,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중소기업정책자금 중점지원 대상이던 신용등급 B등급 이하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48.6%와 47.6%에 불과하다.
그는 "발전가능성을 가졌지만 재정상태가 열악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정부 취지가 현장에서 헛돌고 있다"며 "신용등급이 낮은 업체 지원 비율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2007년부터 2010년 9월까지 여러 기관에서 중복 대출로 30억원 이상 지원받은 업체도 574개, 대출금액으로는 2조4331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중진공 관계자는 "신용등급의 경우 기관별로 신용평가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B등급 이하 지원 비율이 낮다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해명했다.
또 "창업 3년 미만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재무제표를 보지 않고 기술 사업성만 보고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지방기업 지원 부실 지적에 대해서는 "지방전용자금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시적으로 생긴 지원 자금"이라며 "지방 기업에 대한 지원률은 꾸준히 65%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송종호 이사장이 취임 이후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대한 지적도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조경태 민주당 의원은 "청년창업사관학교 입교생 224명 중 서울ㆍ인천ㆍ경기 지역 인원이 75.4%인 167명에 이른다"며 "지방에 사관학교를 건립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안산에 소재한 사관학교에 입소하지 못하고 한 지역본부에서 비입소 형태로 사관학교 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모 기업체 대표는 "안산에서 공통교육을 할 때 거리가 멀었던 점과 사업자들끼리 모여 있지 않다 보니 정보 교류가 부족한 점이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준형 기자]
38. [매일경제]룩옵티컬 "中 관광객 덕에 안경매출 두배이상↑"
안경 유통기업 룩옵티컬(대표 허명효)이 최근 중국 국경절 연휴기간 중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덕분에 특수를 누렸다.
룩옵티컬은 중국 국경절 기간인 지난 1~6일 매출을 집계한 결과,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지난달 대비 서울지역 매장(18개) 기준 128% 증가했다고 9일 밝혔다.
같은 기간 서울 시내권 매장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평소보다 5배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외국인이 많이 찾는 명동점과 남대문점의 외국인 매출은 평소보다 312%가량 늘었다.
룩옵티컬 관계자는 "중국인들은 가을로 접어들며 국내에서 판매가 줄어든 선글라스를 특히 많이 구입했다"며 "과거 명품 선글라스라면 무조건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 원가절감을 위해 중국 동남아 등 해외에서 생산하는 명품 브랜드가 늘어나면서 원산지를 꼼꼼히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룩옵티컬에서 선글라스를 구입한 중국인 관광객 차이차즌 씨(26)는 "한국에서는 명품 브랜드의 선글라스를 중국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며 "특히 한국에는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제품이 많고 구입 후 보증까지 받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룩옵티컬 관계자는 "선글라스 외에도 국내 안경 렌즈가 품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소문을 듣고 안경을 구입해 가는 중국인 관광객도 많았다"며 "내년부터는 연휴기간 중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매출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39. [매일경제]맥도날드, 커피전문점사업 나선다…고급커피·케이크 판매
한국맥도날드가 커피전문점 시장에 진출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미국을 비롯해 일부 국가에서만 운영 중인 '커피전문점 맥카페'를 국내에 들여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대구에 위치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국내 시장 성공 가능성을 보기 위해 테스트 중이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커피전문점 맥카페의 국내 론칭을 검토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향후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커피전문점 맥카페는 국내 맥도날드 매장에서 운영 중인 맥카페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현재 맥도날드 매장 안에 설치된 맥카페는 커피, 음료와 아이스크림 등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의 쇼핑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별도로 작은 공간을 설치해둔 것이다.
반면 커피전문점 맥카페는 커피와 케이크 등을 판매하며 내부 인테리어 역시 맥도날드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전형적인 커피전문점 모습을 띠고 있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커피는 현재 맥도날드에서 판매하는 커피와는 다른 고급 원두를 로스팅한 제품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급 원두를 사용하는 커피라 2000원에 판매하는 맥도날드 커피와 다르며 가격도 더 비싸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 테스트 매장에서도 커피 외에 케이크 7종을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바리스타도 상주하며 직접 로스팅한 커피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반응이 아주 좋다"는 것이 한국맥도날드 측 설명이다.
커피전문점 맥카페 매장 형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커피전문점 맥카페를 운영하는 방식은 국가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완전 독립형 매장 형태로 운영되는 맥카페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 한국맥도날드 측 설명이다.
현재 유력한 매장 형태는 맥도날드 매장과 맥카페가 결합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한국맥도날드의 향후 사업 전략과 맞닿아 있다. 지난 1월 한국맥도날드는 2015년까지 매장을 현재의 2배 수준인 500개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2015년까지 오픈 계획인 매장 중 약 80%에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향후 매장을 오픈하는 데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독립형 2층 맥도날드 매장과 드라이브 스루가 결합된 모습"이라며 "맥카페 역시 이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맥도날드가 커피전문점 진출을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A커피전문점 관계자는 "현재도 출혈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맥도날드가 대규모 지원을 바탕으로 커피 시장에 뛰어든다면 기존 업체들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커피전문점 관계자 역시 "맥도날드가 갖는 브랜드 파워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반응이다.
반면 C커피전문점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커피전문점 매장을 단순히 커피만 마시는 곳이 아닌 오피스 공간으로 인식한다"며 "완전 별도로 독립된 매장 형태가 아닌 맥도날드와 결합된 형태라면 찾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한국맥도날드 측은 "커피전문점 맥카페에서 사용하는 원두는 최상급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다"며 "대구 매장 테스트 결과에 따라 확실한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2조8000억원이다. 이 중 인스턴트 커피가 1조2000억원, 커피전문점을 포함한 원두커피 시장은 9000억원, 캔커피류의 RTD(Ready-To-Drink) 커피 시장은 7000억원 규모다.
[채종원 기자]
40. [매일경제]귀해진 인삼, 여름장마로 수확량 줄어 가격 껑충
올해 인삼 먹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여름 폭우로 생산량이 급감해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7일 인삼농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인삼공사와 인삼경작자협의회는 최근 홍삼 제조에 쓰이는 6년근 인삼 수매가를 한 채(750g)당 3만2100원으로 정하는 데 합의했다. 3만원이었던 지난해보다 7% 오른 가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농가와 인삼공사가 갈등을 빚다가 수매가격 7% 인상, 수매 종료 후 42억원 농가 지급 등을 내용으로 하는 합의안에 타결했다"며 "하지만 일부 농가에서 여전히 인상률이 부족하다며 더 높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삼용 인삼 가격 역시 상승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수삼용 인삼 가격(750g)은 지난해 2만2000~2만5000원에서 올해는 2만5000~3만원까지 올라갔다. 인삼업계 관계자는 "수삼은 빛깔과 외관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이 더 심하다"고 설명했다.
인삼 가격이 이처럼 뛴 이유는 올여름 계속된 비로 작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봄철 이후 고온이 계속되다가 여름엔 비까지 내려 뿌리가 썩어버린 것. 8월 말 강화인삼농협은 올해 6년근 인삼이 재배면적 1칸(1.62㎡)당 1.6㎏이 수확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평균(2㎏)보다 20%가량 줄어든 수치다. 인삼업계 관계자는 "올여름 폭우로 강화와 강원도, 충청도권 등 인삼 재배지역이 전반적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인삼 수확 시기가 대개 9월 중순인데 올해는 농가에서 조금이라도 더 키워서 캐내겠다고 판단하는 바람에 10월 중순까지 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삼가격 상승 여파가 아직 소매시장까지는 내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선 본격적인 인삼 출하가 시작되는 10월 중순 이후에 가격인상이 잇따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홍삼 제품을 만드는 한국인삼공사 관계자도 "원가 압박 요인이 생기는 것은 맞다"고 밝혔다.
올해 인삼작황 부진이 내년 이후까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손동우 기자]
41. [매일경제]금융인 등 전문직 겨냥한 레이블와인 인기
내과의사인 김성희 씨(53)는 최근 대학 후배로부터 특별한 와인을 한 병 선물받았다. 와인 이름이 김씨의 직업을 뜻하는 '더 닥터'였던 것. 김씨는 "와인은 이름이 어렵고 복잡해 기억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 와인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사ㆍ금융인ㆍ변호사ㆍ골퍼….' 전문직종의 이름을 딴 와인이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소위 '전문인 시리즈' 와인은 레이블에 직업을 딴 이름과 그림을 새겨넣은 것이 특징이다. 미국 크룹브러더스가 선보이고 있는 '디 애드보케이트(The Advocateㆍ변호사)' '더 닥터(The Doctorㆍ의사)' '더 뱅커(The Bankerㆍ금융인)' 등 3종의 시리즈 와인이 대표적이다.
안동환 와인나라 코엑스점 점장은 "20만원이 넘는 고가 와인들이지만 직업을 상징하는 레이블과 높은 품질 덕분에 매년 전 세계적으로 조기에 품절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크룹브러더스 전문인 시리즈 중 가장 판매율이 높은 와인은 '더 닥터'. 의사 와인으로 통하는 이 제품 레이블에는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그려져 있다. 연간 생산량이 1000케이스(1케이스는 6병)밖에 되지 않는다. 우아한 향과 농밀한 산미, 볼륨감이 일품으로 꼽힌다.
변호사 와인인 '디 애드보케이트'는 15개월간 고급 프랑스산 오크배럴에서 숙성시킨 프리미엄 와인이다. 법조계에서 마니아층이 많다. 생산량은 연간 628케이스로 의사 와인보다 더 적다.
이 회사의 전문인 시리즈 최신판은 '더 뱅커'다. 고급 스트라이프 정장을 입은 금융인의 모습을 레이블에 그려넣어 '멋쟁이 금융인 와인'으로 통한다. 2006년 첫 생산을 시작했다.
골프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골퍼 와인이 선물용으로 잘 나간다. 잭 니클라우스는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딴 와인을 처음으로 출시했는데 출시 직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신화나 소설과 관련된 이름의 와인도 인기다. 칠레를 대표하는 와인 '알마비바'는 '피가로의 결혼'에 등장하는 백작에서, 이탈리아 와인 '세라자데'는 천일야화 속 주인공 왕비에서 각각 이름을 따왔다. 뉴질랜드 와인 '실레니'는 로마 신화 속 술의 신인 바쿠스와 함께 등장하는 요정을 뜻한다.
자동차에 관심 많은 이들은 람보르기니, 에쿠스, 페라리 등이 적혀있는 와인 레이블 앞에서 눈이 휘둥그레진다. 람보르기니 자동차를 만드는 가문은 람보르기니 와인을 내놓는다. 국내에 아직 수입되지 않았으나 독일의 명차 마이바흐를 만든 가족이 만드는 와인도 있다.
[유주연 기자]
42. [매일경제]차트로 본 한국 주식시장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자인 브라이언 아서 교수 집 근처에는 '엘 파롤'이라는 술집이 있었다. 하지만 갈 때마다 손님 수가 들쭉날쭉했고 분위기도 달랐다. 분위기 좋은 날을 미리 예측할 수는 없을까. 아서 교수는 엘 파롤 바의 손님 수 예측 모델을 만들었다. 날씨 요일 등 수십 가지 변수를 모두 집어넣었다. '엘 파롤 모델'은 비록 술집 손님 수 예측에는 실패했지만 주가 전망 모델로 명성을 얻었다. 엘 파롤 모델은 '아무리 복잡하고 불확실한 변화에도 규칙은 있다'는 사회과학의 기본 전제를 충족시켰다. 요즘 증시는 엘 파롤 바의 손님 수를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변수도 복잡하다.
◆ 고점ㆍ저점 낮아지고 주기 짧아
소버린 쇼크가 본격 불거진 8월 1일 2172에 달했던 코스피는 그날을 시작으로 자유낙하를 시작했다. 2200을 바라보던 주가가 400포인트 가까이 떨어져 1800선이 무너지는 데는 단 10거래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후 주가는 반등과 폭락을 반복했다. 비록 변동성이 커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웠지만 두 달간의 주가그래프에는 나름의 규칙성이 보인다.
일단 반등과 하락 사이클이 짧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고점→저점→반등(새 고점)'을 짧은 한 사이클로 볼 때 첫 번째 사이클은 8월 1일부터 17일까지 12거래일이 소요됐다. 하지만 2차 사이클은 10거래일, 3차 사이클은 7일로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그 사이 고점과 저점은 점점 낮아졌고 하락의 기울기가 반등의 기울기보다 더 큰 패턴을 반복해 왔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기가 짧아지는 것은 장기적인 시장 방향성에 대한 믿음이 없어 투자자들이 호재와 악재에 즉흥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시간이 갈수록 고점과 저점의 차이인 변동 폭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위기에 둔감해지거나 만성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인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변동 폭이 준다는 것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시간과 폭 자체가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시장이 공포에서 벗어나서 방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적 분석에서는 이런 구조를 '대칭삼각형 패턴'이라고 부른다. 대칭삼각형의 끝 지점에서는 통상적으로 대세 상승이든, 대세 하락이든 새로운 방향성이 결정된다. 증시가 이제 또 하나의 변곡점에 근접하고 있다는 얘기다.
◆ 우상향인가? 하향인가?
문제는 증시의 방향을 결정할 변곡점이 언제 오고 또 방향성이 어떻게 될 것이냐 하는 점이다.
기술적 분석 전문가들 사이에도 견해가 엇갈린다.
곽중보 연구원은 최근 거래량 급증에 주목한다. 그는 "거래량 증가를 동반하고 있어 이번 반등은 의미가 있고 지속성을 가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요즘 같은 장에서는 박스권 트레이딩 전략을 구사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전고점 근처에서 던지고 저점에서 사는 패턴이 꾸준히 나올 것"이라며 "오는 17일 EU 정상회담과 11월 3일 G20 정상회담 때까지는 지금의 패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17일 EU 정상회담에서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면 시장은 다시 흔들릴 수 있다"며 "그때까지는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면서 대칭삼각형의 꼭짓점을 완성해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균 마이에셋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장기적으론 여전히 부정적이나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기술적 반등 구간에 진입했다"며 "최근 건설주 등 그동안 못 올랐던 섹터의 주가가 올랐다는 게 그 증거"라고 주장했다.
반면 지기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강한 반등장'을 예상했다. 그는 "변동 폭이 축소되고 있다는 것은 증시가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따라서 지금은 저점을 확인하고 올라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정치 이슈에 눈을 돌리고 있는데 여기에는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많다"며 "반등하더라도 1900선 안착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이새봄 기자 / 서태욱 기자]
43. [매일경제][이번주 증시 전망] 유럽 신용강등 코스피 영향 안 클듯
지난주 말 국내 증시가 끝난 후 유로존 국가와 은행의 신용등급 강등이 잇따랐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피치는 8일(현지시간)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낮췄고, 무디스는 영국과 포르투갈 은행 21곳의 신용등급을 낮췄다. 그러나 이 뉴스는 증시를 뒤흔들지 못했다.
신용등급 강등이 발표되자 거래가 한창 진행 중이던 뉴욕 증시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등 일부 금융주들이 5% 안팎 급락하긴 했지만 다우지수는 0.18%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유럽 증시는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나오기 전에 대부분 마감해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사흘 연속 상승에 대한 부담 탓인지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은 1% 미만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이들 국가와 은행의 신용등급 강등은 이미 예상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악재를 다시 확인시켜 준다는 의미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주 증시에 유로존의 신용등급 강등 도미노가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증시에 영향을 줄 만한 유럽쪽의 정치 이벤트가 없다면 이번주 증시는 오랜만에 경기와 기업의 실적이라는 펀더멘털을 되돌아보는 한 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북 리스크도 일단 지켜봐야 할 변수 가운데 하나다. 지난주 말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북측 단장이 서해 일대 우리측 군사훈련과 시민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도발행위가 계속될 경우 물리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경기 이슈는 지난주 발표한 미국의 고용과 제조업 지수가 청신호를 보냈고, 삼성전자의 깜짝실적 발표로 3분기 어닝시즌도 출발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 우선 미국의 지난달 고용지표가 좋게 나와 리세션 우려를 완화시켰다. 지난 7일 미국 노동부는 9월 미국의 비농업 취업자수가 전월 대비 10만3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8월 '0'이었던 취업자 증가수도 5만7000명 증가로 조정됐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삼성전자 실적이 투자심리 회복에 불을 지폈기 때문에 다른 대형 종목들의 실적도 양호하다면 상승 추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44. [매일경제]지분매각 부담에 힘못쓰는 생보株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 주가가 모두 잠재적인 대량 지분매각(오버행) 부담 탓에 힘을 못 쓰고 있다.
국내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은 범삼성가 그룹의 지분 매각이 이슈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 CJ오쇼핑을 통해 5.49%를,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를 통해 11.07% 지분을 각각 보유 중이다.
두 그룹 모두 삼성생명 지분을 처분하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다. CJ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보유한 지분의 시장 가치는 각각 1조원과 2조원에 달한다.
대한생명은 예금보험공사가 들고 있는 지분 24.75%가 매각 대상이다. 예보는 원칙적인 매각 의사를 밝히고 있으나 실질적인 키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쥐고 있다.
비상장사인 교보생명도 지분 문제가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24%의 지분을 보유한 대우인터내셔널과 9.9%를 보유한 캠코(KAMCO)가 매각 의사를 밝힌 데다 15.1%를 보유한 사모펀드 2개사도 추후 자금 회수를 원하고 있다. 잠재 매각 대상인 지분이 49%로 신창재 회장 등 대주주 지분 41%보다 훨씬 많다. 생보주 주가와 관련이 높은 시장 금리도 불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박석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는 세계경제가 살아나면서 시장 금리가 오르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있었으나 정작 하반기 들어 금리가 더 하락했다"면서 "생보주 투자 모멘텀이 사라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덕주 기자]
45. [매일경제]온라인게임 JCE, 넥슨에 팔린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이 코스닥 온라인 게임 개발업체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이하 JCE)를 전격 인수한다.
일본 증시 상장을 노크 중인 넥슨은 중국에서 대형 스포츠 신작게임을 론칭하는 JCE를 인수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받아내려는 노림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9일 "지난주 양사 오너가 직접 만나 기업인수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실사까지 마무리된 단계"라며 "가격과 인수조건이 대부분 정해진 상태로 이번 주 안에 M&A(인수ㆍ합병)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JCE가 본격적으로 진행하던 신작 게임의 중국 론칭 준비를 내부적으로 잠정 중단한 상태로 향후 이 작업을 넥슨 측이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사는 올해 초에도 임원급 실무진이 M&A 협상 테이블 앞에 앉았지만 가격 등 인수조건이 맞지 않아 신작게임에 대한 국내 퍼블리싱 계약만 맺은 채 진행하던 협상을 끝낸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넥슨 최대주주인 김정주 회장이 JCE 오너인 김양신 회장을 직접 만나 인수협상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격은 2000억원 선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시가총액이 3700억원 수준인 JCE의 기업가치를 경영권 프리미엄과 영업권을 얹어 6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최대주주 지분율을 곱하면 이 정도가 나온다. JCE 창업자 김양신 회장이 지분 27.76%를 보유 중이고, 배우자 백일승 부사장(6.03%)을 포함한 대주주 일가 지분율은 35.52%다.
M&A 업계 관계자는 "지난번 협상 때 이견을 보인 JCE 기업가치 6000억원 선 평가문제에 대해 이번에는 합의를 본 것 같다"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100% 선에서 인정한 것은 합리적인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딜이 일본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는 넥슨 처지에서 고성장 프리미엄을 얻어내기 위한 '묘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나태열 한화증권 연구원은 "일본 겅호엔터테인먼트가 나스닥 상장사 그라비티를 4000억원에 인수하면서 2700억원의 프리미엄을 얹어줬지만 그라비티 게임이 매출 중 90%를 차지하면서 결국 겅호 시가총액은 2조원 이상 뛰었다"며 "넥슨도 JCE 게임 콘텐츠를 확보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넥슨은 처음 게임개발사로 시작했지만 향후 자체 게임 개발보다는 퍼블리싱에 집중하면서 북미 유럽에서 선불카드를 통한 온라인 게임 결제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등 탁월한 사업수완을 선보였다.
이르면 연내 일본 증시에 상장할 경우 시가총액이 10조~13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다만 이번 딜이 확정되면 상장 주간사인 노무라증권 등에서 피인수 기업의 기업가치 평가 작업을 추가로 진행해야 해 상장 일정은 다소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농구게임 '프리스타일'로 인기몰이를 했던 JCE는 최근 '프리스타일2'와 축구게임 '프리스타일 풋볼'을 잇따라 내놓으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넥슨의 게임 라인업에 변변찮은 스포츠 게임이 없다는 점, 중국에서 아직 스포츠 온라인 게임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았다는 점이 JCE의 매력으로 꼽힌다.
JCE는 신작게임에 대한 기대에 M&A설까지 겹치며 지난 7월 초 1만5200원에 머물렀던 주가가 지난 7일 3만3000원으로 두 배 이상 급등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7일 이 회사 지분 57만주(5.01%)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고, 삼성자산운용도 지난달 30일 5.08% 지분을 들고 있다고 신고했다.
JCE 매출액은 지난 2008년 159억원, 2009년 219억원에 이어 지난해 253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82억원으로 증권가에서는 올해 전체 매출액이 400억원에 육박하고, 연간 영업이익도 1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범주 기자]
46. [매일경제]헤매던 철강주 바닥쳤나
다시 뜨거워진 철강주가 계속 달아오를 수 있을까.
국가대표 철강주인 포스코 주가는 7월 말 48만원대까지 올랐다가 소버린 쇼크로 8월 말 38만원대로 주저앉았다.
9월 중순 43만원까지 올라갔지만 다시 내려가 지난주 초 34만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6일과 7일 이틀 연속 상승으로 37만6000원까지 회복한 상태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다른 철강주도 거의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시장의 관심은 철강주가 바닥을 치고 올라갈지, 아니면 다시 한번 저점을 기록할지 여부다.
철강주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았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철강 가격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8ㆍ9월에는 철강 가격이 오를 것이란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자동차ㆍ건설 등 전방산업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 탓에 우리나라도 중국도 철강 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나마 고철을 녹여 만드는 건설용 철근값이 소폭 인상된 게 가격 측면에서 거의 유일한 호재다.
둘째, 원재료 가격이 떨어졌지만 원ㆍ달러 환율이 올라가 원화로 환산한 원재료 가격은 하락하지 않았다.
셋째, 달러화와 엔화 차입금이 많은 철강업체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인해 발생하는 외화환산 손실로 순이익이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철강주의 운명은 철강 가격과 환율 흐름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당수 애널리스트는 '지금이 바닥'이라고 외친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예상 실적에 기반한 포스코와 현대제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7배에 불과하다"며 "포스코는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치이고, 현대제철도 고로 사업을 시작한 지난해 이후 가장 낮다"고 분석했다.
내년에는 수요가 회복되는 한편 원재료가 추가로 떨어질 것으로 보여 바로 지금이 실적과 본질 가치(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바닥이라는 것이다.
엄진석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도 "경기 불안에 따른 철강 가격 급락 우려와 환율 불안에 따른 원가 부담 가속화 전망 등 리스크가 최근 주가 하락에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글로벌 철강업체가 모두 비슷한 수준의 주가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바닥을 이야기하기는 이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실제 세계 최대 철강기업 아르셀로미탈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BR는 0.3배에 불과하다. 같은 기준으로 신일본제철과 중국 바오산철강, 미국 US스틸의 PBR도 0.7~0.8배 수준이다.
[조시영 기자]
47. [매일경제][마켓레이더] 美 QE3보다 中내수부양에 기대
지금 상황에서 의미 있는 반등 촉매제는 글로벌 정책변수에서 찾아야 한다.
연내 정책변수에서 나올 수 있는 촉매제는 △유럽 부실은행 자본확충 △그리스 자금지원과 질서 있는 디폴트 시기 조율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부양책 △중국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이다.
이 가운데 유럽 부실은행 자본확충은 의외로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다만 염려되는 부분은 재차 실시하기로 한 유럽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다. 지난 1ㆍ2차 테스트에 대해 시장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던 이유는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럽은행 자본확충에 최대 2000억유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지난 2차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는 25억유로면 충분하다고 했다. 따라서 보다 엄격한 잣대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나오고, 여기에 바탕을 둔 자본확충 규모가 추정돼야 시장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일자리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는 게 급선무다. 월가 시위를 통해 공화당과 티파티(Tea Party)의 입지가 얼마나 약화됐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그 다음은 FRB의 추가 부양책인데, 초과지준에 대한 금리인하와 3차 양적완화 정책 등이 카드로 거론된다.
중국은 긴축정책 일단락과 부동산 규제 완화가 향후 선택할 수 있는 유력한 정책 대안이다.
G2 공조 차원에서 본다면 미국 3차 양적완화 정책이 관건이다. 주가 급락에 공포감을 느낀 상당수 투자자는 3차 양적완화를 기대하는 것 같다. 2차 양적완화 정책이 나오기 직전 미국시장에선 '더블딥 리스크+주가 급락+디플레이션 우려'가 팽배했다. 현 상황은 '더블딥 리스크+주가 폭락+인플레이션 압력 완화'까지 겹쳤다. 2차 양적완화 때와 달리 유럽위기가 가세했고, 글로벌 매크로 환경은 더욱 악화됐다. 시장이 연내 3차 양적완화를 기대하는 이유다.
그러나 2차 양적완화는 상품가격 상승으로 이머징마켓의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긴축정책을 초래했다. 중국을 위시한 신흥국과의 정책공조가 절실한 상황에서 3차 양적완화는 사실상 이머징마켓과의 공조 실패를 의미한다.
이를 고려할 때 미국과 중국의 정책공조는 미국이 3차 양적완화를 포기하는 대신 중국이 환율조정과 내수부양에 나서는 식으로 절충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향후 2~3개월간 증시는 유럽위기 처리 과정에, 그 다음 6개월은 글로벌 실물 둔화 정도에 좌우될 것이다. 유럽위기가 중요한 고비를 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코스피 1700선 이하는 단기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 미니 랠리가 나온다면 1850~1900선 수준의 단기 반등도 가능해 보인다.
업종별 투자 대응이 중요하다.아직은 양방향 가능성을 열어놓고 경기주-내수주에 골고루 투자하는 바벨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
48. [매일경제]삼성전자 호조에 IT펀드 기지개
국내 IT업체들은 한동안 애플이 만들어놓은 프레임에 갇혀 고전해왔다.
스티브 잡스의 유고는 국내 IT업체들이 한숨 돌리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IT펀드, 삼성그룹주펀드 등 관련 펀드들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국내 IT펀드 수익률도 선전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일 기준 IT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08%로 국내 주식형 평균(-7.46%)을 크게 웃돌았다. 전체 테마주 펀드를 통털어 가장 나은 편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IT펀드 최대 투자 대상인 삼성전자 주가 상승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는 9월 마지막 주부터 이달 7일까지 9거래일 동안 지난 4일 단 하루만 빼고 모두 올랐다.
지난달 23일 75만8000원에 그쳤던 주가는 지난주 말 86만원까지 뛰어 상승률이 13.4%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3.6% 오르는 데 그쳤다.
D램 가격 하락세가 외국 경쟁 업체들의 감산으로 진정되고 있는 점, 원화가치 절하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점 등이 IT 업황 개선 기대감을 높였고 이는 곧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개별 펀드 중에선 '삼성IT강국코리아증권자 1Ce' '미래에셋맵스IT섹터1 C4' 등이 -1% 이내 수익률로 가장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역시 삼성전자가 주축이 되는 삼성그룹주 펀드 또한 개선 조짐이 뚜렷하다. 이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5.40%로 마침내 기타그룹 펀드(-6.27%)를 넘어섰다. 지난 상반기 내내 현대차 등 잘나가는 기타 그룹펀드와 비교돼 기가 죽어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회복세다.
이 펀드에는 최근 일주일 동안 283억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돼 상장지수펀드(ETF)와 퇴직연금 펀드를 제외하면 테마펀드 중 가장 많은 유입액을 기록했다.
백재열 한국투자신탁운용 팀장은 △3분기 실적이 업계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 모멘텀이 생겨났고 △G2 리스크로 인한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대부분 해소되면서 수급에 숨통이 트인 것을 상승 배경으로 지목했다.
백 팀장은 "업종 대표주일수록 안정된 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당분간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IT 최대 성수기인 미국 추수감사절부터 성탄절을 앞두고 IT주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노원명 기자]
49. [매일경제][표] MKF지수 추종펀드 수익률
50. [매일경제][표] 최근 1년 수익률 높은 국내외 펀드
51. [매일경제][특파원 칼럼] 정말 걱정 안해도 될까?
워싱턴DC에서 흘러나오는 근심이 무겁다. 유럽 위기도, 미국 경제도 걱정은 깊고 전망은 없다. 대책은 백가쟁명이고 명약은 없어 보인다. 지난주 피터슨경제연구소에서 만난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말이 걸작이다. "유럽 위기가 한국을 포함한 개도국으로 번지고 있다"며 대책을 물었더니 귀엣말로 "나도 알 수가 없어요. 어디까지 갈지"라고 답했다.
낮에 워싱턴의 한숨과 걱정소리만 듣다가 밤에 서울에서 들려오는 뉴스를 들으면 참 헷갈린다. 서울에서는 '걱정없다'고만 한다. 2008년과 비교해 외환보유액 (2642억→3022억달러), 단기외채비율 (51%→37%), 단기차입금(1462억→1015억달러)이 모두 좋아졌단다. 거덜난 미국에서 나는 한숨소리와 잘 나가는 한국에서 나는 피리소리가 다를 수밖에 없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1998년,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이러지 않았던가. 2008년 당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외환보유액, 외채구조 등은 모두 좋다. 현재의 어려움은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며 국민을 안심시키지 않았던가. 그로부터 3년. 사람은 바뀌었으나 멘트는 녹음기를 틀어놓은 듯 똑같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팩트. 우리나라의 대외개방도가 세계 최고라는 점. 98년에도 2008년에 그렇게 좋던 한국 경제가 당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다른 나라는 '대충'만 대비해도 될 것을 우리는 '최악'의 상황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의 논리처럼 2008년보다 나아지긴 했다. 하지만 나아진 정도는 솔직히 '손톱만큼'이다. 똑같아 보인다.
9월 말 IMF 연례총회 때 정부 당국자들에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2008년 맺었던 크레디트스왑을 영구히 맺는 방안을 고려해 볼 의향이 없느냐고 물었다. 남의 힘을 빌려 우리를 지켜보자는 아이디어라 찜찜하긴 하지만, 이것만큼 확실한 대책도 없어 보인다. 여러 곳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던 모양이다. 일언지하에 '노'라고 잘랐다. '요즘 같은 상황에서 이런 일을 하면 한국을 불안하게 본다'는 것이다.
앞뒤가 안맞다. 곳간에 쌓아둔 외환보유액 3000억달러로 지금의 위기는 문제도 안된다면서 연준과 계약을 맺는 것을 불안하게 보는 사람을 왜 의식하는건지. 더구나 지금 연준과 이 계약을 맺은 나라는 일본 스위스 캐나다 등인데 그 누가 봐도 튼튼한 나라들이다. 당국자의 말처럼 불안한 나라가 연준과 스왑계약을 맺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2008년처럼 최악의 상황으로 몰려 손벌리지 말고, 그나마 상황이 나은 지금이 더 유리한 타이밍이 아닐까. 마침 분위기도 좋다. 13일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방문하고, 의회 연설까지 한다. 대한민국 역사가 쓰인 이래 이처럼 양국관계가 좋은 적이 없었다. 한ㆍ미 간 크레디트스왑을 영구화하는 제안을 던져보면 어떨까. 뾰족한 수도 없으면서 '안심해도 된다'는 말, 이제 그만 들었으면 좋겠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paldo@mk.co.kr]
52. [매일경제][매경시평] 또 그때 그 자리에
"반복되는 위기에 대비해 외환 보유액 증액 보다는 은행세와 외환거래세 신축적으로 도입하고 통화스왑 상설화해야"
세계 경제가 또 휘청거리고 있다. 8월 이후 주가는 20% 폭락했고, 환율은 13%나 뛰어올랐다. 주인공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바뀌었을 뿐 경제 뉴스는 2008년 스토리를 재탕하고 있다. 또 왜 남의 나라 잘못에 우리가 이런 고생을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높아진다.
하지만 일단 위기가 시작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러니 이럴 때 짚고 넘어가야 한다.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없는가를 말이다. 위기가 지나가면 심각한 반성의 기회가 정부의 자화자찬 속에 묻혀 버린다.
근본원인은 나라는 작은데 상품과 자본시장이 활짝 열려 있다는 데 있다. 그렇다고 시장을 닫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평소에 열린 시장으로 큰 혜택을 보고 있다면 가끔씩 찾아 오는 이런 고통은 감수해야 한다. 상품시장에 대해서는 그런 큰 혜택이 존재한다고 얘기하고 싶다. 그러나 자본시장 개방의 혜택이 비용보다 클지는 심히 의심스럽다.
자본시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하나의 커다란 은행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우리는 주식, 채권, 대출의 형태로 외국에서 달러를 차입해 이 돈으로 외국의 주식, 채권, 대출 등의 자산을 취득한다. 지난 6월을 기준으로 우리는 외국인에게 약 9000억달러의 부채를 지고 있고, 약 7500억달러의 외국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부채가 자산을 1500억달러나 초과하는 것은 우리가 자산운용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우리 주식을 사서 큰 돈을 벌었지만 우리는 외국 증권을 사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큰 손실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우리는 총대외자산의 40%에 이르는 3000억달러를 외환보유액으로 보유하고 있다. 위기가 심화되면 1500억달러의 단기외채가 빠져나갈 수 있고, 장기화되면 장기외채 2500억달러의 일부가 단기외채로 둔갑해 우리를 위협할 수 있다. 3000억달러는 그때를 대비한 비상금이다. 외국에 높은 주식 양도차익과 대출이자를 지급하면서 마련한 달러를 초저금리 자산에 묶어두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라는 은행이 수익성을 포기하고 유동성을 선택한 것이다. 자산의 40%를 지불준비금에 묶어두고 있는 은행이 무슨 이익을 남기겠는가?
단기외화자금이 시장에 출몰하면서 생기는 환율의 높은 변동성은 또 다른 비용을 부과한다. 환율 변동성이 무역을 반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이 무역을 2배로 증가시킨다는 연구도 있으니 열린 자본시장이 FTA 이익의 전부를 잠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40%의 준비금도 모자라 이를 60%로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누구를 위해서? 또 외환보유액이 증가하면 투자위험이 감소하면서 외국자금이 더 많이 유입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금융감독이 거시건전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제적 지지를 받고 있다. 호황기에는 금융규제를 강화해 위험한 대출의 팽창을 억제하고, 불황기에는 완화시켜 급격한 대출 축소를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국 개방경제에서는 또 다른 거시건전성 감독이 필요하다. 단기외채가 밀려오는 기간에는 외채에 부과하는 은행세를 증가시키고 반대의 경우에는 감소시키는 유입역행적인 은행세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또한 최근 유럽에서 시작되고 있는 자본거래세 도입 논의에 편승해 증권시장에서의 외환거래를 신축적으로 과세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자본규제 강화에 선진국들이 반발하면 규제를 약화시키는 대신 중앙은행 및 국제기관과의 통화스왑 라인을 상설화해달라고 요구할 필요가 있다. 위기가 진행되는 와중에 통화스왑을 애원하면 투자자의 불안이 오히려 증폭되는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 말이다.
[송의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53. [매일경제][기자 24시] 게임업체 외면받는 대구
'12 vs 0'. 내년 부산과 대구로 본사를 이전하는 게임업체 숫자다.
부산에는 수도권 게임업체들의 이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부산에는 대승인터컴, 스코넥엔터테인먼트 등 수도권 5개 업체가 내년에 본사를 이전하고, 7개 업체도 본사 이전을 확정했다.
반면에 대구로 이전하는 게임업체는 단 한 곳도 없다.
두 도시는 신성장동력으로 게임산업 육성에 앞다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결과만 놓고 보면 부산의 일방적인 승리다. 두 도시는 올해 초 세계 3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 2011 개최지 유치 경쟁에서도 맞붙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제행사 경험과 인프라스트럭처 측면에서 우위를 보인 부산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는 전 세계 22개국, 316개의 국내외 유명 게임업체가 참가했고 28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비즈니스 상담 3550건, 600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도 봤다.
8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되는 월드사이버게임(WCG) 그랜드 파이널 12월 개최권도 따낸 부산은 게임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지방 최대 게임산업 도시라던 대구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지난 10년간 450억원을 투입해 게임 콘텐츠 관련 분야를 지원해 왔지만 닭 쫓던 개 부산만 쳐다보는 꼴이 됐다.
대구는 뒤늦게 '부산 배우기'에 나섰다. 내년에는 처음으로 게임기업 유치를 위해 6억원의 예산도 편성했다.
하지만 게임산업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한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기업 유치에 30억원가량의 예산을 편성한 부산과는 비교된다.
'e스포츠의 메카'가 되겠다던 대구시의 목표가 빈 수레만 요란한 속 빈 강정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사회부 = 우성덕 wsd@mk.co.kr]
54. [매일경제][기자 24시] 다산과 잡스의 닮은 점
세계는 지금 슬픔에 잠겨 있다. 깊은 애도는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에게 향해 있다.
21세기에 스티브 잡스가 있었다면 조선시대에는 다산 정약용이라는 걸출한 르네상스형 인재가 있었다.
다산과 잡스의 삶은 미묘한 평행이론 선상에 놓여 있다. 잡스는 56세의 나이로 이 땅을 떠났다. 한편 다산이 유배지에서 나온 것은 57세의 일이었다. 올해 스티브 잡스는 세상을 떴고 내년은 정약용이 탄생한 250주년이다. 비록 다른 시대에 다른 지역에서 다른 사람으로 살았지만 이 둘은 여러 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 다 철저히 실용적이고 혁신적인 면모로 사람을 이롭게 하는 발명품을 내놓았다.
다산은 거중기를 발명했다. 수원화성을 축조하는 데 거중기는 유용하게 쓰였다. 정조는 거중기가 공정을 앞당겨 4만냥을 절감했다며 신통해했다. 다산은 책상 위 지식을 거부하고 실학을 통해 지식을 생활 깊숙이 전달하려 애썼다.
스티브 잡스는 누구나 사용하기에 편리한 전자제품을 내놓았다. 아이들도 직감적으로 쓸 수 있을 만큼 단순하고 명쾌했다. 손 안에 들어오는 작은 마술 아이폰이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
두 번째 공통점은 어려운 시기가 오히려 그들을 키워낸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다산은 강진으로 유배를 간 18여 년간 230여 권에 달하는 책을 저술했다. 농민 경제의 정상화를 꾀하는 목민심서, 기술 발달과 상공업 진흥까지도 논의한 경세유표도 이때 쓰였다.
잡스는 자신이 애플에서 쫓겨나지 않았다면 애니메이션 회사 픽사는 없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두 사람의 삶은 혁신, 그리고 힘든 순간을 밑거름으로 삼아 아름답게 꽃피울 수 있는 정신을 보여줬다. 이들이 우리에게 남긴 제일 소중한 유산이 바로 그것이다.
[증권부 = 서유진 genuine@mk.co.kr]
55. [매일경제][테마진단] 관세철폐가 부를 한국車의 도약
2010년 우리 자동차산업은 수출 1위, 무역수지 흑자 1위를 달성함으로써 국가 핵심 기간산업으로서 확고한 위상을 재확인했다. 특히 작년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무역흑자는 102억달러(완성차 64억달러, 자동차부품 38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전체 대미 무역흑자 94억달러를 넘어서는 실적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미국 내 합계 점유율이 5%대에 머물던 현대ㆍ기아차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크게 약진하면서 지난해 평균 7.7%, 올해 8월 9.1%까지 수직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대ㆍ기아차의 브랜드 인지도와 함께 성능, 마케팅, 가격 등에서 소비자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될 경우 우리 자동차업계는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제3국보다 유리한 상황에서 국내 시장의 거의 10배에 달하는 거대 미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자동차 수요는 가격탄력도가 높아서 약간의 가격 인하에도 수요 증대가 크게 나타나는 특징을 갖는다. 미국 시장에서 우리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차와의 가격 격차가 극히 미미한 수준인 상황에서 2.5% 관세 철폐는 우리 자동차에 대한 수요 확대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JD파워가 실시한 '2011 신차품질조사(IQS)'에서 현대자동차의 에쿠스가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등 쟁쟁한 독일 대표 세단을 제치고 렉서스 LS시리즈에 이어 대형 고급차 부문 2위에 올랐다. 소형차 부문에서는 기아차 프라이드와 현대차 베르나가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고, 기아차 쏘울은 소형 다목적용차 부문에서 도요타 사이언xB를 누르고 2위를 차지하는 등 미국 소비자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어 관세 철폐가 이루어질 경우 미국 내 한국 자동차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자동차부품의 경우 한ㆍ미 FTA 발효로 미국의 부품 관세(최대 4%)가 즉시 철폐되면 대미 부품 수출이 탄력을 받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지 완성차 판매 증가에 따른 애프터서비스 부품 수요 확대, 미국 업체들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부품 수요 증가 등으로 부품 수출은 최대 호기를 맞을 것이다. 그 결과 30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5000여 중소 부품기업의 매출 증대와 그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클 것이고, 미국 현지 완성차 공장의 부품 조달 비용 인하로 한국차의 미국 시장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ㆍ미 FTA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면 추가협상 결과를 크게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미국 자동차 관세 즉시 철폐에서 협정 이행 4년 후 철폐로 변경한 것이 가장 큰 양보지만 나머지 혜택은 2007년 협정과 동일하다. 우리 자동차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발효가 늦어질수록 기회비용이 커진다는 것이다.
한ㆍ미 FTA는 우리 자동차업계의 경쟁력 향상과 지속 발전을 위한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미국 시장은 자동차 신모델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테스트 마켓이기 때문에 미국에서의 성공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의 성공을 의미한다.
새롭게 주어진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은 우리 자동차 업계의 몫이다. 새우는 성장하려면 낡은 껍질을 벗어야 하는데 새우에게는 이때가 생명의 위협을 받는 위험한 시기다. 큰 새우가 되기 위해서는 껍질을 벗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 자동차산업이 또 한 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전을 이겨 나가야 한다.
직접적 이해관계를 갖는 자동차업계가 껍질을 벗을 자신 있다는데 바깥 사람들이 "위험하다"면서 한ㆍ미 FTA를 반대해서는 곤란하다. 자동차에 대한 양보를 이유로 일본 중국 등 경쟁국이 부러워하는 한ㆍ미 FTA를 반대하는 것은 자동차산업, 나아가 국가 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호 세종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KAF 통상분과위원장]
56. [매일경제][기고] 차선책도 안되는 정전 방지대책
지난달 26일 정부는 정전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놀랍게도 그 주 내용은 정전방지시스템 구상이 아니라 전기요금 인상이다. 묘하게도 요금 인상 계획을 수치로 밝히는 대신 원가주의체계 도입 등 원칙 천명에 그치고 그 대신 연료비연동제, 계절별ㆍ시간대별 차등요금 등 뒷날 요금 인상 근거들은 빠짐없이 제시했다.
그 대신 당연히 있어야 할 관련기관들의 운영혁신조치는 없다. 물론 지식경제부 장관이 사의를 표했고 공무원과 산하기관 임직원 몇 명의 인사조치가 있었다. 그러나 큰 의미가 없다. 지금은 실패의 경험을 살린 재발방지책이 더 급하기 때문이다. 사실 정전사태 이후 관련기관들은 정전 책임 희석 캠페인에 몰두했다. 우선 전력의 원가회수율이 90.3%에 불과해 지난 3년 한전 적자가 6조원이라는 사실이 강조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전력요금 때문에 GDP 대비 전력사용량이 회원국 평균의 1.7배에 달한다고 우려했다.
이에 덧붙여 장기 안정공급을 위한 대폭적 원전 건설 역시 강조됐다. 물론 우리의 낮은 전력가격 수준은 단순 환율 기준이며 구매력(PPP) 기준으로는 중간 수준이라는 사실은 감추었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GDP당 높은 전력소비는 우리 수출의 주역인 에너지다소비산업 비중이 경쟁국 대비 2배쯤 높기 때문이다. 가계당 전력소비량은 구매력 부족으로 선진국의 절반 수준이라는 사실은 외면했다. 그 대신 투자 부족이 정교한 전력시스템 운영 실패를 초래한다는 엉뚱한 기술적(?) 주장을 폈다. 당연히 소비자 부담 증가는 외면하고 전력사업 효율성 검토는 아예 제외됐다.
이제 백 번을 양보해 요금 인상과 투자 확대가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지를 차선(次善)의 선택이론에 의해 점검해 보자. 이 이론에 의하면 완전경쟁과 같은 효율성 달성 조건이 일부라도 충족되지 못한다면 어떤 보완조치로도 차선책을 달성할 수 없다.
이에 많은 시장실패를 다루는 에너지경제학에서는 자원배분 효율성과 형평성 간의 충돌현상 해결을 일단 궁극적 목표로 설정하는 경우 한계가격에 기준한 요금설정원칙만을 채택하면 '현실적 차선책'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한계가격이란 에너지시장에서 만연한 초과이윤 추구 원칙을 부정하는 의미다.
과연 우리는 차선의 정전 재발 방지 대책이나마 추구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많은 부분 부족하다. 지금 한전 경영적자는 원전(양수발전과 폐기물처분장 대동)과 고압송전망, 스마트그리드 등 단위 설비용량당 세계 최고 수준 투자의 '혁신' 효과가 입증되지 않기 때문에 유발된 것이다. 그럼에도 성과급 연 5000억원대, 홍보비 500억원대를 지출하는 등 과시적 경영을 지속하는 것은 초과이윤을 당연시하고 적정 한계비용의 범위를 왜곡하는 것이다. 주인-대리인이론의 도덕적 해이에 해당하며, 전형적 관료주의의 폐해다.
이 결과 아무리 요금을 올리고 투자를 늘려도 정전 같은 비상사태를 근본적으로 막는 '효율적' 전력사업은 불가능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따라서 9ㆍ26 대책은 차선책도 못 된다. 그렇지만 현실은 전력가격 인상을 방치하면 더 큰 국민의 부담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국민의 이해에 기반을 둔 '적정' 수준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적어도 연 1조원 이상의 과잉투자, 부실경영을 줄여 요금수준이 '진정한' 한계가격에 접근함을 증명해야 한다. 쓰고 싶은 돈 다 쓰고 난 결산과정에서 제시되는 한계요금은 의미가 없다. 장관 교체와 직원 인사조치보다 한계요금 원칙산정과 관련기관 운영혁신 조치가 더 급하다.
[최기련 아주대 에너지학과 교수]
57. [매일경제][사설] 은행, 탐욕적 영업구조 안바꾸고 버틸텐가
은행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예금과 대출 금리차, 가혹한 연체금리 적용, 조기 상환 시 과도한 페널티 부과 등의 영업행태로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있어 고객의 분노를 살 만하다. 미국, 영국 은행들의 경우 글로벌 투자(IB) 분야에서 30% 이상 이익을 내고 있는데 비해 국내은행은 오로지 국내시장에서 고객을 상대로 이자와 수수료를 뜯어내 영업이익을 낸다. 그럼에도 시중은행들의 순이익은 올 연말에 20조원에 이르고 10대 주요 증권사는 고객들이 주가 폭락으로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음에도 사상 최대 이익을 누릴 것이라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은행 및 증권사 신입사원들의 초임은 삼성전자, 현대차를 능가하고 임원들의 평균 월급은 5757만원으로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은행장 및 회장들은 해외 행사 참여로 소일하면서도 연봉이 최대 20억원에 이른다는 점도 납득이 잘 안 간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3대 은행그룹의 순이자 마진은 과거 3년간 평균 2.7%로 미국의 2.9%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그러나 국내 3대 은행그룹의 비용효율성은 주요국에 비해 우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수익 업무의 비중이 낮은 대신 순이자마진에 의존해 손쉽게 수익을 창출했다는 의미다.
여기에 은행권의 충당금 규모가 2010년 13조원에 비해 2011년 6월 말 현재 3조5000억원에 불과해 성과금 잔치를 벌일 준비에 급급한 것처럼 보인다. 현재 그리스의 부도로 촉발될 재정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을 더 쌓아야지 배당잔치, 임직원 보너스잔치에 흥청망청할 때가 아니다.
금융당국은 얼마 전 은행 대출금 조기상환수수료 0.7%가 너무 높다고 시정을 촉구했으나 흐지부지되고 있다. 또한 연체료 등도 과거 고금리 시대에 정해놓은 게 그대로 적용돼 고객에 최대한 뜯어내는 구조다. 펀드 판매 후 운용보수나 판매보수도 주가가 아무리 폭락해도, 고객이 손해를 보든 말든 최고 원금의 4%나 되는 사례도 아직 있다.
금융감독당국은 은행 증권사를 포함한 전 금융회사에 걸쳐 탐욕적인 영업관행에 관한 일제조사를 벌여 고객보호에 앞장서야 한다. 금융회사 종사자들의 지나친 임금구조도 고객이나 국민이 납득할 수준으로 조정해야 공감을 얻을 것이다.
월가의 탐욕을 지탄하는 불똥이 한국에 상륙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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